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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Caretakers

개인적으로 캣맘, 캣대디와 같은 단어를 싫어한다.

영어권에서는 Feral cat caretaker 같은 명칭으로 불리고 있던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캣우먼'이 떠오르는 저런 명칭인지 모르겠다. 캣우먼이 섹시하고 날렵하지만 그래도 범죄자고, 주인공 배트맨 입장에서 보면 아군은 아니잖아.


개인적으로 '팬'과 같은 입장에서 응원하고 있던 단체가 위기에 처했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카페 눈팅도 하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짧은 기간동안 받은 인상에 의하면 이 카페는 오로지 설립자였던 한 여성분의 힘으로 일구어진 것이었다. 특별히 부자도 아니고 시간이 많거나 동물에 대한 어마어마한 지식이 있는 분도 아니었던거 같은데 참 놀라울 정도의 성취를 일궈내셨다. 아마 그만큼의 열정과 의지와 노력과 눈물.. 뭐 그런 것들이 있었겠지만 나는 역사는 잘 모른다.

아무튼 한 개인이 이 모든 것을 짊어지기는 역시나 버거웠던 것인지 이분이 물러나야 하게 되고, 근 한달간 리더의 부재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만 일년에 30000마리에 임박하는 유기동물이 보호소에 들어온다. 성남시는 그 중에서도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4월부터 내가 보호소에서 만난 고양이만해도 200마리정도는 되는 기분. (자세히 세보진 않았지만 -__-) 그리고 이 단체에서는 보호소 뿐만 아닌 TNR도 직접 사업자 선정에 신경을 쓰고 봉사를 통해 신뢰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봉사자, TNR, 유기동물 입시보호, 입양, 이동, 관리 등 전부 자원봉사자와 후원금으로만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걸 가능하게 한 설립자분이 진정 존경스러워서 팬과 같다고 한 것이다.


단순히 개인이 사비를 모아 구조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원을 넣고, 직접 행정가와 만나고, 실태를 찾아 다니고, 사업자와 협력병원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이 모든게 어마어마하게 귀찮고, 엄두가 안나고, 버거워서 아무도 안하고 있던 일이 아닌가.


그래도 모든 고양이들에게 새 삶을 찾아 줄 수는 없다. 다들 알고 있다. 때로는 아까운 생명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아니면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감당하거나. 현재 카페내에서 구조한 아이들 중에 후지마비인 아이도 여럿, 이름도 어려운 병으로 장애로 살아야 하는 고양이도 많다. 이런 아이들이 입양을 갈 수 있을까? 결국 마음약해서 임시보호를 나선 봉사자분이 한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되는 것은 아닐까?


고양이의 행복을 위해 인간이 불행해져도 되는 걸까? 그래도 행복해진 고양이를 보면 인간도 그 불행을 잠시 잊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냥 Caretaker란 관계를 끊고 싶기도 하다. 아주 보잘 것 없는 돌봄밖에 줄 수 없는데, 내가 뭐라고 이아이들의 생명에 대해 책임의 숟가락을 얹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