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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왜 남을 도우려 하는가

궁금하다.


시아버지가 입원하신 후로 지난주 내내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나는 일상을 내팽개쳐두고 병원을 들락거렸다. 중환자실에 계시는 동안은 보호자가 지낼 곳이 없어서 셋이서 우리집에 와 잠만 자고 밥만 대충 사먹고 나갔다. 많은 친척분들은 각자의 꽉 짜여진 삶 속에서 틈을 어거지로 만들어 내어 위로해주러, 걱정해주러 달려오셨다. 누구도 그렇게 해야함을 강요하지 않았고, 실제로 병원에 있는다고 딱히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는데도 그래야 했다. 왜 그런 것일까?


길고양이 또는 유기된 고양이를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좋은일 한다고 칭찬듣긴 커녕 주민들에게 폐가 된다며 온갖 오해와 멸시로 심지어 목숨까지 잃기도 한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피곤에 쩔어 일을 하고도 생활비 쪼개서 길냥이들 사료를 사고, 행인이 적은 밤이나 새벽시간에 밥셔틀을 나간다. 그와중에 아픈아이라도 있으면 수십 수백만원 하는 병원비를 감당하고서라도 아이를 치료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람과 동물의 공존과 같이 당장 내일 먹고 살 걱정만 하는 세상에서 자신을 희생해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실현하려고 하는 사람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그렇게 스스로를 희생해서 남을 도와주는게 행복해서 그러는건 아닌 것 같다. 그럴 시간에 좋은 음악 들으면서 맛있는 것 사먹고 친구들이랑 웃으면서 수다 떠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 그저 도움이 필요한 상대방을 보고 알아 버렸으니까 눈감고 지나치지 못해서 돕는거다. 사람이 이렇게 태어난걸까 아니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교육받아서 그렇게 된 것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