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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근황과 성취 목록

성취를 대체할 좋은 단어를 찾지 못했다. 엄청 뿌듯한 일을 해 낸 것은 아니어서 쓰기 부담스러운 단어다. 시작한 것을 끝맺었거나 지속중인 것들을 써볼까 한다.



1. 요가 (15분)


약 3주째 지속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15분씩 골반교정 요가를 한다. (추천: http://tvpot.daum.net/v/9f9u5UJvQZs$)

가끔 아침에 못 했을 경우에는 자기 전에 한다. 아침에 한번, 자기전에 또 한번 하는 날도 있고, 땀을 좀 흘리고 싶은 경우에는 두 번 하기도 한다. 물론 건너 뛴 날도 있다. 이틀 정도. 

하지만 지속해서 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운동이 되는지도 모를 만큼 간단하고 짧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일 하다보니 점점 자세를 잘 잡으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래서 더 운동이 되는 것 같다. 사실 운동 목적보다는 조금만 오래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파서 자세를 좀 신경쓰고 싶은 마음에 하고 있다. 그리고 신기한 점을 발견했는데, 아침보다 저녁에 몸이 훨씬 더 유연하다.

샤워 하기 전에 하는 것도 좋다. 15분이라 짧고, 몸을 좀 덥힌 다음에 샤워하면 옷 벗고 막 샤워에 들어갔을 때 너무 추운 느낌이 덜하다.



2. How I met your mother


총 9시즌, 각 시즌마다 20~24에피소드로 정말 길고 길고 길었다. 집에서 혼자 밥먹게 되거나, 아니면 공부하다가 쉬는 시간에 한편씩 보기 시작한게 거의 1년 전인데, 이번 방학에 몰아서 여러편씩 보다보니 다 보게 되었다. 사실 마지막 2시즌은 이번주에 다 봤다. 잠이 안와서 계속 보다보니...

바니 역할의 닐 패트릭 해리스가 제일 인기많았던 것 같은데 미국식 감초 역할이란게 이런건가 싶은 캐릭터다. 그래도 나는 역시 테드와 로빈이 내내 가장 좋았다. 매력은 진실됨과 솔직함을 베이스로 했을 때 제대로 우러나온다고 믿고 있다.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이 여러가지 단점과 끔찍한 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것을 받아들이고 '그게 나야'라고 안고 가는 부분이 좋았다. 이런게 내가 느끼는 미국적인 정서 같다. 개개인의 성향이 선악으로 구분되기 이전에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인정받기 때문에 스스로 조화점을 찾아서 어우러지는 하모니가 있는 듯 해. 그래서 좀 구닥다리의 취향을 가졌든, 어린이를 싫어하고 초 개인주의 성향이든, 이상을 위해 현실을 내팽겨치는 나이브함이 강하든, 아니면 현실의 안위를 위해 소중한 꿈을 접고 울적해 하는 셀프 인생 헌납적 성향이든간에 나 자신으로 있는 것이 가장 편하고 행복할 수 있기에 그걸 바꾸라고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가 부럽다.



3. 하루키 책의 영어버젼


두번째로 읽을 영어책은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분량이 많지 않고 재미있어서 이런 나라도 질리지 않고 끝까지 읽을 녀석으로 골라야지 하던 찰나에 서점에서 하루키 책을 몇개 발견해서 그 중 하나를 집어왔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으로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 같은데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한 70% 읽었는데도 가물가물하다. 신기한점은 언어가 달라도 문장이나 묘사의 담백함이 여전해서 작가가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예전에 헤밍웨이의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읽으면서 몇 몇 부분의 원래 영어 문장이 궁금해서 찾아본 적 있는데, 그 때도 똑같이 느꼈었다. 켄 브루언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완전 다르잖아!'라고 느꼈던 번역들도 있는데, 이게 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문체가 번역에 용이한 경우가 특히 존재하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재밌고 야해서 빠르게 다 읽어가는 중.



4. 어린이용 테스크 북


Architect academy 라는 어린이용으로 나온 건축에 대한 책을 한장 한장 진행중이고, 이제 거의 끝까지 다 했다. 각 장마다 건축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훈련처럼 필요한 정보와 미션을 주고 내가 직접 그리거나 만들어보게 하는 책이다. 나름대로 체계적이어서 총 3챕터로 나뉘어 있고, 처음에는 건축 디자인, 그다음엔 설계, 마지막에는 도시, 공원, 단지, 배, 등 전반적인 건축관련 지식을 습득하게 해준다. 각 단계에서는 굵직한 질문을 던지고, 해결해야 하는데 집중할 포인트 등을 집어준다. 대학 수업을 어린이 버젼으로 한 학기 듣는 느낌이다. 재미있고, 이걸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만큼 집중이 잘 되어서 좋다. 아마도 요즘에 인기 많은 컬러링 북이 이런 이유로 잘 팔리는 거겠지? 이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시리즈도 사보고 싶다. 일단 이 책을 끝까지 끝낸 다음에.



5. 그림 그리기


자주 그리지는 않지만 너무 심심하다보니 가끔 그림이 그리고 싶어진다. 사실은 수채화가 하고 싶은데, 재료가 없다. 펜이나 연필로 그리고, 주로 고양이나 앞집 풍경 등을 그리다가 저번에는 사람도 한번 그려봤다. 오랜만에 그리는거라 정말 재밌었고, 여전히 형태 잡는 것이나 명암 등을 표현하는 법을 잊지 않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아니 오히려 관찰력이 진화한 것 같은 느낌이라 전보다 더 잘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는 평소에 쓰지 않던 뇌의 부분을 쓰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뇌 운동을 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