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xt Journal

아시안 쏠리더리티!

반찬투정중인 노릉

오늘은 목요일이고, 디자인 회의가 있는 목요일이라 나는 하루종일 매우 바빴다. 만화책 보면서 틈틈히 설렁설렁 일하려던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열심히 목업 마무리를 한 덕에 팀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하루를 기분좋게 마무리 했다. 아름답고 정돈된 것을 보면 행복해지는 사람들을 보니 무척이나 뿌듯했다. 내가 이래서 디자인을 못끊어요.

 

오늘은 뜨게질을 좀 하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결국 한줄도 다 못떴다. 그냥 저녁 먹고 나서 쇼파에 누워 인스타 디엠으로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안부 주고 받고 수다떨면서 어영부영 보냈다. 나는 요즘 특히나 아시아 친구들에게만 다정하고 질척대고 싶은데 아쉽게도 동아시아에서 온 친구는 별로 많지 않다. 대학원 다니며 만난 친구중에 가장 마음이 통했던 친구가 있는데 멀리 이사를 가버려서 온라인으로만 안부를 주고 받다가, 코로나 터지고 인종차별에 지지 말자고 좀 더 자주 연락하며 서로를 위로하던 차에 오늘도 안부를 물었다. 친구가 부모님이 보내준 한국산 마스크를 자랑하면서 뒷면의 사용시 주의사항을 읽어달래서 번역해 줬다. 그러더니 나보고 너는 마스크가 없냐고 물어서 없는데 밖에 어차피 잘 안나가서 괜찮다고 하니 당장 주소를 부르라고 했다. 예전에 중국에서 잔뜩 주문해둔 마스크가 있으니 좀 보내주겠다고. 뭔가 이런 시기에 마스크나 휴지는 생명의 은인에게나 나눠 줄 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거절했는데, 계속해서 그냥 가만히 주소나 알려줘 이래서 결국 알려줬다. 내가 두개만 보내줘! 라고 했더니 16개 보내준대. 으와... 이... 이런 은혜를 저에게 베푸는 사람은 독일에서 너 뿐이었어... 라고 뭔가 진심이자 어쩐지 팩트같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어쩌면 이럴 수 있죠. 이젠 거의 렌선친구나 다름없는데. 넘 고맙고, 답장으로 감사의 중국시라도 손으로 적어 보내야겠다. 검색을 해 봤는데 이런걸 줏었다.

'有福同享,有难同当(복은 나누고 어려움은 함께 헤쳐 나감)‘

’風雨同舟(비바람이 불어도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무사히 건널 수 있음.)'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데 이렇게 매일 매일 뭔가에 고마움을 느끼며 살고 있다. 일기를 써보라고 한 우주비행사의 조언은 정말로 좋은 조언이었던 것 같아. 사실 답답한 일도 있고 그랬는데 그런건 구지 여기에 써서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피곤해서 안쓰게 되거든. 나중에 다시 이 일기를 읽는다면 감사 한 일이 넘치고 배운게 많은 뜻깊은 일상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