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xt Journal

마션을 보다.

드디어!! 한달만에! 영화를 봤다.


ㅠㅠ


이게 말이나 되냐고! 이게 사람 사는거야?!


아무튼 기대하던 영화 마션을 보았다.

의미불명의 SCOTT FREE 스튜디오에서 만든 (기분은 알 것 같다. 왠지 리들리 스캇 감독 엄청 꼬장꼬장한 잔소리꾼일거 같아)

우주배경! 두둥! 리들리 스캇 필름! 두둥! 우주배경에 이 이름 안뜨면 어쩐지 허전할 것 같은 느낌.


재밌게 본 The Moon도 그렇고, 밀실(이 경우에는 행성 전체가 밀실이네)에서 홀로 살아남는 이야기는 참 재밌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이 경우에는 주인공이 어떻게 혼자 노는지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한가한 상태에서 혼자가 되면 늘 고민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의 주인공들은 특정한 상황에 놓여있고, 어쨌든 문제를 해결해서 결말에 다다러야 하는 모티베이션이 굵게 자리잡고 있다는게 나랑 다르긴 하다.

영화 마지막에 설명충같은 잔소리꾼 감독의 메시지가 들어있는 씬이 있다.

무사히 귀환해서 교수가 된 마크가 학생들에게 하는 강의. (고리타분해!)

"포기하거나, 문제에 맞서 해결하거나, 그 두 갈림길에서 나는 그냥 뭐라도 하는 것을 택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결국 귀환하게 되었다."라는 의미의 메시지.

당연한 소리인데 생각해보면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되새기면 좋을 말이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건 하나씩 급한 불을 꺼 나가는 것이고, '하나씩 꺼 나가다 보면 이 불지옥 같은 상황이 좀 진압되어 있겠지.' 라는 믿음이 상황 전체를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지금 내가 스트레스 받고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1. 먼저 학업문제. 이거야 말로 급한불(시험 하나하나) 꺼가면서 부딪치는 수밖에 없다. 누구한테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오롯이 나만의 문제이므로,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을 할애하면 된다.

2. 돈문제. 일단 돈걱정은 잠시 임근조에게 맡기면 된다. 당장 3-4개월간은 큰 걱정 없고, 여행도 취소되어 여행자금이 고스란히 묶여있는 상태이므로 이 것이 위기 상황에서 쓰일 수도 있다.

3. 일문제. 큰 문제다. 현재 동시에 돌아가고 있는 '일'이 5가지가 있다. 물론 엄청 바쁜 일은 대부분 끝났다. 사실 일이랑 공부를 병행하는게 너무 힘들다. 나는 아무래도 공부보다는 일을 좋아해서, 늘 일을 더 많이 하고 먼저 하는데, 그러다보니 공부할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이번주만해도 급하게 해야 할 일은 없는 채 공부할 시간이 좀 났었는데 나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서 했다. -_- 그마저도 없을 땐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했다. 그냥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은걸지도...

4. 진학문제. 학업이 우선 잘되어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기에 이건 좀 미뤄놨다. 미뤄두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정보가 좀 더 필요하지만, 이건 노력에 비례하게 얻어지는게 아니어서 섣불리 시간을 쓰기가 어렵다.

5. 봉사활동. 이건 내가 마음 편하려고 하는거니까. 이 것 때문에 다른일에 지장을 받아서 결과적으로 마음불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현재까지는 잘 하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정신 집중해서 잘 해야 하겠지.

6. 가족문제. 이게 제일 문제. ㅋㅋ 늘 예상 또는 계획과 다른 사건이 발생하고, 매 번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 친구들 조언대로 평판을 신경쓰지 말고 내 맘 또는 몸이 편한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겠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여기에 내 욕망

친목, 운동, 눈 수술, 여행 등을 끼워넣으려면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내 욕망을 희생하면 나는 너무 짜증이 나서 앞의 6가지 duty들을 다 때려치고 싶어진다. 하하핫

최민희의 빅 히스토리를 훑어보면 이 성격이 변하지도 좋아지지도 않을 것 같으니 요리조리 시간을 만들어서 욕망분출 타이밍을 얻어내야만 한다. 앞의 1, 2, 3번 다음으로 욕망을 고려해야 할 듯.


여기까지는 늘 생각하던 것을 영화를 보고 나서 받은 영향대로 정리해본 것이고,

영화를 본 감상은 그냥 한줄이다.


'나는 왜 이과를 가지 않았는가... 하다못해 농대라도 갈걸'


디자이너 따위 화성에 혼자 떨어지면(그럴 일은 희박하니 다행) 아무짝에도 쓸데도 없고 걍 죽는거다.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