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1711)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구의 날. 살면서 서너 번 정도 참여해 본 것 같다. 지구의 날은 매 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로 전기 기기들을 다 끄고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정전이 되었다 가정하고 한 시간을 보내면 된다. 얼마 전 본 사랑의 불시착에 보고 깨달았는데 멈추지 않는 전기 공급은 현재 경제적으로 살 만한 국가에 사는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어마어마한 혜택이었다. 전기를 아껴 써야 함은 알고 있지만 이 풍요로움 속에 실천하기가 어렵다. 사실 초를 켜고 한 시간 보내는 것은 꽤 낭만적인 일이므로 생각난 김에 실천해 보았다. 8시 30분이 되기 전에 미리 차를 한 주전자 우려놓았다. 한 시간 동안 천천히 요가를 하면서 보낼 예정으로 요가매트를 깔고, 차와 아이패드도 옆에.. 아시안 쏠리더리티! 오늘은 목요일이고, 디자인 회의가 있는 목요일이라 나는 하루종일 매우 바빴다. 만화책 보면서 틈틈히 설렁설렁 일하려던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열심히 목업 마무리를 한 덕에 팀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하루를 기분좋게 마무리 했다. 아름답고 정돈된 것을 보면 행복해지는 사람들을 보니 무척이나 뿌듯했다. 내가 이래서 디자인을 못끊어요. 오늘은 뜨게질을 좀 하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결국 한줄도 다 못떴다. 그냥 저녁 먹고 나서 쇼파에 누워 인스타 디엠으로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안부 주고 받고 수다떨면서 어영부영 보냈다. 나는 요즘 특히나 아시아 친구들에게만 다정하고 질척대고 싶은데 아쉽게도 동아시아에서 온 친구는 별로 많지 않다. 대학원 다니며 만난 친구중에 가장 마음이 통했던 친구가 있는데 멀리 이사를 가버려서 온라인.. 컨디션이 오락가락 아프면 안된다는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면역력이 딱히 좋지 않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다. 휴양으로 가서 쉬다 온 것이 아닌 이상 여행을 다녀오면 반드시 아프고, 한국을 다녀온다던지 하는 큰 여행의 경우에는 엄청나게 아프고 지나간다. 이렇게 오랫동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정신력이 힘주고 있다고 밖에는 생각 할 수 없어. 그저께 근력운동을 다시 시도했다가 몸살기운을 느낀 후로 쫄아서 어제는 스트레칭만 길게 했는데, 그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종일 근육통에 시달렸다. 그래서 오늘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햇빛을 조금 쬐는 걸로 오늘치 건강을 위한 노력을 퉁치기로 했다. 퇴근 후 맥주도 두 잔이나 마셨다. 점심을 먹고 테라스에 앉아서 햇빛을 잠시 쬐면서 간단하게 손.. 오래간만에 산책을 했다. 타인과의 물리적 거리두기 4주째로 접어든다. 사실 일은 계속하고 있고, 사람들과 안부도 주고받고 있고, 트위터도 많이 하고 있으니까 사회적 거리는 오히려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산책을 했다. 간만에 밖에 나와보니 거리가 텅 비어 있어서 놀랐다. 시야에 열 명 이상 사람이 없는 것만 같았다. 나는 이 동네에서 나름대로 가장 북적이는 중심가에 살고 있는데도 그랬다. 간간히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보였다. 저 사람들은 마스크를 어떻게 구했을까? 나도 천 마스크를 하나 정도는 가지고 싶다. 지금은 괜찮지만 만약 기침이라도 나오면 너무 불안할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은 햇빛은 정말 따뜻하고 바람은 차가운 유럽의 봄날이었다. 꽃이 벌써 만개해서 어느정도 지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 지구인과 함께하는 자택 격리 생활 체험 이런 시대는 처음일 것이다. 전 지구인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스스로를 집안에 격리해서 최소한의 외출만 하며 격리된 상태, 그러면서도 인터넷으로 모두가 연결되어 상황을 공유하는 시대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나름대로 즐겁게, 어떤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에 잠식되어 누구보다 힘들게, 어떤 사람들은 이 상황을 일으킨 주범이라 믿는 무언가에게 화가 잔뜩 난 채로. 영아와 유아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양육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고,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만나 놀 수 없어 답답하겠지만 나름대로 집 안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들은 학교가 닫거나 개학이 미뤄지고 있어서 초조함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돈을 벌어서 한 달 한 달 살아가야 하는 사람.. 2주만에 세상이 엄청나게 변했어 2주전에 내 생일이었다. 나는 디즈니랜드에 다녀왔고,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감은 있었지만 내가 내 생일에 예약해둔 여행을 떠나고 고대하던 디즈니랜드에 생에 두번째로 가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괜찮은 분위기였다.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이미 파리 디즈니랜드는 휴업에 들어갔고, 만약 지금의 상황이었다면 위약금이고 뭐고 집 밖에 나갈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 지난 2주간 나는 파리 여행 후로 약한 감기기운이 있기도 했고, 아무래도 불안한 감이 있어서 한국의 상황으로 부터 배운대로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회사 동료들에게도 양해를 구했는데, 절반정도는 '그래 아프면 부디 집에 있어줘' 라는 대답을 했고, 절반은 '에이, 파리여행 이야기 듣고 싶었는데 아쉽다, 얼른 나아서 출근해!'라는 사람이.. 게으름을 피우고 지구에게 숨 돌릴 틈을 주자 한두달 게으름을 피웠다. 공부도 운동도 책읽기도 슬렁슬렁 하거나 아예 안했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훈련도 관뒀다. 재택근무도 더 자주 하고 있다. 성실한 사람으로 사는 것을 좀 소홀히 하고 게으름을 실컷 피우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코비드 19 바이러스가 유럽에서도 크게 유행을 하게 되었다. 사실 여기도 (내 예상으로는) 한국과 다를바 없었을텐데 그동안 유럽인들은 이게 본인들에게 닥칠 일이 될거라 예상을 안해서 검사조차 안하고 있었던 듯 하다. 독일과 중국의 산업쪽 관계만 해도 한국과 비교 할 때 규모면에선 더 클지도 모르는데. 비즈니스 트립, 컨퍼런스, 관광 등 교류가 결코 적지도 않으면서 너무 안일했다. 그리고 지금 독일 정부는 어차피 70퍼센트가 올해 말까지 감염 될 것이므로 무리해서 노력하지 않.. 어른이 되면, 자유롭게 꿈꾸는 것이 더이상 공짜가 아니야 어른이 되어 참 좋은 것은, 내 생일을 디즈니랜드에서 보내는 것 정도의 결정은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거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이 것은 아마도 어른의 문제겠지. 다만 이미 파리행 기차와 호텔은 취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일단 파리에 가서 결정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예정대로 생일 전 주말에 파리로 떠났다. 여행객 모드가 되면 아무래도 근심 걱정을 덜 하게 된다. 그래서 그래, 날씨만 좋다면 디즈니랜드도 예정대로 가버리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날씨가 심각하게 안좋았다. 이런 지랄맞은 날씨속에서 여행을 해 본 것은 아마 몬트리올에서 길 잃어버린 후로 처음 같아. 정말 춥고 무시무시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니 당연히도, 내 생일엔 줄곧 쏟아지..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2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