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만세력으로 사주 팔자를 스스로 해석해보는 플로우가 트위터에 돌아서 나도 말려 들어서 조금 전까지 해석을 열심히 읽었다. 6시 조금 넘어 일을 마치고 운동하고 밥먹고 씻고 사주팔자 해석을 읽은 것 뿐인데 벌써 잘 시간이다. 사주 풀이는 킬링타임으로 적절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남았는지는 모르겠는데, 몇가지 중요한 용어는 메모까지 해 가면서 열심히 읽었다.
내가 이해하기로 사주란 내가 태어난 연, 월, 일, 시의 정보를 가지고 같은 해/날/시에 태어난 사람들이 공유하는 특성을 정리해 둔 일종의 통계학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나라는 인간을 꼭 여기에 끼워 맞출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키워드들의 연결점과 방향성이 꽤 일관적이라 재미가 있다. 그리고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어떻게 살다가 어떤 결론을 얻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꽤나 참고가 되는 법이지.
여턴 오늘 읽어본 정보에 의하면 나는 아주 뜨뜻미지근함과는 거리가 먼 뜨거워 디지거나 꽁꽁 얼어붙을만큼 차갑거나 모이거나 도이거나 굉장히 극단적인 사주팔자를 가지고 있다. 정말 내 삶이 그랬나? 돌아보면 그거는 아닌데, 성격이나 성향 자체는 확실히 그렇게 되기 쉬운, 호불호가 강하고 내 주장 굽힐 생각이 없고, 무시당하는 것 싫어하고, 권력욕이 있는 것은 맞다. 그래서 천성이 겁나게 게으른데 이런 욕심 때문에 그나마 쫌 할 일은 마감전에 몰아서 하는 그런 삶을 살아오고 있나봐. 아무튼 직관력과 빠른 이해력, 판단력은 확실히 내가 가지고 태어난 기본 스텟의 강점이고, 뜨뜻미지근함에 만족 할 수 없는 불같은 여자니까 이렇게 구억마리 떨어진 감자국까지 기어나와서 살고 있나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데 거침이 없다는 해석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그러니까. 계속 그렇게 살아야지.
비교적 자세하게 쓰여 있는 일주론에 의한 올 해의 운세도 봤는데, 이 것은 중요하므로(?) 여기에 복사를 해 둬야 겠다. 대강 요약하면, 내 기운에 딱히 큰 도움은 안되는 반대 기세가 몰아치는 한 해지만 그래도 워낙 내 기가 쎄므로(?) 밀고 나가서 성과를 거둘 수는 있나 보다. 그런데 올 한 해 쭈구리처럼 살아도 그냥 팔자 탓 하면 될 것도 같아서 마음이 놓여버리다니. 내 안의 게으름파워야... 힘을 좀 덜 내줄래?
https://yavares.tistory.com/306
퇴근하고 너무 생산적인 것을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일기라도 써 봤다. 내일은 오랜만에 면조랑 평일저녁을 같이 보내야 한다. 면조의 만세력드 한 번 봐야겠다. 병오일주를 가진 나는 배우자궁이 별로라던데. 그래도 면조랑은 잘 맞는 사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