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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아이패드프로 사고 싶다.

오늘은 노르망디가 우리집에 입양온 날! 이름하야 노르망디 오신날. 노르망디 만세.

아이패드 프로가 사고 싶다. 사실 애플스토어 가서 실물을 봤을 때 베젤과 스크린의 라운딩이 어긋나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한번에 훅 뽐뿌가 오진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슬슬 퇴물이 되어가는 내 아이폰6s+와 10살 넘은 맥북프로를 보고 있자니 이제 슬슬 전자기기에 돈을 좀 써서 신문물의 쾌적함을 즐겨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싹텄다. 졸업도 했고, 풀타임으로 이제 7개월째 무사히 일하고 있고, 이 정도 써도 되잖아? (물론 작년 말에 차를 사서 재정은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만)

 

하지만 새로 나온 아이폰 11프로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카메라는 매우 좋다고 하지만 사진 고퀄로 찍어서 쓸 일도 별로 없고, 이젠 고양이 사진 말고는 그다지 찍는게 없다. 여행가서도 수없이 찍어봤자 다시 들여다 보는 경우도 별로 없다는걸 깨닫고 사진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가격도 비슷한 아이패드 프로로 눈을 돌리니 생각보다 새로운 생활이 눈앞에 펼쳐질 것 같더라. 집에 아이패드 미니가 있는데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고, 대학원 다니면서 꽤 유용하게 쓰기도 했지만 아이패드 프로는 모든 면에서 미니와는 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 같았다. 아이패드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디지털 라이프를 꿈꿔보았다.

 

일단 펜이 되게 자연스럽게 인식되어서 (얼마나 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림 그리기에 되게 좋을 것 같다. 쓰리디 모델링 앱도 받아서 가지고 놀 수 있으면 우리집 인테리어부터 나중에 지을 중정있는 삼층집도 스케치 해 보고 싶어. 하지만 가장 좋은점은 역시 키보드가 딸린 커버덕에 일기쓰기나 글쓰기에 좋다는거다. 동영상 편집도 일로 하는 것 말고는 어지간해선 아이무비로 하는데 패드 프로정도면 more than enough일 것 같다. 운동이나 요리 할 때 보는 유툽도 훨씬 쉽게 켜고 끄고 음성인식으로 검색도 할 수 있어서 편할 것이다. 마작도 좀 더 넓은 화면에서 플레이 하면 신나겠지. 한가지 아쉬운 점은 2012년에 이미 구모델을 구입한 프로젝터가 너무 구식이라 hdmi연결이 제대로 안되는데, 프로젝터로 영화 보고 싶을 때는 옛느낌으로 구형 mbp 써야 한다. 오래살아주세요. 책은 사실 이북리더기로 보니까 별로 읽을 것 같지는 않지만 뉴스나 어학공부에는 좀 더 인터랙티브한 인게이지먼트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써놓고 보니까 현재 상태로도 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쾌적하게 할 수 있을 뿐이네. 그래도 가지고 싶다.

 

아이패드를 사게 되면 아이클라우드를 결제해서 쓰려고 하는데 그게 가장 큰 이득이 된다. 그러면 사진들 동기화 시키고 폰 용량을 확보 할 수 있으니 폰도 조금 더 생명을 연장하게 되겠다. 사실 폰은 진짜 메시징과 트위터, 네비, 팟캐스트 듣는데 정도나 쓰는데다가 들고다녀서 잘 고장도 나고 깨뜨리기도 하는데 큰 돈을 투자하고 싶지가 않다. 나는 어차피 주로 집에서 혼자 잘 노니까. 사실은 예전 작은 아이폰 디자인이 출시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안나와서 실망한 것도 있다.

 

사실은 제작년 이맘쯤 스위치도 이정도 강한 구매욕구가 들었지만 유야무야 지나간 적 있다. 그리고 또 작년 이 때쯤이라 기억하는데, 에스프레소 머신에 푹 빠져서 매일 프로모션 영상 보고 슬로모로 보면서 핥고 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관뒀다. 아이패드도 그렇게 될 지 모른다. 난 고가의 물건을 지르는데 있어서 넘 우유부단한 것 같아. 물론 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것들이라 그랬는지도 모른다. 차는 바로 산 것 보면은.

 

아무튼 가을엔 뭐라도 사야 한다. 우울하거든. 추워졌어. 해도 너무 짧아. 우울하다. 아이패드 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