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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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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그리고 일주일 이대로 잠들고 싶다내내 소처럼 꿈만 꾸다가고운 사랑의 씨앗 하나 품은 채다음 세상으로떠나고 싶다. 내가 너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다면 빛 하나 가진 작은 별이 되어도 좋겠네 너 가는 곳마다 함께 다니며, 너의 길을 비추겠네 내가 너의 아픔을 만져줄 수 있다면 이름없는 들의 꽃이 되어도 좋겠네 음 눈물이 고인 너의 눈 속에, 슬픈 춤으로 흔들리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내 가난한 살과 영혼을 모두 주고 싶네 내가 너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면 노래 고운 한 마리 새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새벽을 날아다니며, 내 가진 시를 들려주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이토록 더운 사랑 하나로 네 가슴에 묻히고 싶네 그럴 수 있다면, 아아 그럴 수 있다면 네 삶의 끝자리를 지키고 싶네 내 사람이여, 내..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독일로 오는 길은 험난했다.오기 전까지 일주일간 우리 집 없이 각 부모님 집에서 번갈아 가며 잤다.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이지만 성인이 되어 함께 지내기는 쉽지 않다.이미 완성된 어른으로서의 라이프스타일을 갖게되어서일까? 부모님들과 지내면서, 그리고 작별인사를 하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하지만 막상 여기와서 6일째인 지금은 그 생각들이 결국 고민해봤자 큰 의미 없는 것임을 알게되었다.우린 이미 결정했고, 다음 2년간의 인생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자주 연락을 드리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도착하자마자 3일간은 아주 바빴다.막상 도착하고 보니 학교 등록을 3일안에 모두 마쳐야만 입학이 취소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끝까지 합격발표를 기다렸다가 출국하려고 마음먹었으면 결국 올 수 없었을..
중3 코스프레 쇼 배경음악 백업 cd의 리스트 짐정리 하다가 나왔다. ㅋㅋ씨디는 됐고, 리스트를 적어둔 종이가 있어서 여기에 남겨둠.그 때 음악 선곡을 부탁하니까 젖소형이 하나하나 선곡해서 씨디로 구워주셔서 진짜 잘쓰고 잘 들었다.지금은 연락처도 모르고 심지어 본명도 모르네.잘 살고 계시길.제게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고마웠어요. 1. 빨간망토 차차 ova 오프닝2. 카트캡터 사쿠라 1기 tv 오프닝3. 카드캡터 사쿠라 3기 tv 오프닝4. 신세기 에반게리온 - 무한포용5. 천녀유혼 - 새벽이여 오지마라6. 전영소녀 엔딩 - 아노히니7. 가오가이거 오프닝8. 에스카플로네 오프닝9. 카우보이비밥 오프닝 - Tank!10. 카우보이비밥 last 엔딩 - Blue11. 오, 나의 여신님 ova 오프닝12. 투하트 오프닝 - Feeling heart13. 봉..
변하고 변하지 않은 친구들 출국을 앞두고 '언젠가 얼굴 한번 보자'라고 말했던 약속을 지키는 기분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어릴적부터 알고 지냈지만, 중간에 연락이 뜸해지거나 해서 일년에 한번도 얼굴을 보기 힘든 사람들도 이번 기회에 만나서 같이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곤 한다.어릴 때부터 알던 사람들을 서른이 넘어 다시 만나니 기분이 묘하다.훌쩍 어른이 된 것 같은 친구들 모습을 보며, 여전히 철없는 내 모습을 반추하게 되기도 한다.하지만 남이랑 나를 비교하는 것은 언제부턴가 포기했기 때문에 별로 아무 감정도 들지는 않는다. 남들이 권장하지 않는 방법으로 살아온 시간이 꽤 길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중간에 잠깐 회사생활을 3년정도 하기는 했지만 그 때를 제외하고는 본의로 또는 본의아니게 궤도에서 틀어진 길을 걸었던 적이 ..
짐정리 짐을 정리하고 있다.물건을 정리하는 것일 뿐인데 한시즌의 인생을 마감하는 의식을 치르는 느낌이다.캐나다에 갔다 올 때도 두번 느꼈던 감정인데, 그 때는 아무래도 부모님 집이나 이모집에 얹혀 살던 홀몸이었으니 내 살림이 얼마 되지 않았다. 옷과 책, 씨디, 디브이디, 컴퓨터 같은 전자제품 정도가 다였다.지금은 다르다.남편도 있고, 고양이 둘도 있다. 독립적인 살림도 5년째 하고 있다.머리가 넷이니 아주 기초적으로 챙겨야 할 것들도 꽤 된다.그렇다 해도 짐은 아주 최소한만 가져가야 하므로, 사람 둘의 짐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자주 입지는 않지만 예뻐서 아껴놓던 옷들을 처분했다.쓸만한 것들은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하고, 헌 옷들은 밖에 내놨더니 금새 누군가 가져갔다. 만화책 중에 평생 가지..
디자인과 나 2010년 2월에 졸업을 했으니, 대략 6년정도가 지났다. 프로페셔널로서 충분한 경력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학교에서 가르쳐 준 것을 기본 재료로, 그 때 그 때 센스와 임기응변이란 양념을 쳐서 그럭저럭 먹고 살아왔다. 문득 졸업작품을 준비하던 때가 생각났다. 내가 가르침을 받던 교수님들 중에는 현역으로 일하시는 디자이너도 있었고, 높은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만 하시는 분도 계셨다. 후자의 경우 개인전이나 그룹전을 통해 작품전시를 하셔서, 교수님들 작품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디자인을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특히 타이포그래피나 그래픽 엘리먼트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수업에서는 그리드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물론 계획과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아빠의 요리 오늘은 복날이다. 어제 쉬는날인 아빠가 새벽에 시장에 가서 토종닭을 사서 백숙을 해주셨다. 국물에 불린 찹쌀을 넣고 닭죽도 쑤어 주셨다. 닭똥집 볶음도 아빠 방식으로 특이하게 해주셨는데 엄청 맛있더라. 엄마가 아픈 뒤로 요리 및 집안일은 아빠의 몫이다.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하는 직장도 있으신데, 너무 힘들지는 않으신지 걱정이다. 남편은 아빠와 술한잔 하는 것을 좋아한다. 술을 좋아하는 아빠를 생각해서 매번 고민해서 술을 사간다. 이번에는 공부가주를 사갔다. 술이란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 더 맛있으니까 함께 마셔주는 사위가 있어서 아빠도 기분이 좋아보였다. 출국일이 결정되고 연일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아픈 엄마를 놔두고, 아니 정확히는 아픈 엄마와 엄마를 돌보는 부담을 안게 된 아빠와 동생을 놔두고 먼 나..
집이 카페를 대신할 수 없는 이유 왜 카페에서 공부나 일을 하면 집중이 잘 되고, 효율이 좋을까? 이에 대한 연구도 여기저기서 진행하고 있을 정도니까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나는 칸막이가 있는 공용책상을 끔찍이 싫어하기 때문에 독서실이나 도서관의 열람실(도대체 무엇을 ‘열람’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은 가지 않는다. 도서관 자료실의 넓직한 공용책상은 집중이 잘 되는 편인데, 도서관 책을 읽는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므로 그 곳에서 공부나 일을 할 수는 없다. 결국 집과 카페가 나에게 남은 선택지이다. 집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공부를 시작하기도 어렵고, 집중력을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일단 가족과 고양이가 있고, 냉난방을 마음껏 하기에는 관리비가 신경쓰인다. 남이 타주는 커피가 더 맛있다든지 카페안의 백색소음이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