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달이 넘게 읽고 있는 책이 있다. 그것도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않았다. 언젠가 읽고 관둔 약 4분의 1 정도 되는 시점부터 읽기 시작한 것 같아. 원래 다독을 한다거나 속독을 하려고 시도조차 해 본 적 없는 나지만 영어로 된 책이어서 그런지 한 줄 한 줄 씹어서 소화시키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책이라 그런지 한 번에 8-9쪽 밖에 읽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남은 분량을 8로 나눠봤을 때 앞으로 3주는 더 읽어야 한다. 아마도 올해를 마무리하는 책이 되겠군. 한국어 책은 좀 더 빠르다. 하지만 올 해 끝까지 읽은 책 제목을 기록한 노트를 보니 매달 1-3권의 책을 읽어왔을 뿐이다. 11월엔 한 권도 끝까지 읽은 책이 없다. 2018년 4월부터 끝까지 읽은 책 제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좀 더 많이 읽었다. 한 달에 다섯 권을 읽기도 했다. 이때 추리소설에 푹 빠져 살아서 그럴 수 있었다. 이제 보니 작년에도 10월과 11월에는 책을 한 권씩 밖에 안 읽었다. 가을은 독서를 안 하게 되는 계절인가. 끝까지 읽은 책 제목을 기록하고부터 책을 끝까지 읽게 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다. 기록의 효과인가 피드백의 효과인가 잘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좀 읽으면 짧게라도 글이 쓰고 싶어진다. 그래서 지금 이걸 쓰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