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루이지애나 뮤지엄
조식먹고 천천히 출발해서 갔다. 11시 오픈이니까 11시 좀 넘어 도착하면 되겠지 싶었다. 교외에 있기 때문에 기차편 등을 알아보고 갔다. 가는 길이 참 좋았다. 기차가 바다 바로 옆으로 달렸다. 날씨가 깨끗하고 화창했다. 기차에서 내려서 중간에 버스로 갈아탔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고속도로도 양 옆으로 숲이 우거져 있어서 가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루이지애나 뮤지엄 근처의 마을은 정말 한적하고 예쁜 바닷가 마을이었다. 평창동 느낌의 고급스러운 주택이 옹기종기 모인 예쁜 곳. 박물관은 해변 옆 언덕 위에 정말 멋드러지게 자리하고 있었다. 건축가 이름은 까먹었는데, 세컨 베스트 초이스였다고 한다. 처음 컨텍한 양반이 공모전 준비로 거절했다고... 뭐 내가 보기엔 이보다 더 잘지을 수도 있을까 싶을만큼 고즈넉하고 멋진 공간이었다. 복도를 돌아 갈 때 통유리로 밖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오후에 잠깐 비가 쏟아졌는데 비올 때 특히 더 좋았다. 너무 붐벼서 안타까웠지만, 이런 좋은 곳이 붐비는 것은 당연하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여러 층에 걸쳐서 잔뜩 있었다. 그림을 그릴 수 있거나, 만들기를 하거나, 종이접기, 레고조립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있었다. 그만큼 어린이도 정말 많았다. 밖에는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 곳에도 온통 아이들이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살기 좋은 공간에 대한 연구가 정말 오랬동안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02. Aamanns deli, Smoerrebroed
John이 추천한 가게인데, 한번쯤 먹어봐야한다고 생각한 오픈 샌드위치. 비싼것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지만 생각보다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이미 프라하에서 먹어본 적이 있다. 절인 청어가 올려진 것이 궁금했는데 메뉴중에 없었다. 그냥 테이스팅 메뉴를 시킬 것을 잘못했나 싶기도 한데, 그냥 따뜻한 한끼가 먹고싶었어서 내가 시킨 것에 만족했다. 레몬에이드를 욕심내서 큰 걸 시켰는데 다 마시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맛있어서 다 마심.
03. Donkey republic
어떤 스타트업이 만든 자전거 렌탈 플랫폼. 그런데 빌린 위치로 다시 가서 반납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엉뚱한 곳에서 빌렸다가 욕봤다. 안장을 최대한 내렸는데도 살짝 까치발 해서 타야하는 큰 자전거였고, 간만에 거대한 자전거 탔더니 잘 못타서 여기저기 민폐를 많이 끼쳤다. 계속 긴장하면서 탔더니 피로를 더는 것이 아닌 더하는 격이 되어버려서 다시 돌아가서 반납했다. 그래도 코펜하겐에서 자전거로 도심을 달려보는 경험을 했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04. Torvehallerne
지상에 있는 백화점 푸드코트 같은 곳이다. 고급스럽고 모던한 가게들이 들어가 있다. Coffee collective의 지점도 이 곳에 있다. 쭉 둘러보다가 저녁먹을 것을 사 가기로 정했다. 반미를 파는 가게가 있어서 거기서 두부반미를 하나 샀다. 망고라씨도 하나 집어들었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그래도 저녁에 호텔 돌아와서 편하고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이런 곳의 세련됨은 이 곳에 사는 주민일 경우에는 그럭 저럭 쓸만할 것 같지만, 내 입장에서는 이미 경험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유행의 하나이기 때문이라 그런지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다. 그래도 조금 그리웠다. 보름스에는 이런게 전무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