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티스토리 일기장에 일기 쓰는 게 뜸한 이유가 있다. 사실 요즘만 뜸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이번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남들은 모닝페이지라고 부르지만, 나는 막상 오전에 쓴 적은 없는, 3페이지 글쓰기를 종종 하게 되면 서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가지고 쓰고 있다.
- 시간이 날 때 타이머를 5~15분 정도 지정해두고 가급적 한 페이지라도 끊지 않고 단숨에 쓰기
- 중간에 여러 이유로 끊기게 되더라도 타이머를 이용해서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세 페이지를 모두 쓰기
- 손으로 종이에 쓰기
매일 쓰지도 않고, 아침에 쓰지도 않지만 제법 삶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글을 써야겠다고 필요를 느껴서 써야만 하는 때가 있기 때문에 매일 쓸 필요까지는 못 느끼고 있다. 지금 삶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많을 때 '지금이다...! 써야겠어!'라고 알 수 있다. 복잡하고 엉켜있는 생각들을 글로 써내려 가면서, 동시에 눈으로 보고 읽으면서, 이게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파악하고, 어떤 게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어떤 건 미뤄도 되는지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효용을 느끼고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실천하는 행위인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쓴 내용을 복기하거나 마인드맵 같은 걸로 따로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는 거기까지는 하지 않는다.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생각 외로 뭔가를 훈련하는 기분이 든다. 마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처럼 손가락이 묵묵히 움직이며 뇌와 감각이 훈련되는 것 같다. 지금 이렇게 디지털로 써보니까 빈칸을 채우기가 이렇게 쉽구나 느끼면서 다시금 손으로 글 쓰는 것을 또 하고 싶어 진다.
좋았던 것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오래간만에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