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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아이패드 너무 좋다. 드라마랑 만화책 보기에.

아이패드로 동백꽃 필 무렵 보면서 맥주 한잔

열 살이 넘은 맥북프로를 교체하는 대신 아이패드 프로를 산 이유는 삶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돈벌이의 수단으로 성능이 좋은 내 랩탑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사실 엄청 좋은 성능도 필요 없고, 회사에서 준 머신을 쓰므로 퇴근 후에는 작업을 할 일이 없다. 결국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했는데 아이패드의 스펙을 보니 내가 하고 노는 모든 것들을 하고 놀기에 최적의 기기 같아서 샀다. 그중에 역시 요즘 가장 즐겨하는 것은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영상 보기, 트위터, 일기 쓰기, 그리고 만화책 읽기이다. 만화책은 알라딘에서 전자책으로 사서 보는데 내가 읽는 속도가 느리고 한 칸 한 칸 꼼꼼히 감상하기 때문에 과소비 없이도 즐거운 퇴근 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실 주중에는 퇴근 후에 해야 할 기본적인 집안일과 운동을 하고 나면 딱히 놀 시간이 없는데, 이번 주에는 크고 일많은 프로젝트를 화요일에 끝내서 좀 느긋한 한 주를 보내면서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공개된 최근화까지 정주행 할 수 있었다. 동백꽃 필 무렵. 너무 재밌다! 스릴러랑 로맨스를 섞은 데다가 주 캐릭터 중 한 명이 야구도 한다. 이미 소재면에선 취격이고요,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매력 있다. 주인공 동백이의 주변인들이 모두 입체적이고, 복장 터지게 하기 위해 꽂아 넣은 흔한 민폐녀 캐릭터도 없고, 특히 노규태 캐릭터 너무 정이 가고, 홍자영 변호사 넘 멋져서 이 커플 너무 좋다. 간만에 즐겁게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드라마에 빠져 지냈다. 그래서 운동과 청소기 돌리기를 삼일째 스킵 중이다. 안돼! ㅠㅠ 내일은 꼭 해야지.

 

아이패드로 드라마를 볼 때 가장 좋은점은 역시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이 닦으면서도 보고, 설거지하면서 보고, 식빵 반죽하면서도 봤다. 집안 곳곳에서 틀고 다니며 쉬지 않고 달린 덕에 이틀 반 만에 공개된 14개 에피소드를 다 볼 수 있었다. 빙지 할 드라마가 있다면 꼭 아이패드로 봐야 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이제 웹툰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일단 추천받은 리스트가 몇 개 있으니 쭉 정주행을 하고 그러다 보면 이 지긋지긋한 겨울을 어찌어찌 보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잊지 말자. 내일은 드라마만 보고 있으면 안 된다. 파랑 두부도 사 와야 하고, 청소기 돌리기랑 빨래도 해야 해. 근력운동도 그만 쉬고 해야 한다. 사실 이맘때 쯔음 김치를 담그려고 했는데, 그건 내일 되어보고 귀찮음 정도나 장터의 채소 상태 봐서 결정해야지. 고양이 주식 캔 샘플이랑 스크래쳐도 사야 한다. 으 생각보다 집안일이 많이 밀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