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09)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 세상이 너무 번잡하다 4주쯤 전부터 아빠가 와 계신다. 하루종일 울려 퍼지는 아빠의 스마트폰 소리가 시끄럽다. 뚱뚱한 남자들이 멱따는 목소리로 소리 지르며 방송하는 것을 하루종일 틀어두신다.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티브이소리가 너무 싫었다. 왜 계속 켜두는지 모르겠지만 끄면 다시 켜신다. 청력이 떨어지셔서 소리도 크다. 테이블매너도 엉망이고 개인위생도 그렇고 내가 싫어하는 한국 남자 노인의 특징을 많이 갖고 계신다. 그걸 눈앞에서 보며 견디는 것이 힘들다. 여기서는 아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니까 더 비교가 된다. 구글맵과 도이체반앱 사용법을 나에게 배워서 혼자 다른 도시 여행도 다녀오시고 대단한 면도 있으시다. 날씨도 안 좋고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무엇보다 심심해하신다. 평생을 집안에서 작은 왕처럼 보살핌 받고 살며, 자기 .. 맥주가 좋아서 독일에 온 지 8년, 맥주를 만들어 팔게 되었다. 오늘은 대망의 첫 배치 생산물을 병입 한 날이다. 이 특별한 감회를 기분을 기록해 두고 싶어서 밤이 늦었지만 기록을 하고 자려고 한다. 임근조와 나는 2016년 9월에 독일로 왔다. 곧 8주년을 맞이한다.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임근조가 브루마스터 과정을 공부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영어 점수를 받아 대학원에 입학하기 좀 더 좋은 자격을 갖춘 내가 독일에 있는 비즈니스 석사 과정에 합격해서 국제 이사를 올 수 있게 되었다. 독일 중서부 시골 같은 소도시에 위치한 대학원이었는데,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지금도 가끔씩 만나며 친하게 지내고, 여기서 임근조의 직장이 된 양조장을 만나고, 여러모로 우리의 기반이 되어준 곳이다. 처음에는 계획대로 일이 잘 풀리지만은 않던 임근조와 달리 나는 그럭저럭 잘 졸업해서 좋은.. 워캉스?를 다녀오다. 단 하루도 휴가를 쓰지는 않았지만 지난 주말까지 총 2주간 남부 프랑스에 다녀왔다. 리옹에서 총 2주를 보내고 주말을 낀 3박 4일은 마르세유에서 보냈다. 기차를 타고 이동했고, TGV 1등석의 편리함에 감탄했다. 리옹은 맛의 도시로 유명해서 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과연 뭘 사 먹어도 맛없는 것은 없었다. 다만 풀타임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기도 했고, 날이 너무 더워서 (36-37도까지 올라간 날이 삼일 연속 있었다) 거의 장 봐온 채소들로 샐러드를 해 먹으며 버티는 날이 많아서 외식을 많이 했다고 볼 수는 없다. 리옹에서 사는 친구분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친구분의 고양이를 돌봐주기 위해서다. 이미 랜선으로 오랫동안 알아서 나의 일방적 친밀감이 높은 고양이 꺄하멜을 돌보러 갔다. 꺄하멜은 우리 집 고양이.. 세페이지 글쓰기를 하다보니 일기를 너무 안쓴다. 요즘 티스토리 일기장에 일기 쓰는 게 뜸한 이유가 있다. 사실 요즘만 뜸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이번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남들은 모닝페이지라고 부르지만, 나는 막상 오전에 쓴 적은 없는, 3페이지 글쓰기를 종종 하게 되면 서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가지고 쓰고 있다.시간이 날 때 타이머를 5~15분 정도 지정해두고 가급적 한 페이지라도 끊지 않고 단숨에 쓰기중간에 여러 이유로 끊기게 되더라도 타이머를 이용해서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세 페이지를 모두 쓰기손으로 종이에 쓰기매일 쓰지도 않고, 아침에 쓰지도 않지만 제법 삶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글을 써야겠다고 필요를 느껴서 써야만 하는 때가 있기 때문에 매일 쓸 필요까지는 못 느끼고 있다. 