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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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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든 한 주 였다 정확한 원인은 파악할 수 없었지만, 한 주 내내 일하면서 컨디션 난조와 우울감, 짜증, 불안, 무기력증 등을 겪었다. 하루하루 괴로웠다. 크고 작은, 그러나 별다를 것 없는 회사일 중 트러블들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에 월간 정기 출혈이 시작되었다. 그리고서 토요일 낮에 오래간만에 테이크 아웃해와서 너무 맛있게 먹은 중국음식이 체했는지 주말 내내 두통과 소화불량을 달고 통증 속에 살았다.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한 주였다. 주말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거의 하나도 하지 못한 채 토요일엔 잠을 엄청 많이 자고, 일요일엔 두통을 회복하려고 갖은 노력을 하면서 보내버렸다. 지압, 스트레칭, 커피 마시기, 햇빛 쬐기, 산책하기 등을 통해서 두통은 그럭저럭 없어졌다. 그런데 스트레칭을 너무 ..
정말로 기다리던 함박눈이 내린 일요일 나는 벌써 완전한 어른이지만 출퇴근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눈 오는 날이 너무나 좋다. 그런데 그 눈 오는 날이 주말이니 두배로 좋았다. 게다가 내가 사는 지역은 원체 눈 구경을 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네 배로 좋았다. 이번 겨울에 한 번 정도 1센티정도 눈이 쌓일 만큼 온 날이 있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녹아버렸어서 그 날은 치지 않기로 했다. 눈으로 내리다가 비로 바뀌어서 질척해지는 것들도 다 제외한다. 따라서 오늘, 2021년 1월 17일, 우리 동네에도 첫눈이 내렸다. 최근에는 주말에 최대한 늘어지게 늦잠을 잔다. 별로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어차피 생계형 이유가 아닌이상 집 밖을 나갈 수도 없고, 외부 활동과 연계된 무언가를 계획할 때도 아니다. 뭔가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할만한 것이 떠..
한식의 한 어쨌든 주 40시간을 일을 하며 보내고 있다 보니 요리에 긴 시간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평일의 주식은 아무래도 파스타와 독일식으로 즉석 조립해 먹는 샌드위치로 간편하게 때우는 경우가 많다. 한식이나 아시아식을 만들더라도 한 그릇 요리로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쯤은 너무너무 먹고 싶은 한식 반찬이 마음 한켠에 응어리지고 늘러 붙게 된다. 그 한의 때를 닦아내고자 이번 주말에는 열심히 요리를 했다. 하지만 역시 너무 긴 시간 주방에 서있기엔 힘이 드니까, 밥이 지어지는 시간 40여 분 안에 만들 수 있는 반찬들을 만들어 먹었다. 두부조림이나 시래기 된장국 같은 것은 한 입 먹으면 우아 소리가 나올만큼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음식이다. 다만 만드는데 손이 꽤 많이 간다. 단순한 ..
처음 브이로그를 찍어보고 느낀 점 처음 브이로그란 것을 만들어보았다. 내게 있어 브이로그는 찍어둔 짧은 클립들을 연결한 영상이 아닌 그냥 하루를 큰 고민 없이 기록해보는 의미로 몇 가지 클립을 의식적으로 찍어서 연결해 놓은 것이다. 즉 촬영하기 전부터, 이건 비디오로 일기 쓰듯이 찍어봐야지, 생각하고 찍고 싶은 순간을 기다렸다가 찍는 것. 그리고 찍어둔 영상 클립들을 모아 편집해서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것.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본 것은 처음이고, 적당한 툴과 방식을 찾아가며 우왕좌왕 만들어 본 결과물은 아래와 같다. YonoVlog #1 - 하루 중 내 스스로를 위해 온전히 사용하는 시간을 기록해보고 싶었다. 재택근무를 하고 가족과 살면서 의외로 그런 순간이 적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발코니의 식물들을 정리..
