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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뻐킹 트랜스포메이션

회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무려 8천여 명을 구조조정 했다. 7%에 해당한다고 한다. 내 일기장에 욕을 쓰기는 싫지만 참 좢같은 일이다. 사실 툭하면 구조조정을 한 지 몇 년이 되었다. 다만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한 적은 처음 보고, 특히 나와 가깝게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우수수 사라지는 걸 보는 건 소스라치게 무섭다. 중요도나 가치, 능력에 관계없이 북미나 영국, 아시아 등 소위 해고하기 쉬운 나라에서 다 잘렸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고용된 사람들은 강력한 노조 덕분에 대부분 자리는 가까스로 보전했지만 이제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게 될지 막막한 사정들이 되었다. 이 와중에 회사 주식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엿 먹어라 캐피털리즘. 투자자들은 어마어마한 경험과 기술이 증발하는 게 회사의 바텀라인 줄이는 길이라며 더 사대고, 가격은 더 오르고, 보드 멤버들은 12밀리언씩 챙겨가며 피곤한 얼굴로 이런 해고에 대해 언급을 피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