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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라우다 니키라우다. 아무 의미 없는 소리의 조합 일 수도 있는 이름이다. 어제까지는 그랬다. 어제 동료들이 니키 라우다가 누군지에 대해 나에게 알려줬다. 독일인들의 블랙 유머(라기엔 너무 저질-_-유머)가 섞인 '마마 라우다'란 노래 때문에 이 주제가 나왔다. 노래 가사에서 훅처럼 반복되는 '니키 라우더의 엄마가 누구라고? 마마 라우다! 마마 라우다!' 라고 외치는 가사가 있다. 마요르카 같이 독일인들이 드글드글한 휴양지에서 술이 떡이 된 독일인들이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아무튼 니키 라우다는 전 F1 선수였고, 큰 사고로 얼굴의 절반 정도에 큰 화상을 입었지만 살아났다. 그의 삶에 대한 영화도 있고, 항공사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하며 라디오를 듣는데, 니키 라우다 뉴스가 나오는 것이다. 뭐지?..
돈, 체력, 그리고 시간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이 아니고, 이 세가지는 한 개인이 인생을 꾸려 나가는 데 있어서 항상 한정적이니까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아껴 써야 하는 것들이다. 누군가는 돈이 있으면 체력도 시간도 살 수 있다고 딴지 걸 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르겠다. 과연 내가 가진 돈이 충분하다고 느낄 날이 올까? 체력이나 시간의 경우는 ㅁㅁ하는 데에 필요한 체력/시간 이라고 애초에 목적에 한정지어 말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돈의 경우는 인간의 욕심에 기대어 창조된 결과물이라 그런지 그렇지가 않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많은 돈을 유지하기 위해 또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부자가 돈을 벌기는 더 쉬운 법이니까) 내 시간과 체력을 쓰게 될 것이다. 중요도에 따라 업무를 위한 시간 배분..
요를레이의 모험 2 요를레이의 모험 1 ... 이불 빨래 하고 왔음 ... 이어서 ... / 집사가 돌아오지 않았다는건 바닥의 진동으로 알 수 있지만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집사는 종종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오자마자 화장실로 뛰쳐들어가서 한참을 숨어 있다가 별안간 문을 열고 나오는 놀이를 하기 때문에 혹시 집사가 죽었나 문 틈으로 새는 냄새로 확인중인 요를레이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적절히 '우걐!!!!' 하며 놀라주면 집사는 자지러지게 기뻐한다. 집사는 그 놀이를 제법 좋아한다. 요를레이는 그가 깜빡 잠든 사이에 집사가 와서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숨어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 귀찮지만 일단 일어나서 확인하는 편이 좋겠다. 그는 이 동네에서 알아주는 주의 깊고 조심성 많은 고양이이기 때문이다. 화장실 문 틈..
요를레이의 모험 1 요를레이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집사가 다른 도시에 방문 하기 위해 집을 비우는 24시간 동안 그 동안에 차마 집사 눈 앞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 봐야 했다. 모든 책상 위에 올라가서 집사가 미처 치우고 가지 못한 물건들을 하나씩 밀어서 떨어뜨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또 집사가 새로 산 작업용 의자에 올라가 등받이를 감싼 오돌토돌 한 천에 손톱을 시원하게 긁는 것도 보람 있을 것 같다. 집사는 알지 못하지만 이미 주방 싱크나 위험한 전기 레인지 위는 다 탐험했다. 종종 주방 창 틀에 앉아서 발코니를 굽어 보기도 했다. 집사가 주방 창틀에 놔 둔 꽃에 고양이 털이 늘 묻어 있다며 의아해 하는 꼴을 보는 것은 그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하지만 그는 배운 고양이 답게 배변이나 구토 실수는 ..
다 같이 하는 브레인스톰 나는 우리 팀 동료들을 참 좋아하는데 그 사실은 이 직업을 택한 가장 큰 두가지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사람이 세가지는 동시에 가질 수 없다고 했던가, 사실상 이 직업의 큰 장점은 딱 두가지이다. 대화가 통하고 코드가 맞는 동료들, 유연한 근무시간과 비교적 자유로운 재택근무. 한국에서 직장생활 한 곳에서 밖에 안해보긴 했는데 거기에도 그럭저럭 같이 일하기 즐거운 동료가 있었고, 근무 환경은 빡센 대신 일이 흥미로웠다.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면서 배울 것이 많았고 재밌엇던 것 같다. 여기에는 아쉽게도 흥미로운 일은 없다. 재미 없는걸 어거지로 재미있게 인지하려는 노력이 따로 필요하다. 그 노력이 수, 목요일에 있었다. 지금은 미국에서 큰 행사가 진행중이어서 미국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관심이 전부 그 ..
감사노트 아침에 운전하면서 듣는 팟캐스트(아무거나 돌아가며 들음)에서 오늘 줏어들은 말이 하루 5분정도 투자해서 오늘 감사한 일 3개, 내일 accomplish 하고 싶은 일 세개씩 쓰는 감사일기(?) 방법을 소개했다. 사실 모티베이션 유지하며 건강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이 이런 얘기 하는거 몇 번 들은 적 있는데, 오늘 처음으로 한번 시도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런 건강한 사람이 되고 있는가? 모르겠다. 하지만 해봤자 손해 볼 것은 없으니 오늘 한번 써보기로. 그런데 5분으로는 택도 없을 것 같다. 일단 오늘 아침부터 점심 때까지 생각한 '오늘 하루 이루고 싶은 일' 3가지는 다음과 같았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만나서 catch up 하기 새로운 독일어 단어나 표현 배우기(동료들이 가..
내 꿈은 힙스터 이제는 힙스터란 거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몰고 다니며 인스타그램에 #ootd 류의 태그를 달며 자기 전시를 하지 않고는 사족을 못 쓰는 소비지향의 민폐족으로 이미지가 바뀐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나는 힙스터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란 그 어드매를 동경하고 있다. 애초에 내가 집중한 힙스터의 특징 중 하나는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난 것을 추구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메인 스트림이란게 내게 있어 성수기에 구지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 처럼 너무나 피곤하고 빡세고 비싸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취향으로 굳어진 것은 내가 돈이 없고, 몸이 약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 보다는 공상 하는 것을 즐기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 좋은 줄 아는 것을 그 사람들 틈에 끼여서 즐길 여..
집안일의 날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은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하고 싶던 요리를 실컷 했다. 한동안 요리에 재미가 붙은 남편이 독점적으로 요리를 한 덕에 얻어먹어서 좋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내가 만든 맛이 그리웠다. 또 이것 저것 떨어진 재료가 많아서 장을 봐야 하는 김에 집 안 저장식품 팬트리가 있는 창고도 정리를 좀 했다. 더 많은 것을 쌓아 둘 수 있게 되었음! 그리고서 장을 무려 50유로어치를 봤다. 아침에 주말장터에서 끝물 아스파라거스와 햇감자를 샀는데, 거기에 곁들일 쥬씨한 익힌 햄을 샀다. 양파, 버섯, 생강 같은 갖춰야 할 채소도 샀다. 갖춰야 할 과일 중 하나인 바나나와 세일중인 블루베리도 지나가며 넣었다. 다 떨어진 딸기쨈, 버터, 브리오슈 등 늘 아침밥으로 먹는 것들과 함께 곧 다 떨어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