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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다시, 토론토에서

9년만!

실로 감격스럽다.

2007년에 여길 떠나면서 피어슨 공항에서 한국가기 싫어 질질짜던게 생각난다.

그런 아련~한 기억의 피어슨 공항으로 다시 내렸다.

한번 와봤다고 굉장히 능숙하게 슉슉 빠져나와서 짐을 찾았다.

왠지 캐나다 땅을 밟으니 호랑이기운이 솟아나서 짐도 번쩍번쩍 들었다 =_=

진짜 이해가 안간다. 왜 건강해졌지?

이모와 이모부, 하은이가 공항에 나와계셨다.

으아 반가워라!

늦은 밤인데도, 날 데리러 나와주시고, 게다가 된장찌게까지 보글보글 끓여놓으셨단다.

자식사랑은 이모라더니 진짜 어릴때부터 이모 넘 감사해요.

원래 밤에 잘 안먹는데 배도 고팠고, 너무 고마워서 밥먹고 잤다. 꿀맛!


늦게 잠들었지만 일찍 깼다.

한국에서 몇가지 긴급상황에 대한 문자가 와있었다 =_=

아... 그렇게 정리해놓고 나오려고 공항에서까지 일을 했거늘...

아무튼 내가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잠시 잊기로 하고,

이모가 아침부터 싸주신 캘리포니아롤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완전 춥다.

어제밤엔 안추웠는데, 비가 부슬부슬 오더니 추워졌다.

토론토 날씨를 얕잡아본 나의 실수다. 너무 춥다.

다운타운으로 가서 prepaid sim card를 사려고 했는데 아이폰4를 unlock하고서 itunes에 연결을 안시켜서 그런지 인식이 안되더라. 친절한 점원분이 다른 통신사에서 시도해보라고 위치까지 알려주셨는데 찾다가 길잃어버린거 같아서 그냥 왔다. =_= 내생각에는 걍 itunes에 연결 한번 하면 해결될 것 같다.

Tim Hortons에도 들렀다. 와이파이를 위해서 들렀는데 커피맛은 여전하고, 가겨도 착하고! 느려터진 와이파이로 면조와 facetime도 했다. 귀여운 요를 노릉을 화면으로나마 만나니 엄청 행복해졌다. 스티브형 고마워요.

간단한 볼일을 보고, 다음 일정 전에 집에서 몸을 녹이려고 집으로 돌아왔다.


풍경은 비슷하고, 한산하고 느긋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여기도 조금씩 변했더라.

TTC에서 기장이 굵은 목소리로 알려주던 역 이름은, 여성 성우의 녹음된 목소리로 틀어진다.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려주는 키오스크 시스템도 생겼다.  

알록달록 물든 나무가 지천에 깔린 거리를 걷고있자니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갔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곳에 다시 와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니.

그리운 친구들도 만날 예정이다.

떠난지 몇년이 지난 내가 다시온다고 기대해 주는 친구가 있다니.

완전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