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 나가는 것
보름스에서 유일하게 알고 지내는 한국인 부부와 가끔 저녁에 술을 마신다. 언제나처럼 시작은 가볍게 크리스마스 마켓 오픈 기념으로 따뜻한 와인 한잔 하러 간 것이었는데, 공감대가 남다르다보니 심각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술자리로 바뀌어서 길어지게 되었다. 두 집 다 유학생과 그 배우자의 신분인데, 독일에 온 이유나 목적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같은 학교, 같은 동네에서 시작한 처지가 비슷한 몇 안되는 경우다 보니 특히 할 이야기가 많다. 가장 걱정인 거주비자 문제, 돈 문제, 학업 문제, 학업 후 진로 문제, 독일어 문제, 등 당면한 수 많은 문제를 똑같이 짊어지고 가야 할 전우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독일에 온 지 1년 하고도 3개월이 흘렀고, 이 부부는 우리보다 6개월 정도 늦게 독일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