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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inside out

안과 밖이 뒤집혔음을 나타내는 말인 inside out. 영화 제목부터 매력적이고,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역겨움 다섯가지 감정이 작용하고 반작용하는 ㅎㅎ 대단히 학문적인 접근의 컨셉이라 기대가 컸다. 믿고 보는 픽사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요즈음의 나는 영어 공부를 1년정도 해서 그런지 굳이 들리는 단어를 머리속에서 번역하지 않고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영화는 그렇게 받아들인 단어의 의미가 한국어 단어로 번역한 의미랑 또 차이가 좀 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섬세하고 딱 떨어지지 않는 감정에 대해 표현하는 언어가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 다르겠지.


빙봉을 잃는 장면은 역시 너무나 슬펐고, 그런 과정을 수없이 거쳐서 지금의 나로 성장하였음이 새삼 경이롭게도, 슬프게도 느껴졌다. 아니 저런 유쾌한 친구를 까먹어 버리는데, 그 보답으로 난 뭘 받은건가! 어지간한 일에는 상처받지 않는 굳은 심지? ...


제일 재밌었던건 Goofy island. 엉뚱함, 이게 성격 타입을 이야기 할 때 흔히 쓰이는 개념이라는게 재밌다. 우리나라에서는 저런식의 엉뚱함을 뭔가 '좀 모자르다'라거나 '진중하지 못하다'라고 대게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데, 사실 이게 또 엄청 유쾌한거라는 걸 나는 항상 주장하고 싶었거든! 특히 어린이들이 이러는거 기쁘고 행복한 기억이 많고, 우스꽝 스러운 모습도 사랑해준 부모님 덕에 나올 수 있는 천진난만함이잖아. 상처받은 아이의 맘속에 Goofy island가 맨 처음 무너지는 것도 참 의미심장했다.


예전에 인터스텔라 덕에 우주 및 양자역학에 대해 사람들이(나는 아님) 관심 가졌듯이, 이번에도 인사이드 아웃 덕에 많은 사람들이 발달심리학이나 임상심리 같은거에 관심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아니 이십대 진입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사람들에게 그런 영향을 끼치는 좋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 때 상상한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내 안에 어떤 아일랜드가 무너졌을까. 빙봉 말고도 내가 잃어버린 친구는 몇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