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삼성역이지만 퇴근시간의 무시무시한 교대 환승구역을 지나는 것이 무서워서 난 늘 대치역까지 걸어가서 3호선을 타고 집으로 간다. 대치역까지의 거리는 내 걸음으로 20분 정도인데 가는길에 크리스피 크림도 있고.. =_= 폭신폭신한 우레탄 가로수길도 있고 걸어갈만 하다. 너무 추운날은 어째야하나 걱정중이다.
가는길에 오픈예정이라고 현수막이 붙은 테디베어카페를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그러니까 아직 국민학생일 때. (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꼈다.)
친하게 지내던 동네 친구 은성이의 삼촌이 '베어스'라는 카페를 동네에 차렸다.
이름은 정확하지 않지만 베어란 말이 들어갔었고, 베어의 뜻이 곰이라는걸 그 때 처음 알았다는게 기억난다.
테디베어 인형과 브랜드 상품, 그리고 각종 차와 직접구운 쿠키 등을 파는 자그마한 카페였는데
그 때의 나로썬 난생 처음 보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여서 너무 신기했다.
멀지 않은 옛날이지만 그래도 15~20년 전인 당시에는 차 마시는 곳은 보통 건물 2층에 어둡게 자리잡은(?)
술집이나 다방 정도였고, 카페라는 공간은 아주 번화한 강남, 명동 같은 시내를 제외하고는 없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그런 시내에 자주 나가본 것도 아니고, 작은이모가 한두번 데려가 주었을 때는
웬디스(당시의 나에겐 마법과 환상의 나라와도 같던 곳)에서 햄버거는 사줬지만 차마시는 곳에 데려가 준 적은 없었다.
밥값에 맞먹는 차를 파는 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들락거리는 풍토는 생긴지 얼마 안되었으니까.
내가 기억하기로는 베어스의 차값이 썩 싸진 않았다.
3000-3500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물가상승률이나 동네 주민들의 주머니사정을 생각 할 때 파격적일만큼 비싼 가게였다.
물론 차를 파는게 주는 아니었고, 수입된 테디베어 인형 같은 것들을 전시하고 팔기도 했지만
나름 인형계의 명품인 테디베어를 아이들 장난감으로 사줄만한 형편의 집이 많지도 않은 동네였다.
언제나 한가했던 그 이국적이고 예쁜 가게를 난 참 좋아했고,
친구를 졸라서 가능하면 많이 그 곳에 가려고 노력했다.
조카와 조카의 친구에게 (일주일의 용돈이 1500원 정도였던 아이들 ㅎㅎ) 친구의 삼촌은 차 값을 받을리 없었고,
가게는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우리 말고는 손님이 없었다. ㅠ.ㅠ
지금도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가게들은 하나같이
한가하고(매상이 적고),
예쁘고 밝은 분위기에(인테리어, 조명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이국적인 맛의(주인이 어느정도 해외경험이나 요리 실력이 있는) 곳인데
하나같이 얼마안가 문을 닫는다. -_-;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그 어릴 때부터 카페에서 코코아를 홀짝거리며 조명이 반짝반짝한 창문밖을 내다보는걸 좋아했던 어린시절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게 괜히 기뻤다.
어제는 그렇게 대치역까지 걸어가서 열차에 올라 정신없이 졸다가 홍제역에 내리니 하루 종일 날 괴롭혔던 감기기운에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아서 잠시 역전에 앉아 쉬었다.
집에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모르겠고, 집에 오자마자 옷도 안벗고 쓰러져서 잠들었다가 깨니 새벽6시.
회사 갈 준비를 해야하는데 몸도 안움직여지고 밤새 기침을 했더니 목과 몸통이 너무 아프고 머리도 깨질 것 같았다.
정말 이러다 요절하겠지 싶어서 내키지 않았지만 회사에 반차를 내고 병원에 갔다가 집에와서 샤워하고 출근할 생각을 하니 또 어질.
지하철타고 한시간여거리를 이동할 생각하니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택시타고 갈까, 얼마나 나올까 고민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전화주셔서 상태를 물으시고 고맙게도 병가를 내주셨다.
이번주에 할 일이 많은데 휴가가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에라 모르겠다. 쿨.
낮에 면조가 얼굴본다고 잠깐 들렀길래 너무 집에만 있는것도 안좋을거 같아서 나가서 죽사먹고,
집안 청소할 도구들 사와서 벽좀 닦고, 베어스 생각이 나서 아빠랑 이야기좀 하다가 일기 쓰는 중이다.
앞만보고 달려오다가 심한 감기 때문에 잠깐 브레이크를 걸어서 그런가.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른게 오랜만이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던 일이었는데 가격이나 친구 삼촌이었던 주인아저씨의 얼굴까지 기억나는거 보면 정말 신기하다.
