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오래간만에 만끽하는 자발적으로 게으른 주말이다. 금요일에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집에 2시가 넘어 들어왔으므로 일단 토요일엔 정오까지 늘어지게 잤다. 남편이 장터가서 사온 브렛쩰로 맛있는 아점을 먹었다. 그 후 남편과 고양이들은 낮잠, 나는 뜨게질을 하며 오후 한나절을 보냈다. 예전부터 지금 쓰는 더러워진 것들을 버리고 새로 뜨고 싶던 코스터를 두개 만들었다.
저녁 6시가 되어서야 낮잠에서 깬 남편과 20키로 떨어진 최애 중국음식점에 갔다. 간만에 마파두부랑 라즈지를 시켜서 밥을 2공기나 먹었다. 아니 조금 더 먹은 것 같기도. 어제따라 간이 좀 쎄서 진짜 밥도둑이었다. 남편과 나는 갈 때마다 배고픈 상태까지 기다렸다가 가서 밥을 엄청나게 먹고 온다. 최근에 '많이 먹는 한국 사람들'에 대한 간증이 우리 둘 사이에 주제인데, 둘 다 대식가 집안에서 자라서 대식가로 컸고, 그래서 몸소 증명하며 살고 있다. 그렇다고 유투브 방송 하는 사람이라든지 처럼 깜짝놀랄만큼 많이 먹는다기 보다는, 그냥 자취생 둘이라서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려고 하다보니 양이 늘었다.
끝. 어제 한 일은 먹고, 뜨게질 한 것밖에 없다. 아, 주문한 UX디자인 관련 책을 몇 장 읽었고, 수건이랑 수면잠옷 빨았고, 고양이랑 싸우면서 빗질 좀 했다. 훌륭한 토요일이었다. 오늘도 친구랑 오전 티타임 하러 조금 일찍 일어났지만 그 외에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 청소 조금 하고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게 푹 자야지. 금요일에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와서 그런지 계속 기분이 되게 좋다. 오늘 비온다더니 햇빛이 좀 보여서 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