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10월부터 추워서 난방을 켰다. 하지만 진짜 겨울이란 기분은 지난 주말과 이번 주 초반부터 느끼기 시작했다. 새벽에 서리를 본다든지 흩날리는 눈을 보기 시작한 것도 이번 주부터다. 자동차의 시트히팅과 핸들히팅이 꼭 필요해졌다. 하루 종일 달고 살던 탄산수에 손이 잘 안 가고 따뜻한 보리차를 보온병에 넣어두고 마신다. 고양이들은 집안에서 가장 푹신하고 따뜻한 곳을 찾아 서로의 체온까지 의지하며 하루 종일 잠을 잔다. 새빨갛게 눈부시던 앞정원의 단풍일도 다 졌다. 겨울이 시작되었다. 윈터 이즈 케임. 두둥.
이번 주에 겨울만 온 것이 아니고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난주, 날씨가 추워지고 서울브리즈가 천천히 팔리기 시작함에 걱정이 될 때쯤 감사하게도 믿음직한 디스트리뷰션 파트너와 첫 거래를 성사시켰다. 덕분에 우리가 직접 배달할 수 없는 지역에서 오는 문의에 대한 해법을 마련해서 무척 기쁘다. 여전히 남아있는 수많은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앞으로 이 귀중한 관계를 더 튼튼하고 길게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도전과 투자를 해야 한다. 이미 상상력을 동원해서 원재료 수급 계획, 생산량 증대, 대량 물류 컨트롤에 대한 다음 단계 준비를 시작한 지는 좀 되었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정성 들여 진행하면 시간은 좀 걸려도 언젠가는 해법 근처에 도달하게 되거나 해법이 우리에게 찾아오는 경험을 하고 있다.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골머리를 앓던 창고문제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친구의 조상이 쓰던 오래된 와인셀러 지하창고를 빌려 쓰기 위해 수제 엘리베이터 만들기 작업을 2개월 넘게 진행해서 끝냈다. 하지만 역시 상업용 창고는 필요해서 계속해서 매물을 찾던 중 좋은 곳을 찾아서 계약했다. 내년부터는 우리도 정식 등록한 상업 창고를 가진 어엿한 유통사가 된다. 물론 내년이 된다고 자동으로 되는 건 아니고 1월부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많은 일을 직접 해결해야 한다. 금융권의 도움도 필요해져서 이번 주 초에는 시에서 주최한 창업가 지원행사에 다녀왔다. 거기서 교수님(...)도 다시 뵈었고 약간 뻘쭘했지만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를 얻었다. 하나씩 실행하면 된다.
며칠에 한 번 꼴로 중요한 미팅이 있으니 늘 할일이 많고, 열심히 하면 fruitful한 결과가 생기니 사업이 정말 재미있다. 반면 회사일은 휴가나 병가 간 동료가 많아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보니 점점 의욕을 잃고 있다. 다음 주엔 잠시 쉬어가고 싶어서 휴가를 써놨다. 감사하게도 와서 자고 가라고 초대해 주신 랜선친구들을 방문하러 파리에 다녀올 예정이다. 되게 힘든 4분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다 좋은 일뿐이다. 좋지 않은 일은 나만 잊어버리면 해결될 정도로 사소한 것들 뿐이다. 감사히 여기며 차분히 평화롭게 보내는 이번 겨울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