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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바닷마을 다이어리, 빨간머리 앤, 오션혼

오션혼에서 낚시하기

요즘 신나게 놀고 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아끼고 아껴서 봤으나 9권까지 다 봤다. 빨간머리앤도 마찬가지였다. 총 10화밖에 없다니 너무 짧다. 그리고 시즌 4를 안 만들지도 모른다니 너무나 슬프다. 오션혼이란 게임도 사서 아이패드로 신나게 플레이하고 있다. 이것도 진도는 느리다. 주중에는 거의 못하고 주말에 3-4시간씩 몰아서 하고 싶은데(게임은 그렇게 해야 재미있는 것 같아), 요즘은 눈도 침침하고 어깨도 아프고 게임도 오래 못하겠다. 그나마 아이패드 무릎에 올려두고 안락의자나 쇼파에서 하니까 좀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세 자매가 배다른 동생을 막내로 맞아들이고 부터 바닷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이고, 일본작가의 만화책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도 잔잔하게 재미있었다. 빨간머리앤도 역시 마릴라와 매튜 남매가 앤을 입양하고 부터 시작되는 애번리 마을의 이야기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3시즌까지 나왔는데 영상도 너무 예쁘고 이야기 전개가 거침없다. 어린 소녀가 한 가정에, 커뮤니티에 조인함으로 인해서 다같이 성장하는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등을 적나라하게 그리는 부분에서 (특히 부모님의 건강과 죽음문제) 많이 울었다. ㅠㅠ 두 작품의 좋은 점은 현실적이고 좋은 어른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요즘 헐리우드의 유행인지 모르겠는데 인간의 나약한 모습, 불완전한 내면 등을 유독 캐릭터의 입체성과 매력으로 그리는 작품들이 많다. 특히 객관적으로 철없고 쓰레기같은 성인 남자 범죄자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작품같은건 정말이지 너무 싫다. 조커도, 아이리시맨도 그래서 싫었다. 그런면에서 바닷마을 다이어리나 빨간머리앤에 나오는 어른들은 인간으로써의 한계점 나약함도 분명 한편으로는 그려지지만 그게 맥락과 함께 공감이 되어 같이 안타깝고, 기본적으로는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드는 부분들이 실컷 그려져서 너무 좋았다. 특히 마릴라 캐릭터의 성장을 보는 것은 정말이지 마음이 벅찬 일이었다. 더 만들어 달라!! ㅠㅠ

 

지금 이렇게 가열차게 놀고 있는 이유는 불안해서인 것 같다. 많이 불안하면 공부를 한다던지 이력서를 수정한다던지 실질적인 일을 착수할텐데 아주 약간만 불안한 상태인 것 같다. 그리고 이 것은 적절한 핑계는 아니지만, 컨텐츠들이 너무 재미있다. 마음이 바쁘고 여유가 없을 때는 사실 뭐를 봐도 재밌지 않은데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놓자 하는 마음도 있다. 뭘 해도 시큰둥 할 때는 게임하는 중에도 저렇게 딴짓(낚시)을 즐기지 않고 솔피시 따위에 기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