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171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9년 1월 2일 벌써 2019년! 20 뒤의 숫자가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는 느낌이다. 올 해도 가족사진을 찍어 연하장을 만들었다.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그룹채팅방, 지인들에게 새해인사를 하며 말 한번 걸 때 쓰인다. 우리는 잘 지내고 있고, 올 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라고 알려주는 용도다. 결혼하고 그 다음 해인 2013년 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벌써 일곱번째다. 7년간 나의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매년 찍어 공개하긴 했지만, 아직 전부 모아서 공개한 적은 없다. 2022년에 10장이 모이게 되면 한번 모아봐야지. 12월 31일과 1월 1일은 늘 바쁘게 지나가버리고, 막상 새해가 왔음을 깨닫고 올 한 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은 1월 2일부터 갖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새해를 맞아 계획을 세우거.. 고양이가 나랑 같이 자고싶어하는 이유 유투브에서 추천영상으로 뜨길래 무심코 클릭했다.https://youtu.be/8B2esiq24Hg여기에서 다섯가지 이유를 말하는데 요약하자면1. 따뜻해서2. 무엇보다도 편하니까(침대, 이불에서 자는게)3. 집사랑 자는 편이 안전하다고 느껴서4. 걍 침대가 자기 잠자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집사는 옆에 같이 재워주는 것임5. 집사를 사랑하니까. 고양이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고양이만큼 괜찮은 녀석이라고 생각한다고 함. ㅋㅋ라고 한다. 다 맞는 소리 같다. 순서조차도. 토요일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노릉이랑 한시간 넘게 게으름 피우다가 침대에서 나왔다. 그러던 와중에 저 영상도 봤다. 아침의 노릉은 나만큼 게을러서 내가 자기 뱃살에 볼따구를 비비던 자기 꼬리를 베고 눕건 '으냐-'소리만 내고 저지하지 않는다.. 쇼핑 할 것이 없어 연말이고, 박싱데이고, 시어머니가 독일에 있는 동안 생일도 아무 것도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 용돈도 많이 주셔서 돈도 있다. 쇼핑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틈틈히 아마존이나 회사 복지 할인 사이트들을 보고 있다. 그런데 사고 싶은게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 부족함이 없이 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없는건 많지만, 필요한건 다 있는 듯 하고, 또 써보지 않은 물건을 삼으로 인해서 생활이 바뀌거나 시간을 써야 한다거나 하는게 좀 부담스럽다. 자리를 차지하는건 또 그 때문에 싫고. 아침에 청소기를 돌리면서 내가 뭐가 가지고 싶은지 또 생각해 봤는데, 일단 다이슨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써 본 입장에서 다이슨이 완벽한 청소기가 아니라는건 안다. 무겁고, 배터리 수명도 짧고. 그런데 다이슨이 있을.. 자기 앞의 삶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삶이란 소설을 다 봤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었던 어제는 독일에서는 휴일이라 슈퍼마켓도 다 닫고,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는 날이었다. 휴일 기분에 젖어서 나도 낮잠 늘어지게 자고 게으르게 보냈다. 논문도 아예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이러면 안되지만, 그냥 쉬었다.덕분에 오랜만에 땀 흘리며 운동도 한 뒤, 새로산 스크럽제로 목욕도 길게 하고, 팩 붙이고 누워서 음악도 들었다. 청소도 안했지만 혼자 지내다 보니 집이 아직 깨끗했고, 세탁기는 돌아가고 있어서 그나마 집안일에 대한 죄책감은 덜었다. 뜨게질을 하다가 오랜만에 했더니 금새 손이 아파와서 관두고 책을 읽었다.너무 아름다운 책이었다.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가 일종의 실험으로 다른 사람 행세를 한 이른바 필명이다. 사실 이 .. 유럽에서 해가 넘어가는 시즌에 하는 행운을 위한 미신적 행동들 친구 커플의 가족들(독일인 가족, 루마니아인 가족)이 만나 식사를 하는 자리에 어쩌다 초대를 받아서 함께 크리스마스 점심을 먹게 되었다. 어른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에서는 해가 넘어가는 때에 뭘 하냐고, 특별히 복을 불러오는 행위가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정말 한국 문화에 대해 아는게 없다. 떡국을 먹는다는 것, 떡국을 먹어야 비로소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그들은 그 한 살이 그냥 나이 한 살이 아니라 건강하고 알찬 한 해로 이해한 것 같다. 좋은 해석이라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유럽에는 온갖 미신적 행동들이 있다고 들었다. 루마니아, 이탈리아 같은 라틴어 문화권에서는 새 빨간 속옷을 입어야 한다고 한다. 빨간 속옷을 입고, 그.. 매력에 대한 정의 내 안에서 '매력'의 정의가 많이 바뀌었다. 매력이란 말 그대로 풀었을 때 귀신 등이 매혹하는 힘, 한마디로 홀리는 힘 같은건데 예전에는 말 그대로 믿었던 것 같다. 이전에는 단순히 매력적인 사람은 어딘가 내 눈을 사로잡는 홀리는 맛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예 틀린 것은 아닌데, 지금은 좀 다르다. 거기에 추가로, 편안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편안함은 다른 말로 안전함이기도 하다. 나와 관계를 하며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 중에 내가 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어야만 끌림이 지속된다. 그런 의미에서 첫 눈에 혹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 안전함이 굳건한 내 남편이 나한테 되게 매력적일 수 있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오래 관계하고, 자주든 가끔이든 상관 없이 기회가 될 때마다 만나고 싶고,.. 폭풍우처럼 몰아쳤던 한국 일정과 그 후 2018년 하반기에는 여러가지 큰 일들이 있었다. 졸업할 시점을 정했고, 졸업 후 진로를 어느정도 확정했으며 그 선택을 기반으로 차도 살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늦가을 무렵에 자궁쪽에 살짝 문제가 있었었고, 다 나아서는 3주간 한국에 다녀왔고, 다녀와서는 감기로 많이 아팠다. 한국에 있는 동안은 언제나 한국에서는 그래왔던 것 처럼 하루 하루 알차게 보냈다. 몸이 피곤해서 쉬어야 하는 날 조차도 의미있게 보내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하나같이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좋았다. 나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서 멀거나 가까운 곳에서 약속장소까지 찾아와 주었다. 짧은 만남 후 헤어질 때 마다 아쉬웠다. 그래도 내년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한국어로 떠는 수다가 그.. 가을 독일 시골 마을의 주말 내가 사는 도시는 도시라고 칭하기에 조금 애매한, 인구 8만명 정도의 소박한 시골마을이다. 독일에서 가장 소득이 적은 주에 위치해 있고, 프랑스 국경에서 멀지 않으며 주 산업은 농업이고, 큰 화학 회사가 있다. 위치로 따지면 독일의 서남부에 속하고, 독일 하면 보통 떠올리는 베를린, 함부르크, 쾰른, 뮌헨 같은 유명한 도시와는 멀~리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선지 한국에서 살 때 독일에 대해 들었던 한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갖고 있던 스테레오타입과는 거리가 먼 느낌의 동네다.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소규모 도시에서 살아 본 적이 없어서 나름대로 배우는 것도 많고,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독일에 와서 살게 된 지 꼭 2년을 채운다. 이렇게 돌이켜 보면 시간이 참 빨리 흘렀다..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2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