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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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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의 격리의 격리 지난번에 한국에 다녀가며 자가격리 체험을 해 본 지 채 4개월이 되지 못하여 다시 한국에 왔고, 다시 자가격리 중이다. 중간에 장례를 위해 임시 격리 해제 시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독일에서부터 쭈욱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14일간은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지 못하고, 배달음식의 은혜를 받고 있고, 또 오늘까지는 일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겨우내 휴가를 쓰지 않고 크리스마스만 보며 버텼었다. 1월에도 일을 열심히 했다. 일 밖에 할 것이 없었다. 그 일을 안 하고 있으니 몸은 편하지만 솔직히 어쩔 줄을 모르겠다. 일을 안하면 하루가 정말 길다. 그렇다고 다른 많은 것을 하기엔 모자라다. 뭐든 다 그렇다. 돈을 꽤 많이 모았으니까 이제 슬슬 ㅁㅁ라도 사볼까 싶으면 내가 가진 돈은 ㅁ..
구내염이 다 나았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엄마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십이분의 일 한 해의 십이 분의 일이 지나갔다. 일 년을 열두 등분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오묘한 숫자다. 2와 3과 4와 6의 공배수. 12분의 1을 큰 소득 없이 흘려보내버린 이 시점에서 부랴부랴 2021년 첫 쿼터의 계획을 생각해본다. 몇 가지 떠오르는 계획들이 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큰 지장은 없는 일들이다. 정체된 삶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있으니까 하긴 할 거다. 그렇지만 1분기로 생각하자니 마음속 데드라인이 훅 늘어나버려서 2월과 3월이 남았으니까 아직 괜찮다는 마음이 든다. 마음은 다시금 느긋해진다. 역시 봄이 와야 새로운 시작의 느낌이 나지, 겨울기간에는 조금 더 노곤함을 즐겨보자. 그래도 1월엔 두 번이나 눈을 봤다. 한 번은 쌓일만큼 와서 몇 년 만인지 모르게 눈길을 뽀득뽀득 ..
정말 힘든 한 주 였다 정확한 원인은 파악할 수 없었지만, 한 주 내내 일하면서 컨디션 난조와 우울감, 짜증, 불안, 무기력증 등을 겪었다. 하루하루 괴로웠다. 크고 작은, 그러나 별다를 것 없는 회사일 중 트러블들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에 월간 정기 출혈이 시작되었다. 그리고서 토요일 낮에 오래간만에 테이크 아웃해와서 너무 맛있게 먹은 중국음식이 체했는지 주말 내내 두통과 소화불량을 달고 통증 속에 살았다.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한 주였다. 주말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거의 하나도 하지 못한 채 토요일엔 잠을 엄청 많이 자고, 일요일엔 두통을 회복하려고 갖은 노력을 하면서 보내버렸다. 지압, 스트레칭, 커피 마시기, 햇빛 쬐기, 산책하기 등을 통해서 두통은 그럭저럭 없어졌다. 그런데 스트레칭을 너무 ..
정말로 기다리던 함박눈이 내린 일요일 나는 벌써 완전한 어른이지만 출퇴근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눈 오는 날이 너무나 좋다. 그런데 그 눈 오는 날이 주말이니 두배로 좋았다. 게다가 내가 사는 지역은 원체 눈 구경을 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네 배로 좋았다. 이번 겨울에 한 번 정도 1센티정도 눈이 쌓일 만큼 온 날이 있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녹아버렸어서 그 날은 치지 않기로 했다. 눈으로 내리다가 비로 바뀌어서 질척해지는 것들도 다 제외한다. 따라서 오늘, 2021년 1월 17일, 우리 동네에도 첫눈이 내렸다. 최근에는 주말에 최대한 늘어지게 늦잠을 잔다. 별로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어차피 생계형 이유가 아닌이상 집 밖을 나갈 수도 없고, 외부 활동과 연계된 무언가를 계획할 때도 아니다. 뭔가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할만한 것이 떠..
한식의 한 어쨌든 주 40시간을 일을 하며 보내고 있다 보니 요리에 긴 시간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평일의 주식은 아무래도 파스타와 독일식으로 즉석 조립해 먹는 샌드위치로 간편하게 때우는 경우가 많다. 한식이나 아시아식을 만들더라도 한 그릇 요리로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쯤은 너무너무 먹고 싶은 한식 반찬이 마음 한켠에 응어리지고 늘러 붙게 된다. 그 한의 때를 닦아내고자 이번 주말에는 열심히 요리를 했다. 하지만 역시 너무 긴 시간 주방에 서있기엔 힘이 드니까, 밥이 지어지는 시간 40여 분 안에 만들 수 있는 반찬들을 만들어 먹었다. 두부조림이나 시래기 된장국 같은 것은 한 입 먹으면 우아 소리가 나올만큼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음식이다. 다만 만드는데 손이 꽤 많이 간다. 단순한 ..
처음 브이로그를 찍어보고 느낀 점 처음 브이로그란 것을 만들어보았다. 내게 있어 브이로그는 찍어둔 짧은 클립들을 연결한 영상이 아닌 그냥 하루를 큰 고민 없이 기록해보는 의미로 몇 가지 클립을 의식적으로 찍어서 연결해 놓은 것이다. 즉 촬영하기 전부터, 이건 비디오로 일기 쓰듯이 찍어봐야지, 생각하고 찍고 싶은 순간을 기다렸다가 찍는 것. 그리고 찍어둔 영상 클립들을 모아 편집해서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것.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본 것은 처음이고, 적당한 툴과 방식을 찾아가며 우왕좌왕 만들어 본 결과물은 아래와 같다. YonoVlog #1 - 하루 중 내 스스로를 위해 온전히 사용하는 시간을 기록해보고 싶었다. 재택근무를 하고 가족과 살면서 의외로 그런 순간이 적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발코니의 식물들을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