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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뉴욕 떠나던 날

2014년 10월 31일 금요일

할로윈.

그리고 뉴욕여행 마지막날.

하민이와 약속한대로 아침먹으러 absolute bagle로.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였다. 하지만 결국 하민이는 내가 깨워서 나오고. ㅋㅋ 걸어가는 길에 엄청 멋진 church안에 들어갔다. 늦을까봐 안들어가려고 했는데 하민이가 그래도 들어가보라고 했다. 이런거 진짜 고맙다. 덕분에 말이 안나오게 멋진 성당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콜롬비아 대학을 지나 빠른걸음으로 가게에 가서 rux spread 베이글이란 것을 샀는데, 연어살을 크림치즈에 섞어 버무린 것을 두껍게 발라주는 거였다. 이런거줄 알았으면 다른걸 먹어볼걸! 그래도 엄청 맛있었다. 콜롬비아 대학을 구경하면서, 학생들 등교하는거 구경하면서 먹었다. 그리고 joe's cafe라는 학교 안 카페에 들렀다. 사람이 진짜 많았다. 줄서서 카푸치노를 마셨다. 으와! 엄청 맛있다.

뉴욕에서 마시는 커피들은 그래도 대부분 맛이 좋다. 사람들이 하도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대부분 신선하고, 가격도 싸다. Joe's는 약간 비싼 편이었지만 그래도 한국 저렴한 테이크아웃 카페 수준. 맛은 정말 훌륭하고, 통유리의 멋진 공간에서 밖이 훤히 내다보여 멋졌다.

9시 30부까지 일하러 가야하는 하민이가 늦을까봐 테이크아웃해서 빨리걸었다. 집에와서 남은 베이글을 먹었다. 아, 어제 남은 베이글은 옷갈아입고 출출해져서 다먹었다. 맛있고 특이한 음식을 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12시에 일이 끝나는 하민이를 다운타운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왠지 너무 힘이 들어서 씻고 누워있다보니 12시가 다되었다. -_-; 결국 모마에 다시가서 산거 환불하고, 하민이가 출력해준 할인쿠폰으로 다시 사서 차액을 챙기려는 야무진 꿈은 접었다. 게다가 돈도 아직 좀 남아있고. 뉴욕이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막상 내가 경험하고 누린 것에 비하면 많이 쓰지는 않았다. 숙박비가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비싼게 흠이지만, 그마저도 airbnb덕분에 좀 세이브 했고. 결국 century 21가서 뭐 좀 사볼까하고, 짐싸가지고 들고 나왔다. 하민이 기숙사에 짐을 맡겨놓고, 함꼐 출발. 3시 반까지는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었다.

살이 많이 찌고, 평소에 많이 먹는 하민이가 내 페이스에 맞춰 움직이려니 힘들어했다. 배고파서 어지럽다는 애를 보니 좀 미안했다. century21은 정말 컸고, 난 결국 1층 입구만 좀 구경하다 나왔다. 밥먹으러. 여기저기서 보인 Pret a manger라는 가게에 들어갔다. 신선한 제조음식을 진열대에 놓고 파는 모던한 가게였다. 냉장 진열대와 온장 진열대에서 먹고싶은걸 골라 계산하고 먹으면 되는데, 페스트푸드 치고 건강해보이는 음식들이었다. soup하나와 랩하나를 샀다. 맛도 괜찮네! 가격도 안비싸고(여행객 기준). 좋은 가게다.

밥먹고나니 시간이 별로 없다. 힘들어하는 하민이한테 미안했지만, 이만 다시 기숙사로 가서 짐을 찾아서 버스타는 곳으로 이동해야한다. 일주일동안 나와 함께 다녀주느라 힘들었을텐데 불평없이 이곳 저곳 잘 안내해줘서 참 고마운 하민이. 게다가 어디서든 아는사람을 만나는 대단한 놈이다.

기숙사에서 나 짐 내려주고 좀 쉬라고 했더니 굳이 나 버스 타는거까지 보겠다고 한다. 잠도 별로 못자서 힘들텐데 진짜 고맙다. 결국 다운타운에서 업타운으로, 또 다시 다운타운으로 Megabus타는 스테이션까지 꽤 먼 길을 다시 향했다.

버스는 출발시간을 지나서 도착했다. 그동안 기념 사진도 찍고, 다음엔 베를린에서 만나자는 등의 각자의 포부를 띈 약속을 하였다. 어쩐지 아무렇지 않게 조만간 유럽에서 하민이를 다시 만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다시 대장정의 길에 올랐다.

한번 타봤다고 이젠 제법 경험자 포스. 어리버리한 일본인 승객도 도와주고, 이러저러한 해프닝 몇개와 함께 13시간만에 토론토에 도착했다.

토론토엔 비가 주룩주룩오고 있었다. 이모가 날 픽업하러 나왔다가 연착 때문에 한시간 반을 기다리셨다.

너무 죄송해 했더니 이모가 '너가 언제 다시 오겠어, 내가 고생 한번 하지 뭐.'라고 하셨다.

이모, 그런데 또 올거 같은데, 어쩌죠? ㅋㅋ

물론 조만간은 아니겠지만.


대륙을 건너는 먼 곳에 가까운 이들이 지내고 있음은 정말 축복이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행운이다.


나는 정말 행운아다.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하나의 베이스캠프가 되어 줄 날이 다가오고 있음에 매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