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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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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나의 여행기 지지부진한 현실이 답답하고 숨막혀서,자꾸 여행을 가고 싶어진다.여행을 가면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견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하루하루 잘하고 있다고, 훨씬 좋아졌다고 칭찬받고 싶다.아니면 점수나, 돈이나 뭐라도 보상받고 싶다. ㅋㅋ 그래서 작년 10월-11월에 갔던 북미 여행기를 읽었다.다행히도 생각보다 빼곡하게 읽을만하게 길게 써놨더라고. 후후.고맙다. 과거의 나님. 재밌다.그 때 기억, 먹었던 음식 맛, 맥주향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오늘 아침 찬바람이 불어 이불을 꼭 덮고 잤는데, 뉴욕도 딱 이런 날씨였다.낮에는 덥고, 아침저녁으론 쌀쌀하고.신해철이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 씨발씨발 욕하면서 무거운 캐리어 끌고 업타운을 걸어갔었지. 그 후로는 제대로 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어서(시댁식구와 대만을..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축복중에 이보다 진정성 있는게 있을까 싶네. 속병이 나서 며칠을 아팠다.게워내고, 고질병 장트러블, 머리도 아프고, 하루의 절반을 화장실에서 보내고...참 꾸준하게도 아프면서 사는 것 같다. 그와중에 엄마 외래 진료를 동행했다.엄마의 병은 아직 병명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파킨슨 증후군, 전두엽성 인지기능장애,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어제 만난 뇌신경외과 전문의는 dr. 예병석 교수님으로, 치매, 인지기능, 두통, 어지럼증 분야를 담당하는 분이셨다. 간호사분도 그렇고 교수님도 그렇고 지난번 진료때보다 많이 친절하고, 차분하게 대해주셔서 좋았다.그러나 이번에도 역시나 처방은 검사.검사만 한 6개월 하며 보낸다드니 그 말이 사실이다. 이제 거의 6개월이 되어간다.사실 예전보다 초..
여행 수혈이 시급합니다. 공부도 하기 싫고일도 하기 싫고하나만 해도 잘하기 힘든데 둘 다 해야하는 상황이 싫고이런다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다 때려칠까 싶기도 하고이럴 때 여행을 떠나돈이랑 시간을 흥청망청 쓰고와서아 큰일났다발등에 불떨어졌다똥줄타는 기분으로 내달려야다 포기하고 할 수 없다는 듯이 스트레스 덜 받으면서 모든걸 끝낼 수 있는데......(아님) 여하튼 여행 수혈이 시급함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꽝꽝뚜루루루룰우우루루루루루끄르르르르으르르3악장 들을 때마다 라흐마니노프가 설사병 걸렸을 때 작곡한건가 의심이 드는 곡이었는데오늘 딱 맞는 상황이 발생했다. 너무 더워서 스타벅스라도 가서 일하려고 짐챙겨 나왔는데,저녁에 장도 봐야하니 차를 끌고 나가기로 했다.차를 끌고 나오는 김에 동네 스벅아닌 주차편한 판교로 오는 중에하늘이 시커먼거다.먹구름이 빠른속도로 우리집 쪽으로 향하는게 보였다.돌리자! 옥상에 빨래를 널어놓고 온게 불안해서 결국 차를 돌려 다시 집에 도착했다. 구름보다 빠른 속도로 가기 위해 막히는 차도를 요리조리 달리는데,그 와중에 저 설사병 피아노 협주곡이 쩌렁쩌렁 울리는거다.울고싶은데 너무 잘어울려서 웃음이 났다. 뛰어 올라가서 빨래대를 복도로 들여놓고,문잠그고 나오니까 우르릉 꽝꽝 쏴아아~..
같이 요리를 했다. 어제는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요리를 했다. 요즘은 너무 더워서 요리를 하지 않는다.동남아 사람들이 왜 외식을 많이 하는지 공감할 수 있는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가스불을 켜고 요리를 하면 집안이 너무 더워지고, 집안 온도가 올라가면 환기가 잘 되지 않는다.또, 여름에는 재료나 요리를 냉장고에 보관해도 쉽게 상한다.집에서 함께 끼니를 해결할 때가 주 2-3회 정도로 적다보니 요리보다는 외식을 택해왔다. 외식비용은 둘이서 적게는 1만원, 대부분 1만 5천원 선에서 해결하고, 고기를 먹거나 할 땐 5만원까지 쓴다.마트에서 장을 한번보면 채소 위주로 3-5일치 식재료를 산다고 했을 때 3-5만원정도 든다.차이가 없는건 아니지만 이런 저런 수고를 생각해 봤을 때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싶은 정도다. 하지만..
돈 싫어, 명예 싫어, 권력 좋아 하우스 오브 카드를 꼭꼭 씹어가며 감상중이다.'바이스 프레지던트 오브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트'라는 길고 근사한 직함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가능하다면 권력을 가져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나는 권력욕이 강한 사람이다.이런 서민의 삶 중에 어떻게 그 사실을 눈치챘냐고?간단하다.게임하다가 알았다. 어릴 때 엄마가 '넌 왜이렇게 욕심이 없니'라는 말을 참 많이 했는데,나는 절대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다.남들한테 필요한 사람이 되려고 꼭 남들보다 더 잘할 필요는 없다는걸 어렴풋이 알았다. 나는 돈, 좋은 아이템을 모으는 것보다도,유명한 길드에 가입하거나 닉네임만 보아도 사람들이 알만큼 유명해지는 것 보다도,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하고, 나에게 잘보이고 싶어하게 되는 때가 가장 좋았다.그래서 캐릭터 및 직업을..
공생 유기동물 보호소에서의 봉사활동은 나를 많이 변화시킨 것 같다.일단 공생에 대한 관점이 약간 바뀌었다.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입장(동물의 입장, 자연의 입장, 공동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고, 이런 입장차이가 하나의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은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차라리 몰랐으면 더 행복했을까? 아무튼 나보다 앞서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다.오랜 기간의 고민과 시행착오를 통해 나름대로 정립한 그들의 철학이 있고, 행동지침이 있다.놀라운 점은 이러한 철학이 단순히 동정심에서 시작한 접근이 아니다.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공생, 이로 인해 두 생명체 모두의 편익을 헤치지 않는 방법을 오늘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inside out 안과 밖이 뒤집혔음을 나타내는 말인 inside out. 영화 제목부터 매력적이고,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역겨움 다섯가지 감정이 작용하고 반작용하는 ㅎㅎ 대단히 학문적인 접근의 컨셉이라 기대가 컸다. 믿고 보는 픽사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요즈음의 나는 영어 공부를 1년정도 해서 그런지 굳이 들리는 단어를 머리속에서 번역하지 않고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영화는 그렇게 받아들인 단어의 의미가 한국어 단어로 번역한 의미랑 또 차이가 좀 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섬세하고 딱 떨어지지 않는 감정에 대해 표현하는 언어가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 다르겠지. 빙봉을 잃는 장면은 역시 너무나 슬펐고, 그런 과정을 수없이 거쳐서 지금의 나로 성장하였음이 새삼 경이롭게도, 슬프게도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