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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Visual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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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효과 하루 일과를 그려낸 그림일기는 지난 화요일날 그렸다. 지난주 초반만 해도 나는 일찍일어나기 연습을 하고 있었고, 그나마 순조롭던 날이었다. 식탁 위에 연습장을 두고서 커피나 식사시간에 쉴 때마다 조금씩 시간단위별로 뭘 했는지 그려나갔다. 기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해서 그렇기도 하고, 유독 방문자도 있고 벌어진 일이 평소보다 많은 날이었다. 덕분에 기록의 의의를 하나 더 발견한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고 평가하고 반성하고 계획 할 구실을 만들어준다. 나는 현재 총 세가지의 방법으로 뭔가를 기록하고 있다. 첫번째는 지난 10월 21일에 새로 쓰기 시작한 매일 짧막하게 쓰는 일기. 4-5문장 정도로 아주 짧다. 5년간 쓴 내용을 일별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페이지에 5칸을 그려서 프린트해서..
가택연금과 2020년 Q2 미뤄뒀던 가계부 정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1월 부터 3월까지의 일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쓰는 돈이 내 행적을 이야기 해 주는 시대였다. 3월초에 파리 여행에서 돌아오고 부터 지금까지 회사에 안나가고 장을 몰아서 보는 이른바 가택연금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1, 2월의 지출내역과 3월의 지출내역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주변 도시나 조금 먼 곳으로의 여행, 공연이나 영화를 보는 등의 문화생활, 외식은 완전히 없어졌고, 회사에 나가지 않으니 매주 탱크를 채우던 주유비도 대폭 줄었다. 장보는 가격은 물가상승 때문인지 아니면 몰아서 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약간 올랐다. 아무래도 1, 2월에는 면조와 내가 따로 살았었으니 각자 있는 곳에서 장봐다 해먹는 것은 덜 신나기..
그림은 엉망이지만 오늘 하루도 괜찮았어. 그나저나 근본없는 색깔, 브러시 선택이 가장 문제인 것 같다. 사실 이번에는 엊그제보다 더 딱딱한 구획을 나눠 그려보고자 한건데 오히려 더 중구난방의 느낌이다. 다음엔 좀 더 계획적으로 그려봐야지.
예전과 같은 일상, 다른 일상 그림일기를 그려보았다. 글씨를 너무 못썼다. 화면이 미끄러워서 더 잘 쓰기 어려운 것 같다. 알아볼 수 있게만을 목적으로 썼다. 아이패드도 발열이 꽤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 앱이 무거운 걸까. 여러 미디어에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일상을 누릴 수 없는 세계라고 한다. 다만 아무도 이전의 어떤 풍요로움을 말하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있고, 이후의 다름이 어떤 방향일지 묘사하지 않는다. 만일 어떤 전문가가 설명한 이전과 같은 일상이 저가항공 덕분에 일 년에도 수차례씩 비행기 타고 휴가를 다니고, 대중교통을 타고 매일 출퇴근을 하고, 외식을 하고, 남은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싸와서 냉장고 안에 처박아 두었다가 상해서 통째로 버려버리고, 하는 어떤 월급 노동자 뫄뫄 씨의 일상인지,..
햇볕드는 내 아파트 오랜만에 집안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왔다. 청소도 며칠 안 한 집인데도 예뻐 보였다. 문득 예전에 살던 정자동의 연립주택 안 풍경을 찍어둔 것을 보면서 그리움과 행복한 추억에 젖었던 기분이 떠올랐다. 그래서 미래의 어떤 시점의 나를 위해, 현재의 집안 풍경을 몇 장 찍어 보았다.
1월은 늘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 새해가 밝고 1월이 시작하고 희망과 걱정과 휴가에 찬 메시지들이 오가는 가운데 나도 올 해에는 이 특별한 숫자(2020년)만큼 좀 기억에 남는 한 해를 보내려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이런 식으로 온 세계가 다 따르는 출발점에서 제 때 출발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괜히 부담을 가지면 오히려 더 게을러지기도 한다. 이번에는 연휴의 여파를 핑계로 새해 첫주와 둘째주가 마무리되는 지금까지 게으름피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 읽기라든지 하지 않았다. 기껏 작년까지 잘 해오다가 이게 뭔가 싶기는 한데, 추가 원인도 하나 핑계로 꼽자면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눕거나 아침에 눈을 떠서 일어나려고 하면 엄청나게 어지럽고 천장이 빙글빙글 돌았다. 금새 사라지는 어지럼증이라 걱..
이갈이중인 요를을 보며 7개월령에 접어드는 요를이 이갈이가 절정에 이르렀는지 요새 부쩍 예민하다.물고 할퀴고 하는 정도도 심해져서 무척 괴롭다. 가만 생각해보면 어릴 때 나도 이갈이가 당시의 나의 삶을 위협하는 커다란 스트레스였다.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이갈이 징후가 보일 때 집에서 아랫니에 실을 묶여 모두의 비웃음 속에 이뽑힘을 당한 그날 이후 나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내 이빨이 흔들리는 것을 들키지 않을 것인가였다.다행히 나의 요행은 성공적이었고, 놀랍게도 그 후로는 두번 다시 억지로 이빨을 뽑아내는 행위를 당하지 않았다.보통 카라멜, 햄버거를 먹다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하나 하나 빠지는 이빨을 볼 때마다 이번에도 무사히 자연적으로 빠질 때까지 들키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듣기만해도 무..
오랜만에 강의 아이튠즈 유 에서 헬렌 피셔여사의 심리학 강의를 들어봤다. 50여분간 강의를 하고 40분정도 질답시간을 갖고 있다. 바이올로지로 규정한 사랑하는 대상을 선택하게 되는 화학 반응 같은 것을 네가지로 분류해서 그럴싸하게 꾸며논 이론이라 강의는 재밌게 들었다. 질답은 잘 귀에도 안들어오고 용어가 갑자기 어려워져서 틀어놓고 딴짓 하는 중. 사실 근래에 스스로 해답을 찾기 귀찮거나 어려운 의문이 머릿속에 많이 떠올라서 강연같은 것을 두어차례 신청해서 들었었다. 지난주말엔 김태호 피디 강연도 들었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뭔가 내가 원하는 카테고리의 이야기는 아니었는지 갈증은 여전하다. 헬렌의 강의가 끝났다. 난 Explorer 혹은 Director 타입 같고, 내가 사랑하는 면조는 Explorer 혹은 Negoti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