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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일인 생활 첫 날 감상

아침 6시 45분경에 일어났다. 알람이 울리기 5분쯤 전이었다. 긴장한 날은 늘 이렇게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깬다. 아니면 그냥 약간의 시차적응 중인지도 모른다.

 

물 한잔 마시기 전부터 고양이들이 밥달라고 졸졸 따라다녀서 아침밥을 챙겨줬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삼사십분 가량 해가 뜨는 것을 멍하니 지켜봤다. 배가 살짝 고파서 썰어서 얼려둔 바게뜨 두조각을 토스트기에 데워 먹었다. 그리고 15분만에 정리와 나갈 준비를 마쳤다. 고양이들과 긴 인사를 하고 8시 약간 넘어서 출근길에 올랐다.

 

보통 일 마치고 돌아오면 저녁 7시 30분 경이다. 도로에서 쓰는 시간까지 대략 11시간을 회사를 위해 쓰는 셈이다. 들어오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청소기를 돌렸다. 20분정도 걸린 것 같다. 청소를 통해 적당히 웜업이 된 상태여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길고 힘든 것은 할 마음이 들지 않아서 15분 짜리 강도 높은 요가를 했다. 힘들고 어려웠다. 15분만 했는데도 땀도 많이 흘렸다.

 

운동도 하고 8시가 넘으니 배가 많이 고파서 어제 만들어둔 양파어묵볶음 덮밥을 전자렌지에 데워 먹었다. 그럭저럭 먹을만 했지만 혼자서 조용히 먹고 있자니 맛있는지는 모르겠더라. 회사에서 먹은 점심도 그렇고, 살기위해 집어넣는 느낌이다. 그나마 따뜻하기라도 해서 좋았다. 전자렌지 사길 참 잘했어. 이렇게 먹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자기 전에 레시피좀 찾고 내일 장을 볼 생각이다. 왜냐하면 목요일이 공휴일이라 슈퍼가 닫고, 그러면 수요일에는 슈퍼에 사람이 가득가득 하고 물건은 거의 다 팔려서 좋은게 별로 안남아 있기 때문이다.

 

먹은 것 치우고, 샤워하고, 고양이들 물과 밥도 챙겨주고, 빨래도 걷어서 정리해 넣고 하니 9시였다. 맙소사. 내일 저녁에 내놔야 하는 재활용 쓰레기 정리하고, 치과가야 해서 독일어 표현 영상 하나 보고, 별 도움도 안되는 레시피 영상 하나 연달아 보니 9시 30분이 되었다. 결국 이 일기를 다 쓰고 나면 10시가 되겠지.

 

일인 생활을 하며 깔끔함을 유지하려면 정말 부지런해야겠고, 지금보다 더 빠릿빠릿 움직여야 할 것 같다. 난 말도 행동도 좀 느리니까 빠릿빠릿하려면 결국 루틴이 제대로 갖춰져야 할 것 같다. 새삼 이번주에 휴일이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다.

 

모처럼 일찍 일어나는 버릇을 들이기로 결심한 만큼 (6시 45분이 충분히 이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쭉 일찍 일어나도록 노력해봐야지. 그리고 영어 과외 숙제 같은걸 아침에 하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오늘은 일단 일어나서 멍때린 것만 해도 뿌듯해. =_=

 

열시가 다되었다. ㅠㅠ 레시피 찾다가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