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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시험이 끝났다.

4학년 두번째 학기, 즉 마지막 학기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오늘은 시험날이자, 시험이 끝나는 날.

하루만에 7과목 시험을 봤고, 지난 한주동안 7과목을 벼락치기로 공부했다.

사실 벼락치기 공부를 하지 않고, 평소에 공부해서 시험을 봤던 적은 내 인생에 없다.


보통 공부를 한다 하면


1. 먼저 제목, 목차 등을 쭉 읽어서 해당 교과의 전반적 내용을 파악하고,

2. 공부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이 과목을 공부한들 과연 나에게 쓸모가 있을까, 혹은 흥미가 있나)

3. 할 수 없이 공부를 시작한다.


건대에서 학부다닐 때는 중간고사 전에 드롭할 수 있었어서 드롭도 몇번 했었는데 -_-; 

방송대 다니면서는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드롭기간 전에 검토하거나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4. 출제경향을 파악한다. 방송대는 기출문제가 아예 공개라서 편했음.

5. 반복되는 키워드를 눈으로 익힌다.

6. 문제를 풀면서 이미 아는 것은 걸러낸다.

7. 중요한 키워드 중 모르는 거나 아리까리한 개념을 책보면서 익힌다.


여기까지는 가급적 시험전에 한번씩은 해줘야 하는 과정인데,

이번에는 특히 4-7번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하기 싫었다.

그리고 공부에 조금 열정이 있을 때는,


8. 개념이 조성된 시대적, 상황적 배경지식 읽어본다.

9. 출제는 잘 안되지만 신경쓰이는 내용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해본다.

10. 문제들 다시 풀면서 틀린보기는 맞게 고쳐도 보고 하면서 마무리 한다.


이런 짓도 했었는데... 그래서 마지막 두학기는 돈 안내고 공부하긴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4번에서 6번으로, 그리고 10번으로 그냥 넘어가 버린 경우도 있고 아무튼 엉망진창이었다.

이렇게 공부를 안하고 시험 본 적이 있던가, 잠시 추억에 젖어보았다.

중학교 2학년 이후로 없는 것 같다.

아빠가 정한 우리집 가훈이 '성실, 정직'이었는데, 난 '솔직'과 '정직'을 헛갈려버려서 솔직하긴 하지만 정직하게 크진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성실하긴 한 것 같다. 

나의 하루 일과를 보면 성실보단 게으름이 더 잘어울리지만, 나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보면 매우 성실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또다른 학부를 마쳤다.

아직 논문이 남아있지만, 졸업을 하게 되면 학사학위가 하나 더 생긴다.

고생했다.


디자인전공도 너무너무 힘들게 끝냈는데, 경영학전공은 다른 의미로 참 힘들었다.

도대체 이걸 꼭 학교까지 다니면서 배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공부 할 때마다 들었다.

그래도 그렇게 이뤄낸 결과가 앞으로 진행 할 일들을 단 3%만이라도 수월하게 해주길 바란다.

은행이자가 3%도 안되는 시대에 3%면 꿈같은 얘기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