너무나 시대를 앞서갔던 그분덕에 가질 수 있던 추억이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기억난김에 나중에 대치동의 가게가 오픈하면 한번 가볼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테디베어와 카페라니. 그다지 똑똑한 조합은 아니다. ㅋㅋ
나같은 추억이 있지 않고서야 누가 일부러 찾아갈까.
가는길에 오픈예정이라고 현수막이 붙은 테디베어카페를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그러니까 아직 국민학생일 때. (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꼈다.)
친하게 지내던 동네 친구 은성이의 삼촌이 '베어스'라는 카페를 동네에 차렸다.
이름은 정확하지 않지만 베어란 말이 들어갔었고, 베어의 뜻이 곰이라는걸 그 때 처음 알았다는게 기억난다.
테디베어 인형과 브랜드 상품, 그리고 각종 차와 직접구운 쿠키 등을 파는 자그마한 카페였는데
그 때의 나로썬 난생 처음 보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여서 너무 신기했다.
멀지 않은 옛날이지만 그래도 15~20년 전인 당시에는 차 마시는 곳은 보통 건물 2층에 어둡게 자리잡은(?)
술집이나 다방 정도였고, 카페라는 공간은 아주 번화한 강남, 명동 같은 시내를 제외하고는 없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그런 시내에 자주 나가본 것도 아니고, 작은이모가 한두번 데려가 주었을 때는
웬디스(당시의 나에겐 마법과 환상의 나라와도 같던 곳)에서 햄버거는 사줬지만 차마시는 곳에 데려가 준 적은 없었다.
밥값에 맞먹는 차를 파는 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들락거리는 풍토는 생긴지 얼마 안되었으니까.
내가 기억하기로는 베어스의 차값이 썩 싸진 않았다.
3000-3500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물가상승률이나 동네 주민들의 주머니사정을 생각 할 때 파격적일만큼 비싼 가게였다.
물론 차를 파는게 주는 아니었고, 수입된 테디베어 인형 같은 것들을 전시하고 팔기도 했지만
나름 인형계의 명품인 테디베어를 아이들 장난감으로 사줄만한 형편의 집이 많지도 않은 동네였다.
언제나 한가했던 그 이국적이고 예쁜 가게를 난 참 좋아했고,
친구를 졸라서 가능하면 많이 그 곳에 가려고 노력했다.
조카와 조카의 친구에게 (일주일의 용돈이 1500원 정도였던 아이들 ㅎㅎ) 친구의 삼촌은 차 값을 받을리 없었고,
가게는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우리 말고는 손님이 없었다. ㅠ.ㅠ
지금도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가게들은 하나같이
한가하고(매상이 적고),
예쁘고 밝은 분위기에(인테리어, 조명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이국적인 맛의(주인이 어느정도 해외경험이나 요리 실력이 있는) 곳인데
하나같이 얼마안가 문을 닫는다. -_-;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그 어릴 때부터 카페에서 코코아를 홀짝거리며 조명이 반짝반짝한 창문밖을 내다보는걸 좋아했던 어린시절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게 괜히 기뻤다.
어제는 그렇게 대치역까지 걸어가서 열차에 올라 정신없이 졸다가 홍제역에 내리니 하루 종일 날 괴롭혔던 감기기운에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아서 잠시 역전에 앉아 쉬었다.
집에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모르겠고, 집에 오자마자 옷도 안벗고 쓰러져서 잠들었다가 깨니 새벽6시.
회사 갈 준비를 해야하는데 몸도 안움직여지고 밤새 기침을 했더니 목과 몸통이 너무 아프고 머리도 깨질 것 같았다.
정말 이러다 요절하겠지 싶어서 내키지 않았지만 회사에 반차를 내고 병원에 갔다가 집에와서 샤워하고 출근할 생각을 하니 또 어질.
지하철타고 한시간여거리를 이동할 생각하니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택시타고 갈까, 얼마나 나올까 고민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전화주셔서 상태를 물으시고 고맙게도 병가를 내주셨다.
이번주에 할 일이 많은데 휴가가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에라 모르겠다. 쿨.
낮에 면조가 얼굴본다고 잠깐 들렀길래 너무 집에만 있는것도 안좋을거 같아서 나가서 죽사먹고,
집안 청소할 도구들 사와서 벽좀 닦고, 베어스 생각이 나서 아빠랑 이야기좀 하다가 일기 쓰는 중이다.
앞만보고 달려오다가 심한 감기 때문에 잠깐 브레이크를 걸어서 그런가.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른게 오랜만이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던 일이었는데 가격이나 친구 삼촌이었던 주인아저씨의 얼굴까지 기억나는거 보면 정말 신기하다.
너무나 시대를 앞서갔던 그분덕에 가질 수 있던 추억이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기억난김에 나중에 대치동의 가게가 오픈하면 한번 가볼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테디베어와 카페라니. 그다지 똑똑한 조합은 아니다. ㅋㅋ
나같은 추억이 있지 않고서야 누가 일부러 찾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