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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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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식빵을 구워 보면서 느낀 점 베이킹, 그러니까 반죽을 베이킹 소다와 섞어서 틀에 부어서 굽는 케이크 류가 아닌, 효모를 사용해서 발효와 숙성의 시간을 거쳐 부풀려 구워내는 빵 굽기를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지난달 말에 들은 베이킹 수업에서 처음으로 효모를 사용해서 빵을 구워보기는 했지만, 그건 피자랑 마찬가지로 그냥 바닥에 까는 반죽을 만들고 그 위에 얹는 내용물이 좀 더 중요했던 키쉬를 만든 것이었다. 피자를 만들어 본 적은 있지만 그건 어째서인지 베이킹이라기보다 요리에 가까우니까 이 것을 첫 번째 도전으로 삼겠다. 식빵을 구웠다. 베이킹이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식빵이 먹고 싶어서 지난달에 효모를 이용한 키쉬굽기 실습도 해봤겠다, 한 번 도전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도전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한국에..
아이패드 너무 좋다. 드라마랑 만화책 보기에. 열 살이 넘은 맥북프로를 교체하는 대신 아이패드 프로를 산 이유는 삶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돈벌이의 수단으로 성능이 좋은 내 랩탑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사실 엄청 좋은 성능도 필요 없고, 회사에서 준 머신을 쓰므로 퇴근 후에는 작업을 할 일이 없다. 결국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했는데 아이패드의 스펙을 보니 내가 하고 노는 모든 것들을 하고 놀기에 최적의 기기 같아서 샀다. 그중에 역시 요즘 가장 즐겨하는 것은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영상 보기, 트위터, 일기 쓰기, 그리고 만화책 읽기이다. 만화책은 알라딘에서 전자책으로 사서 보는데 내가 읽는 속도가 느리고 한 칸 한 칸 꼼꼼히 감상하기 때문에 과소비 없이도 즐거운 퇴근 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실 주중에는 퇴근 후에 해야 할 기본..
아침 독서 진짜 좋다. 지난주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 정도 집중해서 책 읽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실 그걸 하려고 한 시간 30분은 더 일찍 일어나고, 그걸 위해 이전에 평균 잠자리에 들던 시간보다 두 시간은 일찍 침대에 눕는데, 막상 책 읽는 시간은 40분이 맥시멈 확보된다니 조금 이상하다. 아무래도 커피도 내려 마시고 잠도 깨야 하고 고양이도 더 여유롭게 만지고 하니까 그런 거겠지. 20분에서 40분간 영어로 된 책을 읽다 보면 진도는 대략 하루에 5-8페이지 정도 읽게 된다. 지금 200페이지 정도 더 남았으니까 이걸 마저 다 읽어 끝내려면, 28일 정도 걸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달은 더 남았네. 아무튼 수년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책을 사놓고도 지난 6개월은 초반 1장 정도만..
그 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겠는 것 재택근무 끝내고 청소기를 돌리다가 문득 주말에 집에 올 때마다 '아 우리집 너무 좋다, 우리집 너무 깨끗하다' 하면서 기뻐하는 남편이 떠올랐다. 남편과 같이 지내는 플랫메이트들은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청소나 위생에 대한 개념이 놀라울 정도로 희미해서, 도대체 마지막으로 청소를 언제 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로 잘 살아가고 있다. 사실 나도 살면서 변하지 않았으면 그 정도는 아니(리라 믿고 싶다)었어도 현재의 나 같은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현재의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이부자리를 정돈하고, 나갔다가 들어오면 신발을 정리하고, 이틀에 한 번은 청소기를 돌리고, 베개나 이불 커버도 자주 세탁하고, 주방은 늘 먹자마자 설거지 및 뒷정리를 다 하고서 깔끔하게 유지하는 훌륭한 어른이 되었다. 학창시절의 ..
일찍 일어나서 책 읽기 나는 당연히 스스로가 올빼미형 인간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살아왔다. 일단 가장 큰 근거는 기립성 저혈압도 있고 아침에 특히 정신을 못차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란 정말 크나큰 도전이자 위험부담이다. 하지만 좀 안전하게 일어나는 법을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된 것은 퇴근 후 저녁 시간이 너무나 짧고 뭔가를 하기엔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다. 언제 시작하든 일을 끝나는 시각이 저녁 6시 이후인 나는 (하지만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내는걸 여전히 선호한다. 아침이나 오전에는 목소리조차 잘 안나와) 정리하고 사무실을 나오면 6시 반, 운전해서 집에 오면 7시 반, 청소기 돌리면 8시, 저녁 준비하고 먹으면 9시, 고양이들 챙겨주는 루틴 하고 나면 9시 반, 설거지와 집정리 좀 하고 ..
썸머타임이 끝났다. 실컷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침 8시였다. (평소의 9시) 간밤에 썸머타임이 끝났다. 뭔가 늘 이 시기를 기점으로 다르게 살아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아침에 한 시간 보너스로 받은 기분은 사실 하루만에 끝나지만, 아침시간을 더 유용하게 써야만 할 것 같아. 공부를 한다든지. 그래서 다관과 다완에 녹차를 우려 마시면서 음악을 들었다. 첼로연주를 두시간여 듣고있다. 중간에 출출해져서 어제 구운 빵을 먹었다. 어제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 마을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효모로 베이킹하는 코스를 들었다. 친구와 나는 독일식 키쉬를 구웠는데 정말 맛있었고 인기도 제일 많았다. 다른 분들이 구운 빵도 맛있었다. 다 굽고나서 참여자분들과 빵을 주제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다같이 나눠먹고 남은걸 싸온 것이다. 즐거..
아이패드프로 사고 싶다. 아이패드 프로가 사고 싶다. 사실 애플스토어 가서 실물을 봤을 때 베젤과 스크린의 라운딩이 어긋나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한번에 훅 뽐뿌가 오진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슬슬 퇴물이 되어가는 내 아이폰6s+와 10살 넘은 맥북프로를 보고 있자니 이제 슬슬 전자기기에 돈을 좀 써서 신문물의 쾌적함을 즐겨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싹텄다. 졸업도 했고, 풀타임으로 이제 7개월째 무사히 일하고 있고, 이 정도 써도 되잖아? (물론 작년 말에 차를 사서 재정은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만) 하지만 새로 나온 아이폰 11프로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카메라는 매우 좋다고 하지만 사진 고퀄로 찍어서 쓸 일도 별로 없고, 이젠 고양이 사진 말고는 그다지 찍는게 없다. 여행가서도 수없이 찍어봤자 다시 들여다 보는 ..
디톡스 주말동안 최선을 다 해서 내 안의 독기를 빼 낼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이 억울함과 분노로 인해 생긴 'ㅈ밥들아 내가 얼마나 능력있는지 보여주마' 하는 모티베이션만은 간직한채로. 그래서 장보러 나가기 전에 일기를 쓰면서 마시려고 우롱차를 우렸다. 나는 차 중에서 우롱차가 제일 좋다. 적당히 발효된 잎에서 나오는 풋내와 구수함이 공존된 맛이 좋다. 이 구수함 덕에 녹차나 커피에 비해 빈 속에 먹어도 덜 부담 되는 것 같다. 물론 아무거나 빈속에 마시긴 하지만. 가격대가 조금 있고 나름대로 귀한거라서 마실 때 다완에 찻잎을 넣고 타이머로 시간을 재서 따라 먹는 수고를 꼭 한다. 그래야 할 것 같은 마음가짐이 들고, 이 행위가 일종의 의식같은 형태로 독립적인 티타임을 형성해준다. 우롱차 같은 존재감과 내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