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xt Journal

Copenhagen 첫날

01. 야간열차


야간열차는 앞으로 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적어도 여행과 여행 사이에는 타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타게된다면 꼭 1st class를 타서 라운지라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고충은 역시 열차 안에 불을 끄지 않아서 전혀 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눈가리게를 사서 그나마 조금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잠이 들지는 못했다. 기차가 워낙 흔들리고, 잠 든 사람과 잠 못드는 사람들이 내는 소음이 거슬리기 때문이다. 또 기차표나 여권 검사도 중간 중간 하니까 깨어야 한다. 결국 조금 조는 것이 다 였던 기차여행을 마치고 아침 7시에 코펜하겐역에 도착했다.



02. 호텔 체크인


내가 묶은 호텔은 역 근처에 있는 First hotel 27, 세련되고 깔끔한 호텔이다. 싱글룸 안은 콤팩트하고 간결한 가구들로 채워져 있다. 장을 열면 책상이 되고, 필요한 것은 대부분 갖춘 작지만 알찬 호텔.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건, 일찍 체크인을 하게 해줬다. ㅠㅠ 너무 고마워서 절할 뻔.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씻고 싶었기 때문이다. 샤워만해도 피로가 날아갈 것 같았다. 샤워 전 밤샌 후 특유의 부글부글한 속과 동시에 공복인지 뭔지 모를 복통이 일어서 함부르크 역에서 산 햄버거를 우걱우걱 먹었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하지만 추운 길거리에서 먹었다면 맛없었겠지. 먹고나서 뭔가 안정된 기분으로 샤워를 했다. 따뜻한 샤워를 하고나니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머리 말리고 나가기 전에 잠깐 누웠다가 15분만 자야지 생각한게, 12시경에 깼다. 정말 이렇게 개운할 수 없고, 아직도 원래 체크인 시간(오후 3시)보다 훨씬 이른 시각임을 깨달았을 때 다시금 리셉션 직원이 고마웠다. 꼬질꼬질한 채로 오후 3시까지 코펜하겐을 떠돌고 있었어야 했을 수도 있었다. 한 200크론쯤 차지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일어나서 John이 추천한 아침밥 먹는 가게, groed로 갔다. 나에겐 지금이 아침식사다. (햄버거는 야식이라 치자.)



03. Groed


죽집. 오트밀 포리지를 파는 가게이다. 토핑에 막 카라멜, 과일 같은게 있어서 의아했다. 달콤한 죽이라니. 그래도 가게의 명성과 초이스를 믿고 가장 기본적인 메뉴를 시켰다. 그런데 상상도 못한 맛이었다. 정말 맛있었다. 따뜻하고 고소한 죽에 녹아든 카라멜과 사과, 견과류의 조화가 진짜 환상적이었다. 집에가면 꼭 만들어 먹으리라. 이번 여행 중에 푹 빠진 당근주스도 시켰는데, 레몬, 사과가 같이 갈려져 있는 주스여서 엄청 맛있게 마셨다.

여길 들르기 위해 코펜하겐에 다시 오고 싶어지는 맛이었다.



04. Superkilen Park


좐이 추천한 산책 코스. 정말 멋졌다. 롱보드 타는 소년들이 부러웠다. 나도 하나 줏어서 연습하고 싶다. 하지만 비싸고, 아무도 안버려.



05. Coffee Collective


힙한 곳에 지점이 있을 정도니 여기도 꽤 유명한 커피 스팟인 듯. Airopresso 드립을 마셔봤는데, 케냐의 신맛이 훅 올라오는데 상쾌하니 맛있었다. 신기한 추출방식이다. 급 비가 쏟아져서 여기서 피했다.



05. 슈퍼 Rema 1000


노르웨이 체인이라는 슈퍼마켓인데 가겨이 좀 싼편인 것 같다. 자주 보이는 Irma보다 약간 덜 화려한 느낌. 여기서 샐러드랑 맥주 사와서 저녁으로 먹고 뻗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