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면의 질이 썩 좋다고 할 수 없는데, 그래서 하고 있는 노력은 다음과 같다.
- 조금씩이라도 매일 운동하기
- 비타민디 챙겨먹기
- 잠자기 2-3시간 전에는 논문쓰기나 일 마치기
- 휴대폰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잠궈두기(down time 설정)
그리고 오늘은 크리스마스, 뉴이어 휴가기간 이후에 쭉 홈오피스를 하다가 오래간만에 운전해서 출근해야 하는 날이어서, 조금 긴장한 상태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한 9시 30분쯤. 잠이 언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의 노력들 덕분인지 그리 오래 뒤척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침 5시에 고양이가, 그리고 5시 40분에 남편이 나를 연달아 깨웠다. 침대에서 나온 것은 6시쯤이다.
씻고 커피까지 한잔 마셨는데도 15분정도 일기 쓸 시간이 있길래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제 논문 쓰면서 열어둔 수십개의 브라우저 탭이 그대로 열려 있다. 아마 논문이 다 끝나기 전까지는 예전같은 꿀잠은 못잘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출근하니까 회의 때 이야기 할 12월 마지막주, 1월 첫째주에 진행한 일, 앞으로 할 일, 등등을 좀 생각해 놔야겠다. 난 늘 그 날 할 테스크를 정해놓고, 하나하나 지워가면서 해치운 뒤에는 까먹어버려서 이렇게 끄집어 내야 하는 상황이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그래도 공유는 해야하니까.
잠을 잘 자기 위한 노력 중에 스마트폰 사용 안하는게 제일 내 삶에서 큰 변화를 추구하는 행위 같다. 난 서마터폰 중독이니까. 그런데 생각만큼 괴롭지는 않다. 그렇다고 침대에서 스크린을 안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고, 전자책을 본다. 그래도 전자책은 자체 발광하는 스크린은 아니고(백라이트는 끈 상태), 오랜지 색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봐서 그런지 좀 덜 피로하다. 덕분에 책을 좀 더 많이 읽게 되는 효과도 있다. 그런데 어제 밤에 다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와 이토이 시게사토가 같이 쓴 소설도 에세이도 아닌 장난같은 책인 '소울메이트'는 근래 본 책중에 가장 재미없고 허탈한 책이었다. 다 읽었는데 보람은 커녕 마지막 장을 얼른 덮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글을 보는 것만으로 이토이 시게사토라는 사람이 싫어졌고, 평소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글도 이게뭐야, 장난해?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기획 자체도 뭐가 재미있거나 참신한건지 잘 모르겠다.
다 끝나고 펼쳐 든 다음 책은 커피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정리해 둔 책이라 첫 챕터부터 재미있게 읽고 있다.
요즘 하는 일이라고는 논문쓰기, 집안일(요리는 안함), 회사 일, 책 읽기, 차/커피마시기, 하루 30분 정도 운동하기 정도가 다 인데, 사람이 이렇게 바르게 살아도 되나 싶다. 왜냐하면 비뚤어지고 싶은 욕망이 마음 속에서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시간을 보내는 놀이를 할 때는 그런 마음이 안들었다. 그런데 논문쓰기라는게 생산성에 비해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일이어서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없다. ㅠㅠ 좀만 더 버텨야 하는데. 이 자체가 스트레스인지 잠도 잘 못자고 있고. 얼른 이 시기가 지나가서 잉여로운 주말을 되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