불편함이 선물하는 가치라니 연말연시를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가 있고, 그래서 회사 일이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중간중간 지루할 때마다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뭐 재미있는 것이 없나 기웃기웃 대게 된다. 창고에서 오래 잠자고 있는 dslr카메라를 꺼내서 배터리를 충전했다. 다 충전된 배터리를 끼우니 작동이 잘 된다. 오래간만에 좋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재미있어서 집안 곳곳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동영상도 촬영해 봤는데 과연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보다 심도도 잘 표현되고 운치가 더해진 장면이 찍혔다. 찍은 사진을 큰 화면에서 보고 보정도 하고 싶어서 SD카드를 읽을 수 있는 머신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그럴 수 있는 머신이 이제 내 오래된 무려 올해 12살인 맥북프로밖에 없었다. 역시나 잠자고 있던 맥북을 깨워서 카메라..
시디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감각 시디 더미를 바라보며 지금 듣고 싶은 음악이 뭔지 생각한다. 신중하게 시디 케이스 하나를 골라 든다. 이미 플레이 한 시디들 더미 위로 가져가서 얹어놓는다. 시디플레이어 뚜껑을 열어 들어있는 시디를 확인하다. 엄지손가락과 중지 손가락을 이용해서 원반의 가장자리 양 끝을 단단히 잡고, 검지 손가락으로 중앙의 홀 근처를 살짝 눌러서 반동을 이용해 찰칵 시디를 꺼낸다. 손에 든 시디와 짝인 케이스를 찾아서 다시 반듯하게 조립해 닫아둔다. 방금 새로 꺼내온 시디 케이스를 열어 그 안의 시디를 뚜껑이 열려 있는 씨디피 안에 찰칵 집어넣는다. 뚜껑을 닫히면서 다시 걸쇠가 내는 찰칵 소리와 진동을 느낀다. 스피커의 스위치를 켜고, 시디플레이어의 재생 버튼을 누른다. 챠르르르 소리를 내면서 시디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
아마도 유년기 이후로 집안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한 해 그 어느 때보다 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특별히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나는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볼 때 특정 이벤트의 발생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떠올린다. 그리고 아무래도 일상을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기념할만한 이벤트들은 대부분 집을 떠나서 실행이 된다. 여행이나 소풍, 친구들과의 모임, 각종 경조사, 기타 등등.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도 꽤 많지만 다른 평범한 나날들과 배경이 같다 보니 약간 덜 두드러지게 기억되는 듯하다. 올해는 여행이나 소풍같이 자진해서 떠난 휴가가 세 번 뿐이었다. 내 생일 즈음에 다녀온 파리 여행, 여름의 막바지에 1박 2일로 다녀온 숲 속 야생 캠핑, 그리고 가을에 다녀온 한국. 기억할 것이 적으면 그동안 흐른 시간도 짧게 느껴진다. 세 번만에 추억을 싹 리와인..
완벽하게 게으른 일요일 오전의 풍경 일요일이니까 잠은 해가 중천에 떴다는 표현이 들어맞을 때쯤 깨야 한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을 거실이나 티비 탁자에 두고 자지만, 오늘은 눈을 떠서도 한참 동안 이불속에 있을 예정이므로 어젯밤부터 스마트폰을 침대 근처에 두고 잤다. 적어도 한 시간 정도는 침대 안에서 이불속 온기를 만끽해야 하므로 그동안 심심하면 안 되니까. 다행히 중간중간 노르망디도 다녀가고, 요를레이도 찾아와 줘서 심심할 틈은 없었다. 사실 요를레이가 침대에 오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오전 식사를 끝내고 낮잠을 자려고 오는 것이다. 요를레이는 아주 규칙적인 고양이라서 매일 11시경~4시경 사이에 반드시 침대로 와서 나란히 위치한 두 베개 사이 틈에 몸을 끼우고 잔다. 이 말은 곧, 나는 이 규칙적인 고양이가 낮잠 잘 시각 즈음에 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