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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The little book of Hygge

Penguin사에서 나온 The little book of Hygge를 다 읽었다. 읽고 싶을 때 펼쳐서 조금씩 읽었기 때문에 대략 4개월정도가 걸렸다. 놀랍게도 영어로 쓰여진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어떤 부분은 여러번 반복해 읽기도 함) 것은 처음이다. 여태까지는 전부 여느 한국어로 된 책처럼 읽다가 흥미를 잃게 되면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는 펼치지 않았다. 아주 짧은 단편이나 공부를 위해 읽어야 하는 아티클을 제외하고는 페이퍼백으로 된 책을 통채로 다 읽는 것은 정말이지 최초의 경험이라 기념하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은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참고 읽어나가야 한다는 부담도 조금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표지와 주제가 마음에 들고 관심이 있어서 샀기 때문에, 읽지 않고 선반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장식의 용도를 다 해서 애초에 부담이 적었다. 그런데 전부터 관심 있던 컨셉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라 궁금하기도 했고, 이번에 덴마크 여행을 계기로 전후로 열심히 읽어서 다 읽게 되었다.


이 영광은 비교적 쉬운 어휘로 쉬운 주제에 대해 멋진 책을 쓴 저자 Meik Wiking에게 돌리고 싶다. ㅋㅋ


대부분 영어로 된 문학이나 비문학 서적을 펼치면, 한 페이지안에 모르는 단어가 10~20여개쯤 나온다. 운이 좋을 때는 5개 미만으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평균 10개정도는 모르는 단어나 이디엄이 나온다. 완전히 모르는건 아니어서 감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면, 도저히 뜻을 찾아보지 않고서는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모르는 2-3개정도의 단어가 남는다. 매 페이지마다 이렇게 모르는 단어가 많다보니 흐름이 끊기고, 흥미를 잃기 쉬울 수밖에 없다. 대게 한 챕터를 다 읽고나면 대략적인 주제와 이미지가 머리속에 남지만 그 중에 뜻을 모르는 단어로 인해 뿌옇게 처리된 부분이 군데군데 구멍처럼 뚫려 있다. 그리고 문학 작품의 경우 주인공이나 화자의 어투 등을 통해 재미를 찾는 나로썬 그걸 캐치하기 힘들어서 아쉬운 부분도 많다. 그런데 이 책의 경우는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는 고작해야 한두개 정도였다. 그 것도 대부분은 알기 쉽게 다시 풀어서 설명해 주거나, 아니면 여러번 반복되어 나와서 의미를 짐작하기가 쉬웠다. 아무래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썼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은 내일이나 모레 서점에 가서 골라보려고 한다. 전부터 관심이 있어서 사보려고 했던 댄 에리얼리의 저서를 읽을지, 아니면 이 책처럼 강하게 끌리는 것을 발견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독일어로 된 책은 2권을 이미 사서 읽어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사실 중도 포기 상태인지 조금 오래되었다.) 독일어의 경우 구어체와 문어체가 너무 달라서 어려움이 더 많다.


어쨌든 무언가를 한번 성공 해 본 경험은 소중한 것이니까 축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