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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샹송 다무르

이번주 감상곡인 샹송들을 듣다가 편한 지인들과 이런 저런 잡담을 하다가 생각한 것들.

1.
예전부터 '프랑스'는 사랑과 관련된 인상을 많이 받았다.
사랑도 다른 지역과는 달리 아주 진실되고, 열정적이고, 순수한 사랑의 표본같은 것.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이 나의 모든 것이고, 겉치례나 허세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랑.
어찌보면 약간 답답하고, 구식이고, 사랑이 밥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사랑에만 목매는 무지몽매한 사람으로 비춰질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은 전혀 게의치 않는 그런 사랑이 '프랑스의 사랑'이란 인상이었다.
영화 '라비앙로즈'의 에디뜨 삐아프도 그랬다.
수많은 연인이 있었지만 한사람을 사랑할떄는 정말 헌신적으로
사랑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그사람이 없으면 못살 것처럼 열정적이었다.
'라빠르망'에서도 순수하게 시작한 짝사랑이 깊어져 극에 달하는 과정을 보았고,
한쪽으로 보면 무서운 범죄지만 다른 한쪽으로 보면 너무 가슴아프고 순수한 사랑임을 알 수 있는 묘한 영화였다.
여기는 어떠한가.
내 또래만 그런건지 다들 사랑보다는 연애를 갈망하는 인상이고,
두사람이 만나 서로 사랑할 뿐인데 그 안에 지켜야할 의미 불명의 것들이 정말 많다.
내 자신의 목소리보다 남들의 평판에 귀기울여야 할 때가 많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사랑이라고 진심으로 말하면 약간 바보취급 받을 거 같은 분위기.
바보취급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와 명예보다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가치로 취곱받고 있는 기분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사랑은 전부 다 꼬여있는 나의 인상과 기분에 의한 것이긴 함.
난 항상 그립다.
실제로 본적도 없는 것이 그립다.
돈이 한푼도 없어도, 약간 미쳤어도, 몸이 아파서 곧 죽을거 같아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그사람과 함께있는 한시간만이 나에게 축복이라 깊이 믿는 그런 사랑을 하고싶다.
아니 이미 하고 있는 것이라 믿고싶다. 100%라고는 할 수 없어도. ㅠㅠ

2.
돈을 번다든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노동은 하루의 몇시간이 적당할까?
라는걸 고민해봤자 현재의 나는 9시간정도의 노동을 매일 해야한다.
잠자는 시간 6-7시간, 일하는시간 9시간+a, 이동시간과 밥먹고 씻고 하는 시간 4시간정도.
더해보면 하루 24시간중에 살기 위해 꼭 소요해야만 하는 시간은 20시간 정도.
그리고 나머지 4시간정도가 내가 쓸 수 있는 자유시간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선 돈이 많든 적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대부분 비슷하겠지.
이 4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그래서 나머지 흘려보내야 하는 20시간을 덜 억울하게 만들기 위해(?)
나는 항상 뭘 할지 고민을 하면서 사는 것 같다.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닌가?
나머지 20시간을 보내기 위해 할 일이 있고, 그로인해 나에게 남는 4시간의 행복을 누릴 기회가 오다니.
아 물론 주말은 신이 준 선물 ㅎㅎㅎ

3.
불행한 일이 많은 요즘이다.
나 스스로에게 찾아오는 불행은 사실 없는데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 안좋은 일들이 막 생겼다.
이전의 나였으면 나에게 닥치지 않았음을 감사할텐데 요새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싶어서 막 고민만 죽어라 하다보니 정말 우울해진다.
내 자신의 힘이 너무 작음이 한스럽다.
원래 가을 특히 9월은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고 막 기분이 좋은 시기인데
슬프고 착잡하고 무섭고 재미없다.
하지만 항상 이런 상황에는 답이 없다.
이 어려운 시기는 시간과 함꼐 지나갈 것이며 더 나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야 한다.

4.
그래서 그런지 뜬금없는 결론이지만 나의 4시간의 자유시간은 가급적 건강과 예술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에 나오듯이
은총은 예술에 의해 이루어지며, 예술은 쉽게 얻을 수 없기 때문에!