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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위안이 필요할 때 수사물을 찾는 이유 현실의 생활에 딱히 불만은 없으면서도 만족스럽지가 않다. 아무래도 사업이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잘 안 되는 것이 누구 탓은 아니다. 욕심 탓에 조급한 마음이 들뿐이다. 가끔씩 멈춰 서서 정리하고 짚을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데 방해가 되는 사항이 있다면 짚고 저지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판단이 한 번 내려지면 그것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니까. 지치고 휴식이 필요 할 때 수사물을 즐겨 본다. 내가 보는 수사물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경찰이거나 법조인이다. 사법 절차를 통해 이야기에서 악으로 포지션 된 범인들을 처벌한다. 물론 미스터리 소설의 볼거리는 처벌 부분이 아니다. 수사가 진행되며 초반에는 몰랐던 피해자와 가해자의 정..
바쁘게 열심히 살아봤다 1-2월엔 노릉이의 몸상태도 점점 회복세로 돌아왔고, 덕분에 긴 외출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다. 그래서 서울브리즈를 판매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우선 유통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으니 유통 파트너를 찾고 싶었는데 처음 손잡고 같이 커 나가 보기로 한 스타트업 유통사를 만났다. 그분들이 구축해 둔 네트워크를 통해서, 그리고 또 우리가 찾아서 연락한 곳들까지 다 해서 몇 군데 오프라인 판매처가 생겼다. 우리가 직접 컨트롤하는 프랑크푸르트와 만하임, 하이델베르크 인근을 넘어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에도 오프라인 매장이 생겼다.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회사일도 1년 넘게 한 프로젝트의 막바지에 있다 보니 할 일이 무척 많아서 요즘에는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만 하고 산다. 퇴근 후 저녁밥..
이제는 거의 격월에 한 번 여기에 글을 쓴다. 12월이 어수선했다. 연말연시가 후루룩 흘러가 버렸다. 근간의 나의 정신은 25%쯤 한국과 한국에 사는 사람들 걱정, 50%쯤 우리 고양이 둘의 건강 걱정, 25%쯤은 일 걱정을 하느라 소진되었다. 노릉이가 마지막 방사선 치료를 받은 지 7주가 지난 지금은 부작용으로 인한 대부분의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다. 하지만 지난 7주간 매일매일 좋다 나쁘다 하면서 아주 천천히 낫는 바람에 나는 늘 긴장상태로 아침저녁 재택치료에 공을 들였다. 재택치료 초기에 처방받아 실행한 호흡치료 약이 노릉과 맞지 않았는지 구토가 심해서 크리스마스까지 아주 겁나는 상황이 많이 있었다. 밤새도록 토하는 노릉의 구토 횟수를 기록하고, 액체로 된 모든 시중의 사료를 구입해 먹이려 시도하고, 닭가슴살을 삶아 삶은 물과 고기를 다져서 먹이..
재정비의 시간 11월을 재정비의 시간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자고 맘먹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개인사로 바빠서 노력 없이도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을 수 있었다. 8월 말부터 노릉이가 눈물 때문에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11월 초에서야 3차 병원으로 트랜스퍼가 되어 최종적으로 비강 종양 림포마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3차 병원에서는 바로 방사선 치료 플래닝과 예약을 잡아줘서 2주간 주 2회씩 방사선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화학적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가능성 때문에 자제하고 있었던 스테로이드 약도 처방받아 노릉이가 숨 쉬는 것이 많이 편해졌다. 이제 두 번 더 치료를 받으면 총 삼 주간, 6회에 걸친 치료가 끝난다. 안 그래도 우리 노릉이는 차 타는 것을 싫어하는데, 치료를 위해 왕복 3시간여를 차 타고 ..
