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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귀를 기울이면

난 참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래선지 액션이 난무한 블록버스터는 영화관에서 봐도 꾸벅꾸벅 졸 때가 대부분이고,

아무 특별할 것 없는 사소한 사건과 대화로만 이루어진 영화는 완전 빠져들어서 집중해서 본다.

행동이 되기 전과 후에 충분한 사색과 주변사람과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여기기도 하고.


오늘 지브리의 오래된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을 처음봤는데

너무 좋아서 흑흑 울다 웃다 하면서 봤다.

난 아무래도 학창사절의 주인공들 이야기가 너무 좋다.

당시의 내가 떠오르고, 지금의 나와 비교되고, 정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내가 나이를 더 먹으면 어떤 시절의 주인공 이야기를 좋아하게 될까?


어릴 때의 나와 현재의 내가 가장 다른 점은

더이상 저 멀리, 현재에 도움이 되지 않는 미래의 꿈을 꾸지 않는 것이다.

상상을 하거나 계획을 해도 '현실 가능성'만을 따지고 재고 하다보면

결국 모든 것들이 평범하고 무난하게 귀결되어 버리므로

요즘 너무너무 지루하다. 

인생의 슬럼프 같은 것을 겪고 있는 기분이 든다.


자기 그림자가지고도 한참을 잘 노는 아기 고양이를 키우다보니,

그리고 이런 학창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니

어쩐지 현재의 내가 좀 안쓰럽기도 하다.


순간 순간 스치는 생각들, 사소하지만 마음에 콕 와닿는 삶의 점등에 귀기울인지 얼마나 되었을까?


도서관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