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연속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다른 도시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 사이에 평일 저녁에 락콘서트도 하나 다녀왔다. 무려 레드핫칠리페퍼스와 이기팝을 만나고 왔다. 콘서트장에 나 말고도 동료 셋이나 더 온다고 했는데 결국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조금 다행이었다. 독일어와 영어로 사교활동을 할 에너지가 부족하던 참이었다. 두 개의 주말 동안 술을 많이 마시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뒤셀도르프에 있는 노래방에 가서 놀기도 했다. 한 이십 년 만에 간 것만 같은 느낌. 너무 재밌었다. 두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프라이비어페스트도 다녀왔다. 가는 길 아우토반이 죄 공사 중이라 오래 걸렸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도 글쓰기 모임에 참석 했다. 결국 오늘은 너무너무 피곤한 월요일이다.
신발을 잘못된걸 신고 여기저기 쏘다닌 덕에 발에 물집이 잔뜩 생겨서 아파서 일주일정도 운동을 쉬었다. 오늘까진 집에서 하고 내일은 꼭 다시 가야지. 운동을 해도 피곤하지만 안 하면 더 피곤하다. 이 무슨 슬픈 현상인가. 좀 튼튼한 몸으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이런 몸이라도 데리고 앞으로의 세월을 살아가야 하니까 너무 하기 싫어도 운동을 시키러 헬스장에 끌고 가야 한다.
사람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들을 외향형 인간이라 부른다고 한다. 나는 극적인 내향형 인간이었다가 사회생활을 하며 조금 바뀌었다가 시골에서 한적한 삶을 살며 점점 본성이 돌아오는 듯하다. 사람들을 만나면 즐겁지만 기가 빨려 나가는 것이 삼 년쯤 사용한 아이폰처럼 쉽게 느낄 수 있다. 신변잡기나 세상만사에 벌어지는 일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터놓고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정말 즐거운데, 가끔 사회적 가면으로만 대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만나면 더 빠르게 방전된다.
어제는 하루종일 드라마 보면서 쉬었다. 하지만 하루로는 부족하다. 원래 낮잠을 못 자는데 오늘은 잠깐 쉬는 시간에 누웠다가 기절하듯 잠들어서 한 시간 반을 자버렸다. 약간 야근하고 저녁해 먹고 정리했더니 벌써 아홉 시가 넘어버렸다. 정성 들여서 전신 스트레칭을 좀 하고 책 읽다가 일찍 잠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