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1711)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험이 끝났다. 4학년 두번째 학기, 즉 마지막 학기의 기말고사가 끝났다!오늘은 시험날이자, 시험이 끝나는 날.하루만에 7과목 시험을 봤고, 지난 한주동안 7과목을 벼락치기로 공부했다.사실 벼락치기 공부를 하지 않고, 평소에 공부해서 시험을 봤던 적은 내 인생에 없다. 보통 공부를 한다 하면 1. 먼저 제목, 목차 등을 쭉 읽어서 해당 교과의 전반적 내용을 파악하고,2. 공부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이 과목을 공부한들 과연 나에게 쓸모가 있을까, 혹은 흥미가 있나)3. 할 수 없이 공부를 시작한다. 건대에서 학부다닐 때는 중간고사 전에 드롭할 수 있었어서 드롭도 몇번 했었는데 -_-; 방송대 다니면서는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드롭기간 전에 검토하거나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4. 출제경향을 파악한다. 방송대는 기출문.. 시험기간이 되니 일기를 쓰고 싶어졌다. 제목 그대로의 심정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하루에 두시간도 채 집중해서 공부하기가 힘이 든다.어른이 되니 공부 말고도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이 많기도 하고,무엇보다 시험공부를 위해 시간을 비워두었기 때문에 딴짓할 시간도 많은 것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기는 해야지.이번학기가 마지막 학기다.물론 논문은 다음학기에 제출해야겠지만, 먼 길을 잘도 달려왔다.분명 이런식으로 (무모하게)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그럴 것이라는 것에 희망을 갖는다.아무래도 누구나 다 사는 방식보다는 조금 다른 편이 재밌으니까.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육묘도 하고, 며느리와 딸 노릇도 조금 하고, 몰래 여행도 다녀오고, 바쁜 유월이 지나가고 있다. 유월의 마지막은 기말고사라는 보스몹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 천국길을 지나면 도서관 날씨가 맑고, 덥다. 나는 경기도 성남시의 적당히 번화하고, 적당히 조용한 주택가에 살고 있다. 수도권 생활자의 쾌적한 주거를 목적으로 잘 계획된 도시가 20여년의 세월동안 잘 가꿔진 기분좋은 마을이다. 아파트가 참 많은데, 아파트 촌 사이의 넓직한 통로에 잔뜩 심어져 있는 나무와 풀이 오늘처럼 햇볕이 강하고 더운 날에 천국같은 그늘 공간을 만들어 준다. 어린 아이들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깔깔대거나 킥보드를 타며 놀고, 어른들은 벤치에 앉아서 수다를 떤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나무그늘에 앉아서 부채질을 하는둥 마는둥 하며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한다. 넓고, 푸르고, 자동차가 다니지 않도록 해놓은 이 길을 걷거나 자전거로 지나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우리 집에서 이 길을 지나가면 도달.. 조금 더 나은 일상을 위한 방법론 요즘의 나는 조금 더 나은 일상을 위한 방법론을 가지고 있다.시간이 없거나 멍한 상태로 지내다가 만사가 불만족스럽게 느껴질 경우 이 중에 뭘 안하고 있나 생각해보면 된다.물론 한꺼번에 전부 지키기는 당연히 힘들지만, 놓쳤던 것들을 하나씩 다시 하게 되면 마치 늘어진 고무공이 탄성에 의해 원형으로 돌아간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해진다. 일기를 자주 쓸 것,자동차보단 자전거를 이용할 것,도서관에 주기적으로 방문할 것,장을 봐서 채소나 고기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요리해서 저장해놓는 시간을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가질 것,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차를 마실 것,주 2회정도는 긴 산책을 할 것,오전에 체조를 할 것,카페나 공원에 앉아서 멍때리는 시간을 가질 것 이를 위해 온갖 SNS에서 좀 떨어져 지내야 .. 남들은 어떻게 사는가 돈을 쓰는 것에 그다지 취미가 없는 남편 덕분에 우리집 재정관리는 거의 내가 하고 있다.재정관리라고 해봤자 공과금을 낸다든지 하는 잡일 외에는 단순히 카드를 들고 다니며 긁는 역할이다.당연히 우리의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퍼센테이지를 차지하는 것은 식비이고, 식비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외식의 비중이 크다.1~2월엔 가족행사나 명절이 있었어서 한달 예산을 연거푸 넘겨 써버렸는데, 그 때문에 한동안 남편이 매우 불안해 하며 나의 재정관리 능력에 의심을 보였다.내가 너무 과소비를 한다는 듯한 태도로 일일이 내가 쓰는 돈에 대해 딴지를 걸었었다. 억울했다.그래서 난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카드들의 내역을 뽑아 보여줬고, 명절 등으로 인해 현금으로 지출된 금액분을 알려줬다.당연하게도 생활의 유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나가.. 삼십대 여성이 된 나 외출준비를 하면서 썬크림을 바르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파란 스웨터를 입고 안경을 쓰지 않은 짧은 머리를 한 무표정한 여성이 서있었다.며칠 전 눈썹면도칼로 눈썹을 정리한 곳에 짧게 몇가닥이 자라 있었다.쪽집게로 새로 난 눈썹털만 쓱쓱 뽑았다.고등학생 일 때 나는 눈썹을 정리하는데에만 대략 20분은 썼을 것이다.하지만 요즘에는 한달에 20분도 눈썹에 투자하지 않지만 전보다 훨씬 정돈된 상태로 살아간다.지난 십몇년간 눈썹정리를 꾸준히 해온 턱에 더 빠른 방법을 계속 연습했기 때문일 것이다.문득 십대일 때 나는 30대가 된 나를 어떻게 상상했을까 생각해 보았다.구체적으로 30대가 된 나를 상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그래도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 의 이상적인 .. 넋놓고 있으면 휙 지나가 버리는 한달 넋놓고 있다 보니 일기를 한달 넘게 쓰지 않았다.그렇게 오래되었나 싶은데, 요즘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서 한달이래봤자 4주고, 4주래봤자 28일정도잖아 란 생각이 들 뿐.시간의 조각 개념이 점점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1년이 그래도 10달이 아닌 12달이라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아직 10달이나 남았어! 방학 이라고 해서 한가하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오산!당연히 매우 힘들다.그렇다고 뭘 많이 하는건 아니지만 힘들다.그동안 명절 기타 등등 가족행사에 참여해야만 하는 시간이 있었고,1주넘게 변종신종플루에 걸려서 죽을뻔했다.그와중에 '지난번 걸렸던 신종플루보다 약간 덜 아프니까 이건 신종플루는 아닐거야'라고 생각했다.독감인줄 몰랐기 때문에 유럽식으로 병을 다스려보자 마음먹고 병원에 가는 대신 샤워.. 버리고, 작별하는 2016 올해는 많은 것을 버리고, 많은 사람과 작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작별이 얼마나 어려운지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가슴아프게 알고 있다.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슬프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은 나를 좀 더 가볍게 할 것이다. 지난 해 가을쯤부터 머리를 짧게 잘라서 더이상 머리끈과 같은 악세서리가 필요없게 되었다.또 라섹수술을 해서 안경도 더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이 둘은 30대로 완전히 넘어오면서 겪은 정말 큰 변화다. 나와 나의 인생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미래에 대해서 물어본다.언제 출국할 것인지,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먹고 살 것에) 대한 어떤 계획이 있는지.이민을 통해 국적을 버릴 것인지, 아이는 가질 것인지, 한국에 돌아올..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2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