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논문쓰느니 일 하러 가는게 즐거운 대학원생의 졸업 시즌. 어제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학교 동기들과 점심 먹는 날이었는데(일 주일 중 기다려 지는 날이다) 이미 논문 끝내고 졸업한 아이들의 온갖 조언과 조롱을 들으며 즐거운 식사였다. 다행히 내가 제일 꼴찌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니고, 지금 같이 쓰고 있는 친구들이 네다섯명 정도 돼서, 어제도 나랑 동갑인(매우 드물다) 친구가 나와 동지의식을 느끼며 논문 같은 것 다 시간낭비라고 구내식당 한가운데서 울부짖었다.
지난주말에 생일을 맞아 휴가를 다녀온(...) 동료가 케이크를 가져왔고, 그 동료를 위해 다른 동료가 케이크를 가져와서 케이크를 좋아하는 나는 너무 기뻤다.
같은 방에서 앉아 일하는 동료 둘이 다음주부터 2주간 각자 휴가를 떠나는데, 한 명은 모로코로, 다른 한 명은 두바이-아부다비를 간다고 한다. 짐 싸는 것과 휴가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부러웠다.
어쩐지 나도 논문을 다 쓰고나면 휴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히만 생각하고 아직 계획은 안했는데, 사실 3월부터는 바로 풀타임으로 전환해서 일 하기 때문에 휴가가 올 해 얼마나 있는지, 언제부터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콜로키움 끝나면 내 생일이 돌아오니 그 때를 핑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어차피 고양이가 눈에 밟혀서 오래는 못 가고 1-2박 정도 좋은 호텔에서 쉬고 싶다. 꽤 가까운 거리안에 있어서 벼르고만 있던 파리를 가 볼까.
커피 다 마셨다. 출근 할 준비 해야지. 요즘엔 독일에서 알고 지내는 유일한 한국인 지인이 선물해 준 맥심 모카골드에 푹 빠져 있다. 너무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