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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한식의 한

표고버섯, 당근, 무를 넣고 지은 밥과 들깨 시래기 된장국
너무나 먹고 싶었던 두부조림

어쨌든 주 40시간을 일을 하며 보내고 있다 보니 요리에 긴 시간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평일의 주식은 아무래도 파스타와 독일식으로 즉석 조립해 먹는 샌드위치로 간편하게 때우는 경우가 많다. 한식이나 아시아식을 만들더라도 한 그릇 요리로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쯤은 너무너무 먹고 싶은 한식 반찬이 마음 한켠에 응어리지고 늘러 붙게 된다. 그 한의 때를 닦아내고자 이번 주말에는 열심히 요리를 했다. 하지만 역시 너무 긴 시간 주방에 서있기엔 힘이 드니까, 밥이 지어지는 시간 40여 분 안에 만들 수 있는 반찬들을 만들어 먹었다.

 

두부조림이나 시래기 된장국 같은 것은 한 입 먹으면 우아 소리가 나올만큼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음식이다. 다만 만드는데 손이 꽤 많이 간다. 단순한 사이드 반찬으로 취급받기엔 재료부터 여기서 구하기가 편하지 않고, 먹고 싶다고 바로 뚝딱 만들 수 없을 만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래서 이번의 메인은 각각 이 두 가지가 맡았다. 트위터에서 지나가다가 본 레시피에 두부조림에 연두를 간장과 같은 양 넣는다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 해 봤다. 간장도 연두도 두부도 다 콩이 주원료인 것들이니 어쨌든 잘 어울렸다. 두부를 콩기름에 구우면 더 좋았을까.

 

또 다른 트위터에서 본 팁은 김을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먹는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도 김은 번거롭게 후라이팬을 달궈 굽지 않고 오븐에 구워 먹는다. 170도 정도에 놓고 5-8분 구우면 바삭바삭 맛있게 구워진다. 진정한 꿀팁이라 할 수 있다.

 

슈퍼마켓 냉동코너에서 파는 잘라서 얼린 약부추는 양념장 등을 만들 때 유용하게 쓰고 있다. 하지만 역시 한식을 해 먹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어서 이렇게 한 번씩 한을 풀 때 두 번 정도 먹을 양을 만들어서 아껴먹고 있다. 내일은 미역국을 끓여서 남은 두부조림과 먹을 수 있다. ㅠㅠ 정말 알찬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