내 세상이 너무 번잡하다 4주쯤 전부터 아빠가 와 계신다. 하루종일 울려 퍼지는 아빠의 스마트폰 소리가 시끄럽다. 뚱뚱한 남자들이 멱따는 목소리로 소리 지르며 방송하는 것을 하루종일 틀어두신다.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티브이소리가 너무 싫었다. 왜 계속 켜두는지 모르겠지만 끄면 다시 켜신다. 청력이 떨어지셔서 소리도 크다. 테이블매너도 엉망이고 개인위생도 그렇고 내가 싫어하는 한국 남자 노인의 특징을 많이 갖고 계신다. 그걸 눈앞에서 보며 견디는 것이 힘들다. 여기서는 아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니까 더 비교가 된다. 구글맵과 도이체반앱 사용법을 나에게 배워서 혼자 다른 도시 여행도 다녀오시고 대단한 면도 있으시다. 날씨도 안 좋고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무엇보다 심심해하신다. 평생을 집안에서 작은 왕처럼 보살핌 받고 살며, 자기 ..
맥주가 좋아서 독일에 온 지 8년, 맥주를 만들어 팔게 되었다. 오늘은 대망의 첫 배치 생산물을 병입 한 날이다. 이 특별한 감회를 기분을 기록해 두고 싶어서 밤이 늦었지만 기록을 하고 자려고 한다. 임근조와 나는 2016년 9월에 독일로 왔다. 곧 8주년을 맞이한다.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임근조가 브루마스터 과정을 공부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영어 점수를 받아 대학원에 입학하기 좀 더 좋은 자격을 갖춘 내가 독일에 있는 비즈니스 석사 과정에 합격해서 국제 이사를 올 수 있게 되었다. 독일 중서부 시골 같은 소도시에 위치한 대학원이었는데,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지금도 가끔씩 만나며 친하게 지내고, 여기서 임근조의 직장이 된 양조장을 만나고, 여러모로 우리의 기반이 되어준 곳이다. 처음에는 계획대로 일이 잘 풀리지만은 않던 임근조와 달리 나는 그럭저럭 잘 졸업해서 좋은..
워캉스?를 다녀오다. 단 하루도 휴가를 쓰지는 않았지만 지난 주말까지 총 2주간 남부 프랑스에 다녀왔다. 리옹에서 총 2주를 보내고 주말을 낀 3박 4일은 마르세유에서 보냈다. 기차를 타고 이동했고, TGV 1등석의 편리함에 감탄했다. 리옹은 맛의 도시로 유명해서 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과연 뭘 사 먹어도 맛없는 것은 없었다. 다만 풀타임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기도 했고, 날이 너무 더워서 (36-37도까지 올라간 날이 삼일 연속 있었다) 거의 장 봐온 채소들로 샐러드를 해 먹으며 버티는 날이 많아서 외식을 많이 했다고 볼 수는 없다. 리옹에서 사는 친구분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친구분의 고양이를 돌봐주기 위해서다. 이미 랜선으로 오랫동안 알아서 나의 일방적 친밀감이 높은 고양이 꺄하멜을 돌보러 갔다. 꺄하멜은 우리 집 고양이..
세페이지 글쓰기를 하다보니 일기를 너무 안쓴다. 요즘 티스토리 일기장에 일기 쓰는 게 뜸한 이유가 있다. 사실 요즘만 뜸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이번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남들은 모닝페이지라고 부르지만, 나는 막상 오전에 쓴 적은 없는, 3페이지 글쓰기를 종종 하게 되면 서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가지고 쓰고 있다.시간이 날 때 타이머를 5~15분 정도 지정해두고 가급적 한 페이지라도 끊지 않고 단숨에 쓰기중간에 여러 이유로 끊기게 되더라도 타이머를 이용해서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세 페이지를 모두 쓰기손으로 종이에 쓰기매일 쓰지도 않고, 아침에 쓰지도 않지만 제법 삶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글을 써야겠다고 필요를 느껴서 써야만 하는 때가 있기 때문에 매일 쓸 필요까지는 못 느끼고 있다. 지금 삶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많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