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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아기

오늘자 결똑(다음 웹툰, 결혼해도 똑같네)을 보고 많은 공감을 했는데

트윗에서 이와 관련된 다른분의 의견도 본김에 내 생각도 써보고 싶다.


우리도 결혼 6개월차 신혼부부이니만큼 이런 질문을 종종 듣는다.

2세계획은 어떻게 되요? 

아이는 언제쯤 가질 예정이니? 

등등...


나야 뭐 언젠간 아이를 낳고싶다고 생각하고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아직 대답하기에는 약간 곤란한 질문이긴 하다.


만화에서도 나왔듯이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첫번째는 아직 미취학아동에게 대학에 가서 무엇을 전공하고 싶니? 라고 묻는 것처럼 공허한 질문이라서다.

내가 면조와 사이좋게 잘 사귀다가 언젠가부터 슬금슬금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같이 결혼을 계획하고 준비했던 것처럼 언젠가 내 자식이 너무 보고싶은 그 날 부터

슬금슬금 계획하고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 대답할만한 계획조차 없다!


두번째는 좀 너무 사생활에 대한 질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약간 오바일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거나, 아이를 가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수 있는데

'부부가 되었으면 아이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를 전제로 물어보는 것이 1차적 실례이며

아이를 갖기 위한 부부행위까지 간섭하는 기분이 들어서 대단히 실례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생각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그렇다면 언제쯤 낳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떠올릴 수 있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밑도끝도 없이 결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런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물론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반복해서 듣기 싫기 때문에

근 3~4년 안에는 계획없어요. 라고 딱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근 3~4년 안에는 같은 질문을 들을 필요가 없잖아)


뭐 또 다르게 생각하면 이런 질문을 한다는 자체가 우리 부부에게 관심이 있고,

2세에 대한 약간의 기대도 있으며, 탈없이 한 가정을 이루어 살기를 바라는 좋은 마음이 깃든 것임은 안다.

실제로 저런 질문을 비꼬거나 악의적으로 하는 사람을 적어도 나는 본적이 없다.

나의 대답 또한 모호해왔기 때문에 더이상 이 주제로 곤란한 대화를 펼친 적도 없다.


하지만 나는 이런 질문을 할 때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조심스럽고,

궁금해하지 않는 편이 서로 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묻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런 배려가 은근히 비치는 사람을 난 참 좋아하고 존경한다.


그리고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하고서 역시나 주변 어른들의 우려가 있었는데

아기와 애완동물에 대한 의견은 정말로 너무 상반된 견해가 많아서

마치 진보와 보수를 서로 설득시키기 힘든 것처럼 굳이 설명할 필요를 못느끼곤한다.

그런데 사실 나도 만약 아기가 태어났는데 요를이 할퀴거나 깨물어서 다치면 어쩌지,

내가 아기한테만 관심보여서 요를이 우울증 걸리면 어떻게 하지.. 와 같은 고민들을 하긴 한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영원히 안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지.


지금은 면조와 나, 그리고 요를 이렇게 세식구의 삶이 너무 맘에 든다!

조금 더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