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보호소에서의 봉사활동은 나를 많이 변화시킨 것 같다.
일단 공생에 대한 관점이 약간 바뀌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입장(동물의 입장, 자연의 입장, 공동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고, 이런 입장차이가 하나의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은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더 행복했을까?
아무튼 나보다 앞서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오랜 기간의 고민과 시행착오를 통해 나름대로 정립한 그들의 철학이 있고, 행동지침이 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철학이 단순히 동정심에서 시작한 접근이 아니다.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공생, 이로 인해 두 생명체 모두의 편익을 헤치지 않는 방법을 오늘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한편에서 보면 인간은 정말 대단한 동물이다.
한국에는 오지랖이란 안좋은 단어로 가끔 사람들의 이런 따뜻한 명목을 폄하하기도 하지만,
예전부터 그래왔고 모든 종교에서 생명은 소중하고, 가장 앞서 지켜야 할 가치라고 하지 않는가.
여턴 먹고 살만하니까 한가해서 하는 고민이라기엔 시간과 노력과 돈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 것을 나라차원에서 시행령이나 법, 또는 금전적인 지원을 거의 해주지 않는다는게 씁쓸하다.
선진국의 사례와 비교해봐도 복지차원의 지원은 물론, 사람들의 인식도 참 편협하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안타깝고, 씁쓸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애쓰는 맘좋은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상을 바라보기엔 너무나 갈길이 멀고, 참 끝도 없는 고난이 눈앞에 닥쳐있고. 뭐 그런거 같다.
이래저래 무력함을 많이 느끼는 여름, 여름방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