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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여행과 독서와 음악감상

단어의 나열만 보면 아주 진부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짧은 인생 통틀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식이다.

여기에서 독서는 인쇄된 페이퍼백 책에 한정하고 싶다.
스크린 위의 글씨는 내용을 떠나서 시각적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가장 즐겨보는 책의 종류는 역시 수필이다.
요새는 간간히 시집도 보긴 하지만 수필만큼 재미난건 없다.
소설은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소설은 좋다.
하지만 영화화 되어서 영화로 보는 편이 더 좋다 ㅎㅎ;

긴 여행을 한동안 못갔다.
여럿이서 서울을 떠나 여가를 즐기러 가는 것은 나에겐 여행이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 내일로 기차를 타고 OOP 친구들과 전국을 떠돌았던건 여행이었다.
올 여름에도 기차타고 떠돌아 다녀볼 생각이다.
동반인은 적을 수록 좋지만 OOP친구들과 간다면 가급적 넷이서 같이 가고 싶다.
아니면 혼자도 괜찮다. 근데 혼자하는 국내여행은 너무 경제적이지 못하다.

음악감상은 시간이 든다.
음악의 절대적인 플레이타임이 존재하니까.
클래식 같은 것은 제대로 한 곡을 다 감상하려면 한시간이 넘기도 한다.
나로서는 음악을 들으면서 무언가를 동시에 한다면 '감상'은 실패한다.
그래서 음악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역시 귀가길이다.
피로한 몸과 정신을 이끌고 가볍게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낮보다 서늘한 밤공기를 쐬며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듣는 음악이 가장 농도가 짙다.
카페 에스프레소의 음악감상회는 일주일중 가장 사랑하는 시간이지만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좋은 오디오를 통해 온몸으로 듣는 음악은 아이폰과 헤드폰이 귀에 꽂아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 삶을 돌이켜보면 나는 저 것들에 시간을 엄청나게 투자하는 편이다.
그래서 공부나, 일(디자인), 피부관리, 대인관계 등 서점의 한켠에 분리된 가치,
'자기계발'에는 약간 소홀하다.
내가 본 책이나 음악을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뉴스나 티비도 잘 보지 않고, 사회인이 현실이 불안해질 때 가장 먼저 시작한다는 영어공부조차 전혀 안한다.
(남들은 캐나다에서 살았을 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배웠던 영어덕분이라고 하지만, 살았었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못하는지 더 뼈저리게 알고 있을 뿐-_-; 만약 다시 영어권에서 살아야 한다면 다시 처음부터 빡세게 배워야 한다.)

가끔 나도 이런 내가 불안해져서 이런 일기를 쓴다든지 하지만
써 내려가다보면 결국,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고,
평생 내 행복을 위해 이러고 살 것 같고,
이런 내가 좀 세상과 동떨어져 보인다든지 거만해 보인다든지 재미없다든지 할지라도
기왕 나랑 친구먹은거, 친구들이 좀 이해해 주고 계속 보듬어 줬으면 좋겠고, ㅋㅋㅋ

얼른 모든 바쁜 일이 마무리 되어서 책과 아이팟과 함께 기차타고 유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