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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나같은 일기덕후가 일기를 2주나 못쓰다니.

심각해. 도대체 난 뭘 위해 살고있단 말인가.
요새는 정말 남한테 휘둘 휘둘 휘둘리기만 하는 자신이 안쓰럽다.
어른이되면 다 그런것인가?
사회인이 되면 그런것인가?
아니면 걍 내가 지금 아주 잘못을 하고 있는건가?

가계부를 쓰다가 위와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일기쓰기를 눌렀는데 딱히 뭐를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가계부 반성을 좀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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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부터 1년넘게 꾸준히 써오고 있다.
툴은 따로 없이 N사의 가계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그래프나 예산설정 등 기능이 현실적이고 보기쉽게 잘되어 있어서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N사 별로 안좋아해서 다른 가계부 많이 기웃거려봤는데 확실히 이게 제일 예쁘고 편해서 걍 사용중.
요즘엔 거의 스마트폰으로 수입 지출 내역을 입력해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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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꼼꼼히 기록하는편인데 늘 생기는 미스테리한 오차.
가능한 그날 안에 곰곰히 생각해서 10원단위까지 빠뜨리지 않고 쓰는데도 꼭 빼먹는게 생긴다.
게다가 금액이 만원이상 차이가 나면 머릿속이 정말 복잡해진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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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산은 내가 해야 한다.
수입이나 지출 내역의 덧셈뺄셈은 가계부가 해주지만, 위에 말한 오차라든지 디테일한 예산설정에 있어선 결국 계산기 들고 내가 해야하는데 영 골치아프다. 특히 카드계산과 현금계산간의 차이라든지, 내가 카드로 계산하고 친구들에게 현금으로 얼마씩 걷은 경우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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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패턴은 바뀌지 않는다.
사실 26세 성인 여자가 용돈으로 쓰는 것치고 많지는 않은 예산덕에 늘 월말에는 빠듯하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영화보기, 가끔 맛있는거 먹기, 기분전환을 위한(?) 테이크아웃 커피한잔은 낭비라고 볼 수 없다!
다달이 저축하는 양이 좀 많아서 그런지 용돈쓰고, 저축하고나면 경조사나 생일선물 같은거 사기가 참 힘들다.
프리할 땐 돈이 없으면 일을 새로 받아서 하면 되었는데 확실히 월급가지고 쪼개 살기는 힘드네.
게다가 왠지 고정지출 금액이 야금야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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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택지는 가혹하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우울하고 빡빡한 삶을 살면서 어찌될지 모르는 미래를 조금이나마 대비할 것이냐
그냥 현실을 약간 즐기는 마음가짐으로 살면서 내일은 나몰라라 할 것이냐
아니면 더 나은 수입을 위해 머리를 굴릴 것이냐

가계부를 쓸 때마다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저 중에 하나 골라봤자 다 내 맘처럼 실천할 수 있지도 않다. =_ =
지금의 발란스는 그나마 안전한 삶을 영위하게는 해준다. 재미는 없지만.

아아. 이래서 직장인들은 로또를 사는구나. 하지만 나는 당첨되고는 싶지만 산 적은 한번도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