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더이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불가능해졌고, 꽤 자고 일어나도 컨디션이 별로다. 아마 맡은 업무가 늘어나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유럽 전역에 불거진 아시아인 인종차별과 그로 인한 범죄까지 소식을 접하면서 우울해져서도 있는 것 같다. 인간대환멸의 시기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차 한잔 하면서 책 읽고 하던 때가 그리워지고 있다. 이게 참 어려운게, 나의 의지력은 컨디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이 컨디션 조절은 또 의지력이 있어야 관리가 되니까 한 번 구멍에 빠지면 악순환을 벗어나기가 좀 어려운 것 같다. 머리를 잘 써봐야지.
일이 많아졌고, 내가 잘 하는 분야가 아닌 새로운 일이 내 쟁반위로 떨어졌다. 처음에는 너무 억울하고 부담되고 짜증났는데, 어차피 결국엔 내가 맡아줘야 할 일임을 알고 있어서 한두번 실랑이를 해 보고 그만두었다. 그리고 지금은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가장 짜증나는 지점은 일년에 휴가를 45일 막 이렇게 가는(모으고 모아둔 휴가 파이어 인 듯) 할머니의 휴가 일정을 커버하는 것이다. 고로, 그 할머니가 가는 가장 좋은 시점의 휴가기간에는 나는 어디에도 가지 못한다. 너무 그지같다! 게다가 이 분은 금요일에도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금요일과 주말을 껴서 어딘가를 가려는건 포기해야 한다. 게다가 이 트레이닝은 월요일에 있으므로 토일월도 당분간은 안된다. 오마이갓. 하지만 다행히 일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고 단순노동에 가깝다는 것을 지난 2주간 배웠다. 그래도 집중해서 읽어야 하고 퀄리티 체크를 해야 하는 작업이라 회사 전반 굴러가는 일 특히 세일즈 쪽에 지식이 좀 있어야 한다. 이건 뭐 어디가서 공부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면서 배우는거라 도대체 언젠가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배우는게 아주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무튼 이렇게 스트레스 만땅 받는 한주가 지나고 오늘은 토요일인데, 작년에 신청해 둔 세금관련 인포 세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은 기차타고 멀리 슈투트가르트까지 가야 한다. 매우 피로하군. 게다가 환승시간이 넉넉치 않아서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가면 정말 오랜만에 한국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부담된다. 후회가 아주 안되는건 아니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가는거니까 기차 여행을 느긋이 즐기는 마음으로...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