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말로 한정을 하자면 나는 미대생이고, 전공은 디자인이다. 따라서 나의 베이스, 즉 학문적 기초는 예술의 영역에 있다. 공부의 영역을 조작적으로 문과/이과/예체능과로 나눈다면 예체능과다.
그렇게 2004년 대학을 들어가서부터 졸업하고, 디자인 직종에서 일을 하기까지 약 10년간 예체능과로 살아왔다. 물론 문과적 이과적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지만 그 외의 직관이나 예술적인 현상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따라가도 꽤 성공적으로 살 수 있었으므로 다른 분야 학생들에 비해 그 부분의 능력은 좀 게으르게 계발했다.
내 머리속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와 개념의 처리과정은 문제입력->문제의 구체적 이미지를 예를 들어서라도 떠올림->문제가 해결된 상태를 상상함->해결책 도출 이런 방식이었는데, 과학적이나 인문학적이라고 일컫어지는 방법과 좀 다르게 편법적인 요소를 띄고 있었던거 같다. 물론 나도 바보는 아니니까 살면서 줏어들은 것에 대한 무학적 통찰을 적용해서 나름대로 문제를 빠르고 명확하고 그럴싸하게 해결한 적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이미지화 하기 어려운 개념을 이해할 때는 시간이 좀 걸리고, 통념적으로 약속된 이미지대신 내 멋대로 상상한 예시로 이미지를 그리다보니 남들과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 공감할 수 없는 무제점이 생긴다.
한마디로 무식이 들통난다.
그런데 지금 문과의 영역에 속하는 공부를 하고 있자니 교과서를 따라가기에는 나의 사고방식의 순서가 맞지 않아서 어긋남을 경험중이다.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방법은, 대게 한마디로 정의하기 복잡한 개념을 '용어'를 이용하여 묶어놓고, 그 사이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용어 및 개념을 이해하게 하기위해 문제를 알려주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가지 기존의 방법들, 즉 누군가가 이미 사용해서 성공한 적 있는 해결책들을 쫙 정리해서 알려주고, 그 다음 해결책으로 인해 해결된 상태를 묘사한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일단 용어가 너무 어려워서 막히고, 해결책-해결상태, 해결책-해결상태의 나열된 방법들을 죽 읽다보니 결국 큰 그림이 뭐였는지 자꾸 까먹는다. ㅠ ㅠ
이런식으로 사고하는데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처음에 전공서적 읽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다.
그래서 나름의 공부방법을 생각해 봤는데, 까먹을까봐 이 일기를 써놓는 것이다.
먼저 빈칸채우기 방식으로 공부해나가야 할 것 같다.
1. 처음보는 용어들은 남겨놓고, 용어와 용어 사이의 관계를 수식하는 단어만 가려놓는다. 그걸 반복적으로 예상하며 읽어서 생소한 용어와 용어 사이의 관계를 먼저 이해한다.
2. 그다음에 개념마다 반복되는 중요해 보이는 용어를 가려놓는다. 그 용어를 채워넣으며 해당 용어와 개념이 전체적으로 어떤 비중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한다.
3. 그다음에 나머지 모르고 있으면 방해되는 용어의 뜻을 찾아 외운다.
이러면 적어도 큰 챕터의 개념에 대해 남한테 설명까진 못하더라도 True/False 문제 정도는 전부 맞출 수 있을만큼 이해하게 된다.
그 다음 목표는 아직 안정했다. ㅋㅋ 낙제만 피하고 영어공부하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