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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넋놓고 있으면 휙 지나가 버리는 한달

넋놓고 있다 보니 일기를 한달 넘게 쓰지 않았다.

그렇게 오래되었나 싶은데, 요즘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서 한달이래봤자 4주고, 4주래봤자 28일정도잖아 란 생각이 들 뿐.

시간의 조각 개념이 점점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1년이 그래도 10달이 아닌 12달이라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아직 10달이나 남았어!


방학 이라고 해서 한가하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오산!

당연히 매우 힘들다.

그렇다고 뭘 많이 하는건 아니지만 힘들다.

그동안 명절 기타 등등 가족행사에 참여해야만 하는 시간이 있었고,

1주넘게 변종신종플루에 걸려서 죽을뻔했다.

그와중에 '지난번 걸렸던 신종플루보다 약간 덜 아프니까 이건 신종플루는 아닐거야'라고 생각했다.

독감인줄 몰랐기 때문에 유럽식으로 병을 다스려보자 마음먹고 병원에 가는 대신 샤워와 따뜻한 차와 물 많이 마시기, 테라플루, 기침날 땐 사탕먹기 등으로 버텼다.

그런데 신종플루였다니!!

아 물론 검사는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진실은 모른다.

그냥 심한 감기였을수도 있다.

어쨌든 약 5일만에 열이 내렸고, 오한이 멈췄다. 대신 기침은 열흘넘게 계속되고 있다.

도라지 배즙을 한박스 사서 한번에 두포씩 먹고 있다. 맛있긴한데 효험이 있는건지는 모르겠다.


이런식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대충 적는 일기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1월초부터 지금까지 독일어 학원 집중반을 수강하고 있다.

지각은 많이 해도 성실함에 있어선 능력치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학원도 꽤 멀고 전혀 모르는 언어를 하루 3시간씩 매일 배우다보니 부하가 걸려서 너무 가기 싫은 날은 결석을 했다.

지금까지 두번 결석했으니 출석률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큰 목표를 가지고 수업을 들은 것도 아니었고, 두달만에 큰 발전을 기대하는 것도 아닌데도 수업 자체가 워낙 인텐시브하다 보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험도 두번 봤는데 다음주에도 한번 더 시험을 본다고 한다.

3시간 수업 후 돌아와서 좀 쉬고 다른 일 하다가 씻고 자기전에 숙제만 해도 하루가 끝나버린다.

솔직히 복습이나 단어외우기 같은건 꿈도 못꾼다. 아니 안꾼다. 피곤해.

독일어보다는 왔다갔다 하면서 차를 끌고 다녀서 그런지 운전실력만 조금 는 것 같다.

이렇게 체력이 약해서 독일에서 독일어로 생활을 하면서 영어로 공부를 어떻게 할지, 논문은 어떻게 쓸지 막막하다.

그래도 지금은 면조가 자상하게 내조를 해주어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성취를 위한 노력의 평균치가 정해져 있지는 않겠지만,

이정도 하면 되려나 싶은 정도만 힘주어 노력을 해도 지쳐버린다.

몸이 지치니까 정신도 멍해져서 집중해서 해야 하는 일이 잘 안된다.

또릿했던 총명함을 잃어가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래도 뭐 여기서 더 하고 싶어도 할 수도 없다. 내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치가 이정도인게 아닌가 싶다. 이게 곧 재능의 한계점 같기도 하고. 한계에 와도 관두지 않고 해온게 아까워서 계속 하기도 하니까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영화를 꽤 많이 보게 되는데 좋다.

캐롤을 아주 인상깊게 봤고, 데드풀도 봤는데 재밌었다.

오랜지 이즈 더 뉴 블랙 시리즈도 봤다.

영어가 그래도 독일어보다는 덜 잔인무도한 랭귀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