지금 삶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많을 때.. 30대 기혼 여성 직장인인 내가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 며칠 전 블루스카이에서 이 칼럼기사를 접했다. 한 어린이의 사례인데도 너무나 많은 문제가 엉겨 드러나 있었다. 아이를 낳아 키워본 적 없는 나는 자연스럽게 보호자나 그 가족의 입장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공감하면서 읽었다. 나도 그런 아이였고, 이 아이가 하는 말이 뭔지 너무 잘 안다. 비록 나는 외동도 아니고 저출생 시대의 어린이도 아니었지만, 이 환경적 차이점을 제외하면 내가 겪었던 내가 태어나고 자란 사회의 끔찍함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현재의 어린이들에게까지 그대로 일어나고 있음을 알았다. [공감]저출생 시대, 자해하는 양가 외동아이들한 여학생이 부모, 할머니, 외삼촌 등 무려 4명의 보호자들과 함께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 여학생의 가장 큰 문제는 자해라고 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여학생 세계..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읽으며 자아성찰을 해 보니… 나그네가 올 초 한국에 다녀올 때 사온 책이 여러 권 있는데, 그중에 가장 두껍고 재미없어 보여서 여태껏 안 보다가 지난주쯤 집어서 읽기 시작한 책, 레이 달리오의 '원칙'이란 자서전+경영참고서+자기 계발서 같은 책을 엄청나게 재밌게 읽고 있다. 이제 분량으로는 절반 정도, 자서전 부분과 삶의 원칙에 대한 부분은 다 봤다. 중간 중간 매우 자주 책을 덮고서 곱씹고, 내 경우엔 어떤가 생각해 가며 읽고 있다. 좋은 책이다. 가장 좋은 점은 간결한 서술로 정말 많은 통찰을 한 줄 한 줄 알차게 눌러 담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성비가 좋다. 한 문단만 읽어도 배울 점이 수두룩 빽빽해. 군더더기가 거의 없는 서술방식 덕분에 자서전 부분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필요한 일화만 엄선해서 들려.. 뻐킹 트랜스포메이션 회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무려 8천여 명을 구조조정 했다. 7%에 해당한다고 한다. 내 일기장에 욕을 쓰기는 싫지만 참 좢같은 일이다. 사실 툭하면 구조조정을 한 지 몇 년이 되었다. 다만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한 적은 처음 보고, 특히 나와 가깝게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우수수 사라지는 걸 보는 건 소스라치게 무섭다. 중요도나 가치, 능력에 관계없이 북미나 영국, 아시아 등 소위 해고하기 쉬운 나라에서 다 잘렸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고용된 사람들은 강력한 노조 덕분에 대부분 자리는 가까스로 보전했지만 이제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게 될지 막막한 사정들이 되었다. 이 와중에 회사 주식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엿 먹어라 캐피털리즘. 투자자들은 어마어마한 경험과 기술이 증발하는.. 투표 재외국민 선거 참여율이 엄청나게 높았다는 뉴스를 봤다. 지난 오스턴 휴일에 나와 나그네가 한 시간여를 운전해서 가서 참여하고 온 것도 집계에 포함되었겠지. 우리는 머릿속에 한 번에 진행 중인 토픽이 다국어로 많다 보니, 여태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정치판에는 관심이 덜 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국회는 뭐랄까. 좀 한심하다. 이렇게까지 아무나 권력을 가질 수 있구나, 한 번 가지면 그냥 밀어붙여서 내 마음대로 하면 되는 거였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여론을 눈속임하려는 수고조차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굳건한 지지층을 보면 아이티업계 은퇴를 서두르고 어르신들 살아계시는 동안 정계에 입문해서 듣고 싶은 말들을 해주는 편이 부와 권력을 추구하는 영리한 길처럼 생각될 지경이다... 이전 1 2 3 4 ··· 2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