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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어좌일

요를과 노릉이 캣맨션에 있는 그림

연말이니까 구지 기억을 짜내서 올 해의 아쉬웠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뭔가를 놓치지 않으려고(?) 우왕좌왕 하다가 시도조차 대충 하고 말아버린 일도 많고, 하다가 관둔 것도 많고, 무엇보다 많은 아웃풋이 없었던 것 같다.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이 정도로도 충분히 잘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훈을 좀 얻어서 오늘부터 좀 더 잘하려면 아무래도 내 삶에도 좀 어자일 메쏘드를 이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단 뭐든 단순하게 마음먹고 쉽게 시작해서 얼른 결과물을 보고, 거기서 배워서 다시 다음에 약간 더 잘하는 방법으로 많은 결과물을 내어 나갔으면 좋겠다. 그 첫 마음을 다지고자 되게 러프한 위의 그림을 그렸다. 십오분도 안걸렸고 완성도 같은건 전혀 없지만 내가 그리고 싶은 풍경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다.

 

어제까지 실컷 게으름을 피웠으니까 오늘은 일찍 일어나려고 아침 6시 30분에 알람을 맞췄다. 눈을 뜨는데는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침대에서 나오기까지는 여느 때처럼 30여분이 걸렸다. 귀리유를 뎁혀서 커피를 타서 마시면서 책을 30분정도 읽었다. 어제까지 읽던 책은 다 읽었으니까 (얏호!) 오늘은 새로운 책을 펼쳤다. 언제인지 모르게 첫 12페이지를 읽었던 책이다. 읽은 부분은 빠르게 스캔하며 다시 훑어봤다. 그리고 3페이지 가량을 더 읽을 수 있었다. 영어로 된 책은 진도가 정말 느리고, 전공관련 정보 습득을 위한 독서인지라 굉장히 정독하므로 이 책도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붙잡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는 읽기 시작한 날, 오늘 날짜를 책갈피 대용으로 쓰는 포스트잇에 써놓았다. 이 것도 지난번 책을 읽으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보충한 거니까 이렇게 한걸음씩 진화하다보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크로마뇽인이 되기 전에 내 삶은 끝나겠지... 허엉

 

아무튼 2020년에는 할 일이 많다. 가급적 성공적인 이직을 하고 싶고,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직업전선에 뛰어든 만큼 경력에 맞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일 한 경험이나 공부해서 배운 것을 나눌 수 있는 방법도 좀 고민해보고 싶다. 블로그를 시작할까 하는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너무나 게을러서 아직도 어떻게 시작할건지 고민조차 안해보고 있다. 이렇게 일기 쓰듯이 대충이라도 시작해 봐야 하는데, 그래 올 해 모토는 '대충이라도 일단 하고보자'로 해야겠다. 보이는 것을 너무나 신경써야 하는 일이 직업이고 천직이다보니 사실 그게 가장 어렵다. 와이어프레임을 위한 스케치 수준의 러프한 결과물이라도 자꾸자꾸 내놔야 발전한다는 것을 지난 몇 년간 배웠는데도 말이다.

 

아무튼 출근 전에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일기도 쓰고 시작한 아침이니 일단 자축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