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Journal (1704) 썸네일형 리스트형 일단 가 보자, 루이지애나 문학축제 덴마크의 루이지애나 뮤지엄은 2017년에 나 홀로 떠났던 북유럽 배낭여행 때 들러보고 반해서 언젠가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때때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흥미로운 전시가 예정되어 있나 살펴보고는 했다. 한동안 잊고 살다가 정말 간간히 생각나면 찾아봤다. 이곳에서 문학제를 한다는 것을 안 것도, 판데믹 이후 오랜만에 열리는 문학제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초대되어 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으니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올봄쯤에 이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 문학제 일정에 맞춰 뮤지엄 근처의 숙소를 이틀밤 예약했다. 어떻게 티켓을 구하는지,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는 전혀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지난번 경험에서 볼 때 코펜하겐에서 이 뮤지엄이 있는 훔멜벡이란 도시가 멀지는.. 책 - Design for a better world 돈 노먼 선생님의 신간 Design for a better world를 지난달쯤부터 읽고 있는데 중간에 아프고 그래서 아직 3분의 1 정도 읽었다. 읽다 보니 문득 나의 전공 -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경영학 - 두 개가 굉장한 연관성을 가졌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경영학 수업들 전부 다 흥미가 없었는데 유일하게 흥미롭던 수업이 business psychology와 거시경제학이었고 여기서 다룬 행동경제학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서 평소에 안 하던 연관도서를 찾아 읽는 행위까지 했었다. 돈 노먼 선생도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행동경제학에 대한 깊은 조예를 드러낸 초유명작 Design of everyday things를 쓰셨으니 이 분의 책이나 강연에 내가 관심이 지대한 것이 설명이 된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집에서 보내는 휴가 최근 들어 회사 일을 열심히, 그리고 많이 했다. 팀 구조가 바뀌면서 새로운 커다란 책임이 팀에 부여되었는데,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버거워하며 6개월 정도 우왕좌왕하는데 시간을 쏟는 동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어서 커다란 한 꼭지를 마무리했다. 지난주 목요일에는 큰 부서회의에서 그 내용을 발표했는데, 원래 발표자인 프로덕매니저가 휴가를 앞당기게 되면서 -_- 내가 하게 되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팀의 전반기 성과물을 대표해서 발표하는 것이 너무 부담되어 대본도 여러 번 고쳐 쓰고 연습도 많이 했다. 다행히 발표는 잘 끝났고, 완전히 칭찬을 많이 들었다. 내 마음에는 70점 정도밖에 안 되는 발표였지만 나를 만족시키기가 원래 가장 어려운 법. 이러한 무게감과 오전 오후 꽉 찬 미팅스케줄 때문에 번.. 육체와 노동 요즘 회사일이 많다. 내게 주어지는 책임이 점점 늘어난다. 인정을 받는 건지 그냥 이 것 저 것 시키면 어떻게든 시간 맞춰 끝내니까 일단 이용하고 보자는 심리만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어찌 되었든 꾸준히 다른 자리도 알아봐야 하는데 요즘 너무 바쁘기도 하고, 정말 가고 싶은 자리 면접 본 후로 거기가 되었으면 싶은 마음에 더 안 찾아보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좀 찾아봐야지. 회사일이 바쁘다 보니 하루종일 정말 길고 긴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저녁에 헬스장을 안 가는 날은 산책이라도 하려고 한다. 한동안 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에 자세가 많이 좋아졌는데 다시 컴퓨터 앞에서 집중해서 일하다 보니까 또 구부정해진다. 퇴근하고 나면 어깨랑 뒷목이 많이 뭉쳐있다. 어렵게 교정해 놔도 순식간에 되돌아와서 통증이 생.. 쉬어야 한다. 이주 연속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다른 도시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 사이에 평일 저녁에 락콘서트도 하나 다녀왔다. 무려 레드핫칠리페퍼스와 이기팝을 만나고 왔다. 콘서트장에 나 말고도 동료 셋이나 더 온다고 했는데 결국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조금 다행이었다. 독일어와 영어로 사교활동을 할 에너지가 부족하던 참이었다. 두 개의 주말 동안 술을 많이 마시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뒤셀도르프에 있는 노래방에 가서 놀기도 했다. 한 이십 년 만에 간 것만 같은 느낌. 너무 재밌었다. 두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프라이비어페스트도 다녀왔다. 가는 길 아우토반이 죄 공사 중이라 오래 걸렸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도 글쓰기 모임에 참석 했다. 결국 오늘은 너무너무 피곤한 월요일이다. 신발을 잘못된걸 .. 죽음과 함께 잃어가는 것들 둘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빠 쪽 친척 집안에서 가장 부유한 어르신이었고, 가장 오래 사셨다. 우리 엄마가 이 분을 많이 의지하고 도움을 받은 적 많고, 감사한 마음을 표하기 위해 다 같이 주기적으로 찾아뵈었었다. 으리으리한 저택에 사실 때부터 늘 마음속으로 부러워하는 환경의 집이어서 따라가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다 보니 일찍 돌아가신 친조부모보다 횟수로는 훨씬 많이 뵈었다. 이런 표현이 옳지 못함은 알지만, 할머니는 노인이지만 미인이셨다. 날씬하고 늘 단아한 옷을 입으셨고, 미소가 예쁘셨다. 나도 저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집안 어른이셨다. 하지만 할머니와 그 집에서 오래 일하신 가정부 아주머니(성함도 까먹었다) 말고 다른 친척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었는데, 말하기.. 주말이 너무 좋다 이번 주말은 결혼기념일이 끼인 주간이라 콘서트를 봤다. 사실 결혼기념일과 관계없이 오래전에 예매한 만하임필의 정기 공연 중 하나다. 앨범 재킷으로만 만나던 클래식 뮤지션의 공연을 큰 노력과 비용 없이 볼 수 있다는 게 이곳에 사는 장점 중 하나다. 마리아 호앙 피레즈는 굉장히 자그마한 분이셨다. 또랑또랑 야무진 피아노음이 밝고 희망에 찬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차르트의 협주곡을 화려하게 채웠다. 같이 호흡을 맞춘 이도 바르-샤이는 이스라엘 출신 피아니스트인데 꽤 젊고 엄청나게 다른 질감으로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 소리가 기름지다 느낀 건 처음인 것 같아. 과연 피아노가 둘이니까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화려함이 있었다. 초여름의 프로그램들이라 다 화사하고 활기찼다. 첫 프로그램이었던 프로코피에프 심포니 1번.. 되고 싶은 사람은 언제 될 수 있을까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한 달에 두 번 정도 성공한다. 그 외에는 업무 때문에 일어나야 하는 최대한 늦은 시각에 아슬아슬하게 일어날 뿐이다.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꾸준히 하던 때도 있었지만 일어나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해야 하고, 그게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아서 습관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괜찮다. 나는 늦게 일어나는 편이 건강에는 더 좋은 체질인 것 같으니까. 그래도 요즘은 빨리 가버리는 하루가 아깝다. 자유시간을 좀 더 확보하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고 싶은 거다. 업무를 마친 평일 저녁에는 운동을 가거나 운동을 안 가는 날엔 장을 보고 요리를 한다. 오늘은 운동을 가는 날인데도 안 가버린 덕분에 시간이 조금 남아서 산책을 다녀왔고 이 글도 쓰고 있다. 글을 꾸준히 쓰고 .. 이전 1 2 3 4 5 6 7 ··· 2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